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용띠의 해 2024년을 시작하며 지난해를 되돌아봅니다.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잘 통과해 새로운 한 해를 맞은 것에 무한한 감사를 느낍니다. 제 삶은 뇌교육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저는 근심과 걱정이 많은 과거집착형의 사람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별명이 ‘이연연’이었을까요. 그런 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남편이 요즘에는 제게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와?” 하며 놀라워합니다. 뇌교육이 제 성격을 바꾸고 삶을 바꿔놓았습니다.
아이가 어떻게 자라기를 원하십니까 ?
지난해 우리 센터를 찾아온 아이들 중에 학교에서 ADHD 검사를 권유받았다는 경우가 유독 많았습니다. 비알뇌교육은 치료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ADHD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치료를 권하고, 그렇지 않다면 뇌교육 프로그램으로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센터에 온 아이들은 ADHD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도 ADHD로 판정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저는 아이에게 가해지는 여러 통제와 또래와의 제한된 교류로 인한 역량저하가 그 원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3년의 팬데믹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님을 절감합니다. 집중력 저하, 산만함, 소통의 부재로 인한 부딪힘, 공감능력 저하, 정서적인 불안과 결핍 등 우리 아이들은 팬데믹이 낳은 여러 문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교육 관계자분들께 질문을 드려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기를 원하십니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다가오는 시대는 AI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입니다. 정보 종속성은 높아지고 인간 고유 역량은 낮아질 수 있는 환경이죠. 이 같은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외적 역량(지식, 기술 등)에서 내적 역량(자아개념, 태도, 동기 등)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내적 역량을 기르는 ‘리더십 브레인’
세계경제포럼을 창립한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엄청난 가능성과 잠재적 위험성을 동시에 지닌 4차혁명 시대를 이야기하며, 21세기 인재가 갖추어야 할 능력 16가지를 소개했습니다. 그중 핵심 인재역량 네가지(4C)로 Creativity(창의력), Communication(소통능력), Collaboration(협업능력), Critical Thinking(비판적 사고력)을 꼽았습니다.
뇌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인 ‘리더십 브레인’은 정확히 이 네 가지 핵심 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리더십 브레인은 뇌에 기반한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뇌활용 감각을 키워 리더십 역량을 계발하는 과정입니다. 리더십 브레인을 통해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키우고,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기르며, 도전의식과 실행력을 높일 수 있게 합니다. 아이는 자신을 스스로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직관, 통찰, 창의적 사고력, 문제해결력을 기릅니다.
리더십 브레인 프로그램은 핵심 인재역량(4C)을 기르기 위한 12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매달 한 가지 주제를 4주차에 걸쳐 다룹니다. 12가지 주제 중 ‘커뮤니케이션으로 하나 되기’ 수업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으로 하나 되기 1주 차 수업은 ‘리더 게임’으로 시작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 5명이 모여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이들에게 미션이 하나 주어지는데, 시간 안에 이 미션을 완수해야 합니다. 미션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서로 의논하는 시간을 10분 줍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5명의 아이가 동시에 말을 합니다. 왁자지껄한 가운데 뭔가 많은 이야기들을 합니다. 10분이 지난 후 아이들에게 어떤 것들이 정리되었는지 묻습니다.
이후 아이들이 10분간 서로 이야기하던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보여줍니다. 영상에 담긴 자신들의 모습을 확인한 아이들에게 다시 10분의 시간을 줍니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라는 조건을 제시합니다. 다시 주어진 10분 동안 아이들은 이전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손을 들어 발언 기회를 얻은 뒤 의견을 말하고, 다른 친구가 무슨 의견을 내는지 듣고, 의견에 동의하거나 혹은 다른 방법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교사가 개입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이렇게 달라집니다.
의견이 모아지면 미션 스타트! 미션을 완료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수업을 마무리할 때 미션이 완료됐으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잘한 점과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를 발표합니다. 또 완료하지 못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이유와 잘한 점, 보완할 점을 알아보고 다음 미션을 준비합니다. 이는 단순한 게임 같지만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에 대해 좀 더 알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경험을 합니다.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협업하며 조화를 이루는 체험
1주 차의 리더 게임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2주 차 수업은 ‘차크라 뇌호흡’입니다. 색과 향 그리고 소리를 통한 자극을 활용해 몸의 감각을 깨웁니다. 자신의 몸을 느끼면서 이해하고 표현하는 체험을 합니다.
3주 차에는 브레인스토밍을 합니다. 너와 내가 다른 점 그리고 비슷한 점, 남자와 여자가 다른 점 그리고 비슷한 점 등 관찰하고 비교하면서 다양하게 생각을 펼쳐보고, 그 생각들을 종합해 결론을 도출해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창조해봅니다.
4주 차 수업은 이전의 수업들을 통합하여 ‘브레인 리더’ 활동을 합니다. 이는 ‘소통으로 하나 되기’를 목표로 진행하는 활동 수업입니다. 그중 하나인 ‘난타’ 수업을 소개해보겠습니다. 난타 수업을 위해 아이들이 준비해온 도구(페트병, 트라이앵글, 소고, 북, 냄비뚜껑 등)를 자유롭게 두드리며 마음껏 소리를 내봅니다. 그리고 들어봅니다. 사실 매우 시끄럽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다른 사람이 내는 소리에 맞춰 자기 악기를 두드립니다. 다른 사람의 소리와 자기 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을 느껴보라고 하면 어느 순간 정말 소리가 조화로워지면서 점점 더 듣기 좋은 소리가 납니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조촐하게 연주회도 갖습니다. 수업을 마무리할 때는 난타 수업을 한 느낌을 발표합니다.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협업하며 조화를 이루는 체험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리더십 브레인 프로그램은 한 주제를 4주에 걸쳐 다루고, 12개월 동안 총 12가지 주제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지금 아이에게서 보이는 모습이 그 아이의 전부는 아닙니다. 아이의 뇌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돼 있기에 그 능력이 발현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시 한번 질문을 드려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기를 원하십니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글_이태연
BR뇌교육 충남 교육국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브레인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