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트레이닝 라이프 (Brain Training in Life)

브레인트레이닝 라이프 (Brain Training in Life)

15년 차 브레인트레이너의 하루

브레인 103호
2024년 02월 23일 (금)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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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차 브레인트레이너의 하루
 


오일 풀링 해독요법으로 하루를 열다

브레인트레이너로서 내가 가장 관심 있는 것은 나의 ‘뇌’다. 트레이너의 몸과 마음이 잘 관리되어야 보는 이들의 신뢰를 얻어 전달력이 좋아진다. 그래서 신체적 건강, 기분과 감정, 그리고 인지 기능 면에서 최적의 뇌 상태를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그렇게 하는 가운데 내 뇌를 알아가고 나에 대해 조금씩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 또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지기에 나 자신을 좀 더 세밀하게 알수록 주변과 세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레인트레이닝을 시작한 지 15년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트레이닝을 적용하며 루틴을 만들어왔다. 그것이 차곡차곡 쌓여 이제는 생활의 일부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행하는 말과 행동에서 브레인트레이닝을 실천하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워치를 통해 지난밤 수면 사이클을 확인한 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코코넛오일을 한 스푼 입안에 머금는 것이다. 오일 풀링oil- pulling이라고 알려진 이 방법은 인도의 전통 의학 아유르베다에서 사용되는 해독요법이다. 여러 가지 효능이 있지만, 브레인트레이닝 관점에서는 수면하면서 휴식을 취한 뇌에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로 활용하고 있다. 입안의 오일을 살살 굴리면 잇몸이 자극되고, 고소한 코코넛 향과 함께 기분 좋은 느낌이 감돈다. 15분 정도 입안에 머금고 있다가 뱉고 샤워를 한다.
 

▲ 노형철 브레인트레이너협회 사무국장은 브레인트레이닝을 시작한 지 15년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끊임없이 자신에게 트레이닝을 적용하며 루틴을 만들어왔다.


명상하며 하루를 설계하는 아침 트레이닝

몸무게와 신체 컨디션을 점검하고 바로 아침 브레인트레이닝 루틴에 들어간다. 루틴의 내용은 매달 조금씩 다르다. 그래도빠지지않고들어가는모듈은‘절명상’이다.절을할때이마와 팔꿈치, 손바닥, 무릎이 바닥에 닿는 느낌이 참 좋다. 자신을 겸허히 낮추어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주어짐에 감사하며 만물에 경의를 표한다. 그렇게 한 배 한 배 할 때마다 몸의 온도가 올라가고 상념이 정돈되며, 100배에 이를 즈음에는 새로운 일과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

절 명상 후에는 뇌파진동과 이미지 명상을 이어서 한다. 뇌파진동으로 뇌를 구석구석 살피면 그날 하루의 일정을 그리는 이미지 명상을 더욱 또렷이 진행할 수 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거나 민감한 주제의 미팅이 있는 날에는 더 집중해서 섬세하게 그려본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를 자문자답하며, 삶의 비전과 방향에 맞춘 하루를 설계한다.


중독성 있는 커피도 최적의 뇌 컨디션을 위해 선택적으로 활용한다

커피는 직접 내려 마신다. 그라인더로 원두를 갈 때 나는 커피향을 좋아해서다.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며 그날의 레시피를 기록한다. 정성스레 내린 커피를 마시며 커피에 담긴 다채로운 맛과 향을 음미한다. 뇌의 감각을 깨우는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내려도 미세한 차이에 의해 맛과 향이 달라진다는 점에 묘미를 느낀다. 오늘 마신 커피는 블루베리의 맛과 꽃향기, 복숭아 맛이 일품이었다. 

