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에 대한 오해부터 풀고 가실게요

훈육에 대한 오해부터 풀고 가실게요

뇌교육 코칭

브레인 103호
2024년 02월 23일 (금)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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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녀 훈육에 관한 책을 읽기는 했는데, 실제 상황에서 적절한 훈육의 정도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무엇을 기준 삼아야 할까요?
 


좋은 부모가 아니라는 생각에 자책하고 실망하시나요?

아이가 조금씩 자라면서 위험한 행동을 한다든지, 자기마음대로안되는일에짜증을내고,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떼를 쓰면 정말 당황스 럽지요. 점차 떼쓰기 정도가 과해지거나 잦아지면 우리아이만별난것같고,때로는‘내가잘못키워 서그런가?’하는자책이들기도합니다.

육아관 련책을읽고,인터넷에서양육정보를찾고,또래 부모에게 묻기도 하며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보 는데, 그럼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답답해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다가 2009년 부모교육 강사과 정 공부를 시작하면서 아이의 행복한 성장에는 바 람직한 부모 역할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는 생 각을 하게 됐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좋은 부모 역할을 통해 자녀를 행복하게 잘 키우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해하며 자책 하거나 오히려 자녀에게 화풀이하는 자기 모습에 실망하는 부모님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려면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에니어그램 전문가 과정을 이수 하고,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석·박사 과정 공부도 했습니다.

이후 행복한 부모역할 수행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적극적인 육아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배움의 시간과 함께 워킹맘으로 세 아이를 키운 경험, 어린이집에서 1천여 명의 아이와 부모들을 만나며 빚은 우여곡절의 세월 덕분에 부모님들의 든든한 육아 동지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훈육에 대한 오해

많은 부모가 아이를 키우면서 훈육이 꼭 필요한 건지, 어떤 상황에 훈육을 해야 하는지, 효과적인 훈육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이제 겨우 세 살인데 훈육하면 알아들을까요?”, “혹시 아이가 기가 죽거나 눈치를 보는 아이로 자라는 건 아닐까요?” 하는 질문을 받으면 “훈육은 아이 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합니다”라고 답하며 훈육의 개념과 방법을 설명합니다.

먼저 우리나라 부모들이 갖고 있는 훈육에 대한 오해를 짚어줍니다. 큰소리로 화를 내며 윽박지르 거나 체벌로 아이를 두렵게 하여 잘못된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을 훈육으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훈육은 한자로 ‘訓育(가르칠 훈, 기를 육)’, 말로써 사람이 마땅히 지녀야 할 품성이나 태도를 가르치 고 기른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수정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말로써 돕는 일이 훈육이니 훈육을 할까말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아이가 공격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할 경우, 부모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거나 사회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의도적으로 반복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훈육을 해야 합니다. 

만일 어쩌다한 실수라면 “그런 행동은 위험한 거야. 다음부터 조심하면 돼” 하는 한마디면 되겠지만, 같은 행동이 반복된다면 훈육으로 행동 교정을 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라는 요구에 대해 거부감과 저항심을 갖습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에요. 스스로 개선하려는 자발적 의지가 생기 도록 한계는 분명히 하되 질문을 통해 자신이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훈육 상황에서는 길게 설명하거나 설득하기보다는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그러면 안돼”하고 굵고 짧게 말한 뒤 침묵하며 지켜보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부모가 짜증이나 화를 내어 소리치면 아이가 두려워서 즉각 멈추는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이후 부정적 행동이 점차 강화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떼쓰는 아이를 훈육하는 법

어른이 화를 내면서 가르치려 들면 자기방어기제가 발동해 아이는 귀를 막고 아예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기도 합니다. 

스스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지요. 화내는 부모를 보면서 자기 잘못을 뉘우치기보다 부모가 감정풀이한 것으로 받아들여 억울한 감정이 들고, 마침내 부모의 마음을 상하게 하려고 더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자해를 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대개 두 돌 무렵 떼쓰기가 시작되는데, 뇌 발달 특성을 기반으로 긍정적인 훈육을 일관되게 반복하면 떼쓰기 시간이나 횟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떼 쓰던 아이가 화를 내며 부모를 때리려 한다면 “어허! 때리는 건 안 되는 거야”,“화난 건 알겠어. 그래도 때리는 건 안 돼. 화가 났다고 말을 하는거 야” 하고 단단한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계속 분을 못 참고 발버둥치거나 악쓰며 운다면 “진정되면 엄마한테 와. 이야기할 준비가 될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게”라고 말하고 그칠 때 까지 기다려줍니다. 이때 아이에게 이유를 묻거나 다그치거나 훈계하고 설득하거나 달래려는 말은 일절 삼가고, 인내하며 기다려줍니다. 

물론 침묵 하며 기다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때 부모도 심 호흡을 하면서 아이에게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보여주는 모델링의 기회로 생각하면 좋겠지요? 언젠가 아이가 자기 가슴에 손을 대고 심호흡하는 모습을 보게 되실 겁니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의 아이는 차츰 진정하고 부모에게 다가옵니다.
 

