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학교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벤자민학교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인정영재

브레인 101호
2023년 11월 02일 (목)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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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대한민국 교육계에 던진 시사점

긴 호흡으로 준비해온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0주년 그랜드 페스티벌을 지난 7월 1일 잘 마쳤습니다. 개교 후 10년간 많은 행사를 해왔지만, 1천여 명이 참석한 이번 10주년 페스티벌은 학교를 만들고 지키고 성장시킨 분들과 우리 학생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어느 때보다 큰 감사와 희망을 나눈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한 국회 교육위원회 이태규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벤자민학교는 공교육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생각되지만 이 도전이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현재의 공교육은 한계에 왔고, 새로운 대안교육을 모색해 공교육과 공생하며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만드는 것이 우리 교육의 갈 길이다. 벤자민학교가 우리 교육계에 던지는 시사점을 잘 살펴 교육 관계자들과 상의하겠다.” 특히 마지막 말을 잘 기억합니다. 이 말이 꼭 실현되기를 바라고 기대하겠습니다.
 

무엇이든 거꾸로 하는 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국내 최초’라는 수식을 달고 ‘꿈을 찾는 1년’, ‘시험, 성적, 숙제, 교실, 교과서가 없는 5무無 학교’, ‘고등학교 완전 자유학년제’라는 문구와 함께 알려졌습니다. 2014년 개교할 당시 그런 학교는 우리나라에서는 되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가 반대했지만 ‘우리 교육, 우리 아이들을 위해 가치 있는 일인가’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했기에 모든 것을 감수할 각오로 시작했다고 설립자인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벤자민학교는 출발부터 큰 도전이었고, 모든 것이 개척의 과정이었습니다.

벤자민학교는 무엇이든 거꾸로 하고 있습니다. 학생이 자기가 배울 교과목을 정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집니다. 지덕체가 아니라 체덕지 교육을 실천하며, 지식을 외우지 않고 감각을 터득합니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깨닫고, 성적 순위나 비교우위에서 나오는 불안정한 자신감이 아니라 당당하고 뿌리 깊은 절대적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이 자신감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과 타인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내적 역량의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벤자민학교 학생들은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마을로 나가 활동합니다. 직접 산과 들과 바다로 나가 몸으로 부대끼며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갑니다. 또 선생님이 성적 좋은 학생에게 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우리 선생님 잘하신다고 상을 드립니다.

이렇듯 벤자민학교는 학생들이 잃어버렸던 배움의 주인 자리, 뇌의 주인이자 인생의 주인이라는 자리를 되돌려주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학생들이 자신만의 반짝이는 재능을 찾고, 서로 힘을 합쳐 지역사회를 돕고, 지구 환경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을로 나간 아이들은 그곳에서 벤자민학교의 멘토를 만나 생활 환경을 더 좋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벤자민학교에는 학생 활동을 지원하는 1천여 명의 멘토단이 있습니다. 이분들과 함께 벤자민학교는 전국 규모의 살아있는 교육 공동체를 이룰 것입니다. 지구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지구경영 리더를 기르겠다는 약속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졸업 후에도 청년 NGO 활동을 통해 지구시민 프로젝트를 이어갑니다. 졸업생과 재학생 선후배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우리 사회가 더 좋은 사회, 지속 가능한 지구가 되도록 청년의 목소리를 내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들

지난 10년 동안 벤자민학교가 한 일들과 그에 따른 성과들을 되짚어봅니다. 대안학교와 인성교육의 성공사례를 발표해 국내외 여러 단체로부터 상을 받았고, 매년 10차례 이상 총 100회가 넘는 전국 순회 교육강연회를 개최해 우리 교육과 학교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알렸습니다. 체험 위주의 인성교육을 통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전했고, 실제로 우리 사회에 인식의 변화가 나타난 데는 벤자민학교의 활동이 기여한 바가 있다고 자부합니다. 

학생들은 다양한 활동으로 많은 수상 사례를 낳으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역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매주 문화재를 깨끗이 청소하고 관리하는 프로젝트를 비롯해 지역사회와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여러 활동으로 교육감상, 장관상 등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매년 여성가족부에서 시행하는 청소년 해외 봉사활동에 가장 많은 학생이 선발되는 학교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가 이어진 덕분에 한국에 이어 일본에도 벤자민학교가 설립되었고, 미국에도 설립될 예정입니다. 

벤자민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러 학술연구가 진행되어 인성영재 교육의 효과가 입증되기도 했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회복탄력성, 진로를 준비하고 결정하는 진로 태도 성숙도, 자아 역량과 시민성 역량, 리더십 같은 인성 역량, 청소년 활동 역량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래 교육을 연구하는 교사 단체에서 벤자민학교 사례에 크게 공감해 고등학교 갭이어 제도를 미래 교육정책으로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벤자민학교는 한 걸음 더 크게 나아갈 준비가 됐습니다. 뇌교육을 도입한 해외 학교들과 협력해 학생들의 글로벌 활동을 지원하고, 해외에 교육한류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입니다. 국내 공교육에서도 벤자민학교의 뇌교육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청과 더 활발히 교류할 계획입니다.

현실적인 바람이 있다면, 최근 공교육에서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시행 완료했는데 이를 공교육에 한정하지 않고 대안학교에도 공정한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제도개선이 뒤따르기를 희망합니다.
 

인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커진 것이 보람이자 희망

지금 우리 교육계는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로 얼룩져 누구도 행복하지 못한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법과 제도로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서로 신뢰하는 교육 현장, 아이들이 꿈을 펼치는 교육이 되려면 무엇보다 학교 구성원 모두의 인성회복이 중요합니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학교가 탄생해 10년간 꿋꿋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인성교육의 가치가 그만큼 크고 중함을 아는 이들이 힘을 모았기 때문입니다. 벤자민학교의 선생님들은 마치 독립운동하는 마음으로 학교를 지켜왔다고 말합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학교가 어딨어’ 하는 고정관념과 사회 인식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저마다 성장해가는 모습 덕분에 인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큰 보람이자 희망입니다.

학생과 부모, 학교와 교사에게 희망을 주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와 앞으로 새로운 10년을 함께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글_김나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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