커피의 각성효과 덕분에 처음 구상한 일과에서 한 걸음 더나아간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아데노신 수용기를 점유해버리는 카페인의 효과 때문에 되도록 커피는 오전에만 마시려 하고, 누적된 스트레스로 교감신경 활성이 다소 높아진 날에는 건너뛰기도 한다. 커피는 중독성이 있음에도 최적의 뇌 컨디션을 위해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출근길은 주로 지하철을 이용한다. 지하철 역사에서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주로 계단을 이용한다. 4년 전 무릎 수술을 한 이후 일상생활 속에서 운동을 실천하자고 결심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습관이 되어 자연스럽게 계단으로 발걸음이 간다.

지하철에서는 영상이나 책을 본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만원의 지하철 가운데 머무르며 주변의 파장에 주파수를 맞춰보기도 한다. 분주한 사람들의 의식이 느껴지고, 세상과의 스킨십이 이뤄진다. 

자리가 나면 앉아서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하고, 서 있을 땐 업무 중에 잘 쓰지 않은 허벅지 근육과 엉덩이 근육에 의식을 두면서 신체의 균형을 맞춘다. 그렇게 몸에 집중하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뇌에 자극이 가는 것이 느껴진다.


멀티태스킹 하지 않고 우선순위의 일부터 하나씩

출근하면 바로 업무를 시작한다. 스스로 뇌파를 측정해 보면서 알게 된 것 중의 하나는 내가 주변의 변화에 쉽게 주의를 뺏기며 의식 전환이 빠른 편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주의력을 붙들어 일을 순서에 맞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할 일을 기록하는 앱을 활용한다. 해야 할 일들을 잘게 나눠 목록을 만들되 한 번에 한가지씩, 제일 윗줄에 적힌 일에만 집중한다. 어차피 멀티태스킹은 어렵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목록의 일을 순차적으로 수행하며 지워나가는 것은 또 다른 보상이 되기도 한다. 덕분에 리듬감 있게 일을 처리 할 수 있다.

업무 중에는 한 시간마다 ‘Awake Brain Action!’이라는 메시지의 알림이 울리도록 해놨다. 의자에 계속 앉아 있는 것은 뇌 활동에 도움이 되지않기 때문에 몸을 움직이라는 신호다. 이때 햇빛을 보며 산책하거나 푸시업, 스쿼트, 턱걸이, 딥스, 물구나무서기 같은 근력 운동을 1분간 한다. 

1분이지만 이렇게 근력 운동을 하고 나면, 소모된 에너지를 충당하기 위해 혈류가 증가하면서 심장이 더 빨리 뛰고, 뇌의 컨디션이 바뀐다. 의욕이 생기고, 명료한 집중 상태를 얻을 수 있다.


섭취한 음식과 몸의 컨디션을 기록하다

M심리상담센터에서 뇌파 측정 상담이 있는 날. 30대 초반의 내담자는 일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번아웃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뇌파를 측정한 데이터를 보며 현재의 뇌 상태를 점검하고, 휴식과 회복을 위해 뇌파진동 명상을 안내했다. 다행히 명상 트레이닝에 대한 몰입도가 좋았고, 마치고 나서는 혈색이 달라지고 얼굴이 편안해졌다. 명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체험을 하니 몸과 마음이 너무 가볍고 좋다며 환하게 웃는 내담자를 보며 내일의 보람을 느낀다.

식사 시간은 즐거운 브레인트레이닝 시간이다. 먹는 것을 좋아하고 또  많이 잘 먹는 편이라 늘 식사 시간을 기다린다. 다만 뇌와 대화하면서 식사하는 것을 습관화하다 보니 조금은 가리거나 절제하는 음식이 있기는 하다. 특히 단 음료나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입에 넣는 순간은 기분이 좋다가 잠시 후 머리에 폭풍이 휘몰아쳐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집중력과 주의력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감정적 동요가 일어난다. 

