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뇌를 알면 그리 됩니다

[칼럼] 뇌를 알면 그리 됩니다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

브레인 108호
2024년 12월 05일 (목)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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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를 알면 그리 됩니다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요즘 ‘뇌의 3층 구조’에 관심이 생겼다. ‘삼위일체 뇌(Triune brain)’ 이론을 제시한 신경과학자 폴 맥린Paul MacLean은 뇌를 진화적 관점에서 세 개의 주요 층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1층은 뇌간과 소뇌가 위치한 ‘파충류의 뇌’로 생리적 욕구와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행동을 관장한다. 2층 ‘포유류의 뇌’는 해마와 편도체가 속한 변연계로 감정과 기억, 사회적 유대 형성에 관여한다. 3층은 ‘인간의 뇌’로 명명하며 대뇌피질의 기능인 고등사고와 논리적 추론, 언어, 창의성 등을 담당한다. 

뇌간은 생존을 위한 자동조정 장치, 변연계는 감정을 느끼고 기억하는 시스템, 대뇌피질은 생각하고 계획하는 뇌의 CEO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를 몸뇌, 마음뇌, 머리뇌로 이름하여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교단에서 30년 이상 청소년들과 생활하다가 퇴직 후 학교 밖에서 학교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진로 교사로 활동한 지난날의 경험을 살려 학생들에게 진로를 컨설팅하며 미래의 꿈을 찾아주고 있다. 

학교에서 의뢰한 강의나 진로 캠프를 진행할 때 아이들에게 몸 깨우기, 마음 깨우기, 머리 깨우기에 관해 꼭 이야기한다. 뇌는 움직이기 위해 태어났고, 정보를 먹고 살며, 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몸과 뇌가 연결되어 뇌가 명령하면 몸이 움직인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몸을 움직여 뇌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생소한 접근이다. 색색깔의 점토로 ‘뇌 만들기’를 하며 신기해하는 아이들이 귀엽다.

뇌를 알고 내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몸뇌, 마음뇌, 머리뇌의 균형 잡힌 생활에 관심을 쏟게 되었다. 학위 논문을 쓰며 인지, 정서, 행동의 효과를 따지곤 했는데, 그 모든 이론이 뇌의 3층 구조로 설명된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다. 

상담이론에서 자기분화가 잘된 사람이 성숙하다고 하는데, 머리뇌가 명령한 것을 몸뇌가 빨리 알아차리고 행동으로 옮기면 자기분화가 높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뇌의 꼼수도 알아차리게 됐다. 머리뇌가 명령하면 마음뇌를 거쳐 몸뇌는 에너지를 가장 적게 쓰는 방법을 택한다. ‘일찍 가면 뭐해’, ‘그거 하면 뭐가 좋아?’, ‘시험에 나온대?’ 등 갖가지 회피성 질문을 짜내며 뇌는 되도록 적게 움직이는 방법을 찾는다. 끊임없이 꼼수를 부리는 몸뇌를 달래 즉각 반응하는 몸으로 만들려면 반복적인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머리뇌의 명령에 따라 몸뇌가 빠르게 움직일 때 우리는 추진력이 있다거나 적극적이라고 한다. 몸이 익숙해져서 머리뇌가 작동하기 전에 몸뇌가 스스로 움직이면 그것을 우리는 습관이라고 한다. 머리뇌와 몸뇌가 동시에 작동하면 동기유발이 잘된다고 한다. 이렇게 몸뇌, 마음뇌, 머리뇌가 통합적으로 잘 작동하는 사람이 깨어있는 사람이다. 

나는 지금 글로벌사이버대 AI융합학부 3학년이다. 진로교육원 상담사로, 학교 폭력 전담 조사관으로, 두뇌활용 학습코칭 강사로, 진로 컨설턴트로, 시 낭송가로 살아가는 나에게 하루 24시간은 너무 짧다. 하지만 몸을 깨우기 위해 새벽 운동을 하고, 마음을 깨우기 위해 시 낭송을 하고, 머리를 깨우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면서 몸•마음•뇌의 균형을 맞추는 일상이 즐겁다. 

큰 스트레스 없이 많이 움직이고, 많이 배우고, 많이 나누며 사는 내가 좋다. 그 나이에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일을 해내느냐, 젊고 건강해 보이는 비결이 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뇌를 알면 그리된다고.

글_최현아 브레인트레이너. 한국진로학습상담센터 대표, 뷰티풀브레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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