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4일, 한국은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초고령사회는 유엔(UN) 기준에 따라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한국의 초고령사회 진입 속도는 매우 빠른 편으로 유럽이 19년, 일본이 11년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7년에 불과했다. 2030년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 2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우리나라 기대수명도 크게 증가해 2023년 기준 83.5세로 OECD 5위를 기록했고, 유명 의학학술지에서는 기대수명 증가폭이 가장 클 나라로 한국을 꼽기도 했다. 하지만, 건강수명은 2012년 기준 72.5세로 11년 정도를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살아간다.
더욱 심각한 것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노인자살률이다. 2023년 통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42.2명으로, OECD 평균인 16.5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지구촌이 한류의 물결로 넘쳐나지만, 대한민국 사회가 당면한 분열과 대립은 한층 커졌으며 현실을 사는 국민의 마음은 고달프기만 하다. 단군 이래 가장 풍요로운 시대라고 일컫지만, 노인 세대의 불안은 오히려 가장 높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은 삶의 ‘목적’을 찾는 것이다.
나는 올해 일흔넷이다. 60세가 되기 전인 2008년에 캘리포니아주립대 ‘Successful Aging Center’ 소장인 제시 존스 박사와 함께 <In Full Bloom- 성공적인 노년을 위한 뇌교육 가이드>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 단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적을 ‘완성’에 두는 장생(長生)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했다.
제시 존스 박사와 함께 미국,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서는 한국뇌과학연구원 주최로 ‘100세 시대 두뇌건강과 뇌교육’ 세미나를 개최하며, 장생의 지표를 한국 사회에도 새롭게 제시한 바 있다. 그 시점에 새로운 노년 문화를 알리는 일을 해야겠다고 구상한 것이 바로 ‘장생유치원’이다.
50세부터 준비해서 60세 나이가 되면 입학하는 유치원이 있다면 얼마나 새로울까? 앙증맞은 유치원 모자와 가방을 메고, 담임선생님이 있는 곳에서 인생 2막을 설계하는 것이다. 나이에 알맞은 브레인스포츠를 하면서 심신을 단련하고, ‘완성’이라는 인생의 목적을 새롭게 공부도 하는 근사한 뇌교육 유치원 말이다.
이런 유치원을 얘기할 때면, 사람들은 왜 ‘장수(長壽)’가 아니라 ‘장생(長生)’이냐고 묻는다. ‘장생’은 우리 민족의 선도(仙道)에서 나온 개념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신의 꿈을 실현하면서 오래 사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도 ‘노인’ 보다는 ‘어르신’이란 표현에 공경의 의미가 담겨있음을 알고 있다. ‘노인’은 생물학적으로 나이가 든다는 서구식 표현이다. ‘어린이, 어른, 어르신’은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세대를 지칭하는 우리말이다.
이 말들의 공통점은 모두 ‘얼’에서 비롯한 말이다. ‘어린이’는 얼이 어린 사람, 얼이 덜 성장한 사람이라는 의미이고, ‘어른’은 얼이 큰 사람이며, ‘어르신’은 얼이 커서 신이 되는 사람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외국의 많은 학자들이 한국은 성인(聖人)이 세운 나라라고 얘기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 건국이념 자체가 성인을 만드는 철학이며 신인합일(神人合一)이라는 말 속에 성인의 품성을 갖는다는 뜻도 담겨 있다. 그런 사람이 바로 ‘어르신’이다.
떠오르는 태양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저녁 무렵 하늘을 서서히 물들면서 저무는 태양도 더없이 아름답다. 인생도 그렇다. 장생의 삶이 어르신의 삶이다. 한국에서 시작된 장생유치원이 전 세계로 확산되기를 소망한다.
‘어르신의 나라, 대한민국’
글. 이승헌
세계적인 명상가이자 뇌교육자. 지난 45년간 한민족 선도(仙道)에 담긴 인간완성 원리를 현대 단학, 뇌교육, 지구경영으로 알려오고 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COSOC) 협의지위기관 한국뇌과학연구원 원장이자, 세계에서 처음으로 뇌교육 학사, 석사, 박사 학위과정을 갖춘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설립자이다. 《힐링소사이어티》 《한국인에게 고함》 《뇌파진동》 《나는 120세까지 살기로 했다》 등 40여권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