욕구와 감정은 인정해주되 행동의 한계는 명확하게 

사랑과 인권 존중을 전제로 한 훈육! 이를 육아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욕구와 감정은 인정해주되 행동의 한계는 명확히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자아가강해지는두돌무렵부터“내가할거야”, “내 거야”, “싫어”, “안 해” 같은 말을 습관적으로 하고 떼쓰기도 시작되는데, 아이가 떼를 쓰는 것 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떼쓰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 에 대한 혼란스러움과 함께 감정을 처리할 방법을 몰라서인데, 이는 부모가 적절한 타이밍에 가이드 라인을 잡아주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떼쓰는 아이를 보며 부모는 아이가 부정적이고 폭 력적인 성격으로 자랄까 봐 겁을 냅니다. 

그래서 아예 떼쓰기를 못 하게 막으려고 강압적인 방법 을쓰기도합니다. 그런데 그런 부모를 보는 아이는 어떨까요?

‘아, 화가나면 소리를 질러도 되는구나’,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사람을 때려도 되는구 나’하는 생각을 은연중에 학습하게 되지 않을까요? 떼쓰기는 뇌 발달 과정 중 나타나는 현상이고, 이를 통해 부모와 다른 자기 자신을 찾으며 성장해 간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잘못 성장할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크면 아이의 작은실수에도불쑥화가나지요.그래서부모의불 안도를 낮추고 정서를 편안하게 하는 일이 우선되 어야 합니다. 

아이가 ‘나는 나예요. 나는 엄마와 생 각이 달라요’라며 부모로부터 첫 번째 심리적 독 립을 시도하고 있음을 알고, 이를 당연한 성장과 정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도움이 되겠지요.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조절하는 연습 을 통해 정서가 편안해지면 아이의 떼쓰기를 ‘교육’할 기회로 바라보는 태도를 갖게 됩니다. 

부모에게 자신의 욕구와 감정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하고, 또 부모의 훈육을 통해 스스로 이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학습한 아이는 부모의 사랑 과 인정을 갈급하지 않게 됩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는 관계에서 힘겨루기나 관심을 끌기 위 해 애쓰지 않고, 긍정적인 놀이를 즐깁니다.
 


긍정 훈육법의 효과 세가지

긍정 훈육법을 꾸준히 실천하면 다음과 같은 유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아이의 정서가 안정됩니다.

아이가 놀이터에서 더 놀고 싶다고 칭얼거리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기준이가 더 놀고 싶구나. 좋아, 그럼 우리 5분만 더 놀까? 아니면10분만 더 놀다 갈까?” 하면서 아이에게 선택권을 줍니다. 그리고는 “엄마가 알람 맞춰놓을게. 알람이 울리면 가는 거야. 그동안 우리 신나게 놀아볼까?”, “5분 남았어!”, “이제 1분 남았네. 자, 이제 옷 툴툴 털고 가자”하면서 집에 가서 먹을 간식이나 또 다른 놀이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이때“이제 갈까?” 하고 묻는 실수는 하지 않아야겠지요. 아이가 놀이를 마치고 집에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부모로부터 욕구와 감정을 존중 받으면, 아이는 굳이 떼를 쓰지 않아도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정서가 안정되면 짜증을 낼 일이 줄고 표정도 밝아집니다. 우리 아이가 떼를 많이 쓴다고 생각되면 평소에 욕구가 좌절된 경험이 많은지, 떼써서 욕구를 충족한 경험이 많았던 것은 아닌지 돌이켜봐야 합니다.
 

둘째, 아이가 자연스럽게 규칙을 익힙니다.

훈육 상황이 오기 전에 미리 예방하면 좋겠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떼쓰고 이에 따라 훈육하는 일은 매우 정상적이고 흔한 일입니다. 아이가 양치하기 나 잠자는 시간을 지키는 일 등 꼭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할 때 부모가 설득하거나 타협하거나 보상을 주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됩니다.

앞의 놀이터 예시처럼 ‘하거나 말거나’의 선택이 아니라 ‘언제 할 건지’ 또는 ‘어떤 방법으로 할 건지’를 선 택하게 하면서 놀이처럼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평상시에 규칙을 상기시키고, 꼭 해야 하는 일임 을 반복해서 인식하게 하면 조금 더 수월해집니다. 일관성이 있으면 아이는 안정감을 느껴 ‘할까 말까’ 갈등하지 않고 할 일을 당연히 하게 되니 에너지 효율 면에서도 효과적입니다.
 

셋째,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좋아집니다. 

떼쓰기와 훈육 상황을 당연히 해야 하는 필수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하세요. 부모가 스트레스 상태 에 빠지면 양육자로서 자괴감과 수치심이 들어 힘들고, 오히려 더 자주 화를 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녀와의 관계가 엉망이 되고 아이의 자존감도 떨어집니다. 

긍정적인 훈육은 아이에게 상처를 주 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자존감을 높여줍니다. 긍정 훈육법은 자녀가 사랑받고 존중받고 있음을 느껴 자존감이 향상되고,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 고 언어로 표현하는 훈련을 통해 표현력과 자기조절력을 기릅니다. 

스스로 선택하는 힘이 생겨 자신감도 커집니다. 부모는 육아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행복도가 높아지고, 부모와 자녀가 서로 존중하는 태도와 언어습관을 갖게 되니 자연스럽 게좋은관계를지속할수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좋은 관계를 이루는 것은 자녀의 긍정적인 인생관 형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요건이기도 합니다.

글_김명은 늘푸른어린이집 원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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