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브레인] 내 삶의 환경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힘

코바 타이세이 | 일본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졸업생

브레인 95호
2022년 11월 11일 (금)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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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는 국내 최초 갭이어 형 대안 고등학교이다. 지난 2014년 개교 이래 교실, 교과목 수업, 숙제, 시험, 성적표가 없는 5무無 학교를 표방한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으로 교육계에서 ‘한국 자유학년제 모델’, ‘한국의 미네르바 스쿨’로 주목받았다.

갭이어는 유럽에서 시작되어 교육 선진국에서 대학생이나 고등학생이 학업을 잠시 중 단하고 일정 기간 사회 속에서 프로젝트 및 봉사활동, 인턴십, 여행, 대안적인 교육 체험 등을 하면서 진로를 탐색하고 사회와 교류하며 성장하는 기회를 얻는 제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벤자민학교가 처음으로 고등학교 갭이어 과정을 도입했다. 벤자민학교에서는 학생 스스로 기획한 프로젝트가 교과목이 되고, 지역사회가 교실이 되어 현장 전문가들의 멘토링과 함께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개교 이후 1천 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하고, 올해 7월 교육부가 인정한 대안 교육기관으로 선정됐다. 

2016년에는 한국의 벤자민학교를 모델로 일본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개교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의 벤자민학교 학생들 은 두 나라를 오가며 국토대장정, 지역사회를 위한 캠페인 등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여느 10대 청소년들과는 다른 선택을 한 벤자민학교 학생들은 졸업 후 또 어떤 새로운 길을 찾고 있을까? 일본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졸업생으로 현재 한국에서 어학연수 중인 코바 타이세이(木庭 大晴, 21세) 군을 만났다.
 

▲ 일본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졸업생 코바 타이세이(木庭 大晴)


최근 한국어 공부를 위해 연세대 어학당에 입학했다고 들었어요. 통역이 필요할까 했는데 인터뷰가 가능할 정도로 한국어를 잘하네요. 한국어는 어떻게 배웠나요?

벤자민학교를 다니면서 한국 친구들과 여러 프로젝트를 하며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이 생겨 한국어를 공부하게 됐어요. 아직 모르는 단어도 많고, 글을 쓰는 게 어려워서 한국어를 더 잘하고 싶어 지난 8월에 어학연수를 왔습니다. 
 

한국의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에 재학 중인데, 일본에서 한국 대학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벤자민학교에서 배운 뇌교육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었고, 사이버대학이어서 일본에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할 수 있어요.

저는 지금 이 시대에 뇌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뇌교육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뇌교육 전공이 있는 곳이 유일하게 글로벌사이버대학이라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벤자민학교 생활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한일 지구시민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일본과 한국의 벤자 민학교 학생 30명이 함께 한국과 일본을 국토종주 하면서 지구시민 의식을 알리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처음 9박 10일은 한국 동해에서 부산까지 걷고, 일본에서는 나고야에서 도쿄까지 9박 10일 동안 걸었습니다. 

당시에는 한국어를 전혀 못할 때라 종주 초반에는 의사소통이 잘 안 돼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차츰 소통할 수 있게 되면서 국가를 넘어 우리는 지구 행성에 함께 사는 지구시민임을 생생하게 느낄수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제가 대표로 숙소와 식사할 곳을 찾고 경비를 관리하는 일을 맡았는데,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머리가 아프고 어려웠어요. 그때 처음으로 리더십을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 한국과 일본의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이 연합해 ‘한일 지구시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각국 국토순례에 참가한 학생들.


벤자민학교에서의 경험을 통해 어떤 점이 변화하고 성장했다고 느끼나요?

이전에는 성격이 무척 어두웠는데 많이 밝아졌어요.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실 행할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한국으로 어학연수를 오기로 결정한 것도 스스로 원하는 것을 알고, 나 자신을 믿기 때문이죠. 

벤자민학교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좀 더 넓어진 것 같아요. 나와 지구가 깊이 연결되어 있고, 나를 사랑하는 것이 곧 지구를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과 한국은 역사적으로 대립하고 반목하는 시기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그 점을 정치적인 이유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제 또래 친구들은 역사에 관심이 크게 없어요.

무엇보다 일본 과 한국, 중국은 서로 가까운 이웃 나라잖아요. 세계 지도는 국경으로 국가를 나누고 있지만, 우리는 지구라는 공간에서 다함께 살아가 는 지구시민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벤자민학교를 통해 뇌교육을 알게 되고 대학 전공으로 뇌교육을 선택했는데, 코바 군에게 뇌교육은 어떤 의미인가요?

뇌교육의 BOS(Brain Operiting System) 법칙 다섯 가지를 늘 생각합니다. 첫번째‘항상깨어있어라’는 지금의 내 상태를 관찰하고 긍정적인 상태로 나 자신을 스스로 이끌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굿뉴스가 굿브레인을 만든다’는 자기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 인 정보를 주라는 뜻으로 이해합니다. 

서로 칭찬하고 격려할때 뇌가 더 잘 기능하니까요. 세번째 ‘선택하 면 이루어진다’는 마음의 힘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네 번째 ‘시간과 공간의 주인이 돼라’는 명확한 목표와 꿈을 갖고 자신에게 주어진 요건을 잘 활용하라는 뜻입니다. 다섯 번째 ‘환경을 디자인하라’는 현실을 탓하며 매여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창의를 발휘하라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고민하거나 선택하고 행동해야 할 때 항상 이 BOS 법칙을 떠올립니다. 학문적으로도 뇌교육을 공부해 더 깊이 이해하고, 또 더잘활용하고싶습니다.
 

한국으로 오기 위해 유학 경비도 스스로 마련했다고 들었어요.

일본 학생들은 보통 아르바이트를 해서 스스로 용돈을 벌어요. 서울에 집도 구하고 한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아르바이트 3개를 하루도 쉬지 않고 했습니다. 가능하다면 한국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함께 가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뇌교육 콘셉트를 접목한 카페나 펍을 구상하고 있어요. 성격이 내성적인 편이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며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BOS 법칙처럼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희망을 갖게 하는 힐링공간을 운영해보고 싶습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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