이것을 알아채는 감각을 키우는 데 기록이 한몫했다. 그날 먹은 모든 음식을 앱에 기록하며 신체 컨디션도 함께 기록해둔다. 기록이 쌓이면서 섭취한음식에 따른 내 몸의 반응을 점점 파악하게 되고, 음식을 뇌의 컨디션에 따라 조절하는 감각이 생긴다. 다만, 여러 사람과 외식할 때나 맛있는 디저트가 눈앞에 있을 때 너무 까다로운 식이를 하면 다른 사람이 불편할 수 있으니 그럴 땐 맘 편히 음식을 즐긴다. 이후에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적절한 공복을 유지하면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다. 


브레인트레이닝으로 만들어낸 마법 같은 변화

음악은 뇌의 에너지를 전환하는 즉각적인 특효약이다. 클래식, 뉴에이지, 재즈, 힙합, 록큰롤까지 듣는 음악은 다양하다. 그때그때 뇌의 에너지 상태에 따라 끌리는 음악을 듣는다. 새로운 음악도 많이 듣지만 문득 떠오르는 추억의 노래를 찾아 듣기도 한다. 그러면 당시의 감성이 되살아나고, 음악에 공명되어 신이 나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렇게 한바탕 음악과 어우러지면 뇌가 생생해지는 느낌이 든다.

지난해 연말에는 특별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름하여 ‘BT 매직 송년회’. 브레인트레이닝을 해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의식, 생각, 생활 등 실로 많은 부분이 마법처럼 달라졌다. 특히 지난 4년간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나 자신조차도 믿기지 않을 정도다. 무릎 십자인대 재건 수술을 한 후 1년 만에 체중 20킬로그램을 감량하고 근력을 단련해 보디 프로필을 촬영했다. 예측하지 못한 나쁜 상황에서 철저한 브레인트레이닝으로 변화를 만들어낸 매직 같은 시간이었다.

BT매직 이벤트에 모인 30여 명의 핵심 브레인트레이너들은 자신의 삶에서 브레인트레이닝을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경험한 분들이다. 70대의 나이가 무색하게 활동력을 보여주시는 분, 체중을 6킬로그램 감량하고 집중력이 향상된 분, 수면 문제를 개선하고 의욕적으로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는 분 등 각각의 사례가 공명되고 증폭되면서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브레인트레이닝으로 자신이 선택한 변화를 이루고 성장하는 체험을 하는 것은 어떤 보상보다 값지다.
 

▲ 브레인트레이너 화상세션


기상 알람이 아닌 수면 알람을 활용하다

매달 한 번씩 브레인트레이너협회 정회원들과 저녁 시간에 화상 세션을 갖는다. 최근 화상의 주제는 ‘생각의 멈춤과 비전 명상’이었다. 주제에 따라 구성한 브레인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 생각을 비우고 그 자리에 자신이 원하는 비전을 그려 넣었다. 이 정기 세션을 통해 브레인트레이너들이 자신의 생활 속에 트레이닝을 녹이는 감각을 키운다. 화상 세션을 마치면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시간이다. 수면은 브레인 트레이닝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수면의 중요성을 자각하고부터는 잘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각을 알람으로 맞춰 두었다. 알람이 울리면 실내의 밝은 조명을 끄고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수면등을 켠다. 잠자는 방에 있는 모든 전자제품의 전원을 끄고 스마트폰은 되도록 멀리 둔다.

평소에 뇌파 측정을 해보면 긴장도가 높은 편이어서 밤에는 뇌파가 떨어지면서 이완되는 음악을 듣는다. 이런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진다. 음악과 함께 10~15분 정도 잠자리 루틴을 시행한다.  

컨디션에 따라 약간 달리하기는 하지만 주로 목과 어깨, 고관절 스트레칭을 하고, 누워서 목과 다리를 든 자세로 호흡을 한다. 조금 힘든 자세이지만 호흡을 깊게 할 수 있다. 이렇게 호흡하면 긴장이 녹아 온몸이 노곤해지면서 곧장 잠들게 된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산 자신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하며.

글_노형철 브레인트레이너협회 사무국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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