매년 3월 3째주는 ‘세계뇌주간(World Brain Awareness Week)’ 이다.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인간 뇌에 대한 이해를 돕고 대중들에게 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992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국제행사이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이후 참여해오고 있다.
지난 22일,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 자리한 서울시청에서 세계뇌주간을 기념해 뜻 깊은 컨퍼런스가 열렸다.
행사 슬로건은 ‘마음건강 문제해결을 위한 브레인트레이너의 역할과 비전’. 뇌질환이나 뇌과학을 넘어, 두뇌훈련 분야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의 전신인 한국인체과학연구원을 1990년 설립했을 때부터 나의 모든 관심 역시 과학 그 자체가 아닌 인간 뇌의 올바른 활용연구였다. 인간의 뇌를 연구 대상만이 아닌 활용의 대상으로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뇌교육의 시작인 이유이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의 설립이념은 ‘강재이뇌(降在爾腦)’이다. 한국의 고대 문헌인 삼일신고(三一神誥) 신훈편(神訓篇)에는 ‘자성구자 강재이뇌(自性求子 降在爾腦)’라는 구절이 있다. 이를 풀이하면 ‘본성에서 찾으라. 이미 너희 뇌 속에 내려와 있다’라는 뜻이다.
인류 물질문명을 이끈 서양의 과학은 20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인간 뇌의 기능과 구조에 대한 과학적, 의학적 탐구를 통해 마음과 행동 변화의 열쇠로 뇌에 주목했다.
하지만 고대 한국의 선조들은 수천년 전에 이미 인간 뇌의 본질적 가치를 꿰뚫어 보고 이를 삶의 원리와 인재교육의 철학으로 삼아 실천하고자 했다.
나의 지난 시간은 뇌에 지독하게 반해, 요즘 말로 “뇌에 꽂혀서” 살아온 시간이었다.
뇌과학자나 뇌질환자가 아니면, “뇌”라는 단어를 발음할 일도 거의 없었던 때부터 줄곧 뇌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에, 이해받지 못하거나 오해도 종종 잦았다.
하지만, 뇌에 대한 탐구는 나에 대한 탐구이고, 인간에 대한 탐구이며, 깨달음에 대한 탐구이다. 내가 뇌에 천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뇌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2008년 6월 20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이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COSOC)로부터 협의지위를 지정받은 2007년 이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첫 국제뇌교육컨퍼런스를 개최한 상징적인 날이기 때문이다.
국제뇌교육컨퍼런스에서 나는 짧은 개회사를 낭독했다.
“8년 전, 저는 유엔 밀레니엄평화회의 참석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개막식 때 평화의 기도를 낭독하면서, ‘결코 기도만으로 끝내지 않겠다.’라고 자신에게 약속했습니다. 오늘은 호스트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평화의 실천을 위한 방법과 기술, 그것이 바로 뇌교육입니다.”
지금 한국은 뇌과학은 선진국을 따라가지만, 뇌활용 분야에서는 뇌교육 학사, 석사, 박사 학위과정을 갖춘 대학과 대학원을 세계에서 처음 설립한 나라가 되었다.
인간의 뇌가 가진 최고의 기능, 태양처럼 밝고 밝은 양심이 깨어날 때 우리의 뇌는 다 함께 사는 길을 스스로 창조해나갈 것이기 때문에 나는 뇌를 사랑하는 일을 멈출 수 없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뇌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철학적 자산을 갖춘 나라이다.
‘강재이뇌(降在爾腦)’
글. 이승헌
세계적인 명상가이자 뇌교육자. 지난 45년간 한민족 선도(仙道)에 담긴 인간완성 원리를 현대 단학, 뇌교육, 지구경영으로 알려오고 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COSOC) 협의지위기관 한국뇌과학연구원 원장이자, 세계에서 처음으로 뇌교육 학사, 석사, 박사 학위과정을 갖춘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설립자이다. 《힐링소사이어티》 《한국인에게 고함》 《뇌파진동》 《나는 120세까지 살기로 했다》 등 40여권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