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리포트] 뇌교육이 뭐예요?
[4차 산업혁명 시대, 뉴 리더를 만나다] 홍다경 자원순환 크리에이터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지구촌 교육 패러다임이 송두리째 바뀌는 시점에 우리의 미래 세대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인공지능과 공존할 인류 첫 세대’라는 수식어와 더불어 미래 세대에게 덧붙여진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인류 생태계의 위협에 평생 시달릴 세대의 출현’이다.
여기, 이제껏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행보를 걷고 있는 23세의 청년이 있다. 수능이 코앞이던 고등학교 3학년 때 다니던 고교를 자퇴하고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라는 대안학교를 선택했다. 지금은 미래형 고교로 주목받지만 당시엔 설립한 지 2년째인 신생 대안학교였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마치고, 졸업 후에는 지구 반대편에 자리한 뉴질랜드로 볼런티어를 떠났다.
한국으로 돌아와 ‘지지배(지구를 지키기 위한 배움이 있는 곳)’라는 지구지킴이 환경단체를 설립해 열정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뇌교육 특성화 대학인 글로벌사이버대학교에 진학해 학업도 병행했다. 22세에 대한민국 신지식인상을 수상하고, 2018 대한민국 청년 연설대전에 나가 국회의원상도 받았다. 지지배 활동이 소문나면서 2020년 도쿄올림픽 비공식 종목인 ‘쓰레기 줍기 스포츠 대회’에 출전하게 돼 함께하는 청년들과 뮤직비디오도 만들며 열심히 준비 중이다. 다음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뉴 리더 홍다경 자원순환 크리에이터와의 인터뷰이다.
Q.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지금 저는 지구를 지키기 위한 배움이 있는 곳 지지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가 왜 심각한지, 그리고 어디서부터 잘못됐고 왜 우리가 분리 배출을 잘해야 하는지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쓰레기와 관련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9 그린플러그드> 행사의 그린피스 부스 안에서 지지배가 쓰레기를 수거해 5미터 높이의 고래를 설치하고 그 밑에 플라스틱을 깔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정말 해양 생태계가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고, 마지막으로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들에게 와서 우리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형물이었습니다.”
Q. 2020년 도쿄올림픽 비공식 종목에 출전 준비 중이라던데?
“2018년 7월 동해안에서 개최된 그린플러그드 행사에서 쓰레기 줍기 스포츠 대회를 했습니다. 1시간 동안 담배꽁초와 여러 가지 폐기물을 주운 다음 무게를 달아서 총량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행사였습니다. 1등 부상이 2020년 일본 도쿄올림픽 출전권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가 1등을 해서 국내 예선을 거쳐, 결선전에서 1등을 하게 되면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2020년 일본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 대한민국 선수단 결선전을 위해 쓰레기 줍기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Q. 지금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지지배(지구를 지키기 위한 배움이 있는 곳)’란 이름이 재미있다. 환경운동을 하는 이유는?
“벤자민학교 졸업 후 1년 동안 뉴질랜드 볼런티어 활동을 선택해서 실행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분리 배출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쓰레기를 다 어디에 버리느냐?고 물었더니 뉴질랜드 현지인들이 ‘바다에 버린다’거나 아니면 ‘땅에 묻는다’라고 대답해서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마치 쓰레기들이 제게 ‘우리가 정말 재활용이 되고 있는 걸까?’라고 묻는 듯했습니다. 그후부터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고 파헤쳐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환경운동에 관심이 생겨서 녹색연합, 그린피스 등을 후원하다가 내가 직접 단체를 만들어서 환경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했습니다.”
▲ 홍다경 양이 회장으로 있는 ‘지지배’는 참여하는 청년들과 함께 쓰레기 산 문제 알리기부터 바닷속 쓰레기까지 점점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Q. 고 3 때 자퇴를 하고 선택한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5無 학교로 유명하다. 그래도 당시에는 신생 2년 차 학교에 대안학교이니만큼, 선택할 때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고민이 많았습니다. 첫 번째 고민은 저 스스로 자퇴라는 단어를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누군가 자퇴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문제아들만 하는 건줄 알았습니다. 두 번째 고민은 주변 친구들이 ‘이상하다’라며 제게 가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제게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인생에서 너무 중요했고, 친구들과의 관계에 얽매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고민보다 더 중요한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나 홍다경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지금 이 순간 행복한가?’를 묻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남이 내 인생을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인생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벤자민학교를 선택했습니다.”
Q. 벤자민학교는 1년 동안 스스로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재학 시절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하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다니면서 1년 동안 50가지 이상의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12개월 동안 매달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지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라면, 지구시민캠프 때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봤을 때!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함, 자연의 품에서 사람이 살아가고 있다는 데에 감사함을 느끼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그곳에서 느낀 감동과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벤자민학교를 다닐 때 동양화 화백이신 안남숙 멘토님이 도와셨습니다. 멘토님께서 그림에 대해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요. 제가 느낀 그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그려 전시회로 공유해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조언해주셔서 19세 때 첫 개인 전시회를 선보였습니다. 지구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리는 동시에, 한발 더 나아가 나도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해야겠다라는 드높은 꿈을 갖게 됐습니다.”
Q. 일반적인 청년들과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이런 마음을 갖는데, 뇌교육이 큰 힘이 됐다는데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3학년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라고는 수시나 입시 체제밖에 없어서 ‘내 꿈은 도대체 뭘까? 내 안에 잠재된 가능성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벤자민학교의 인성영재캠프를 접하게 됐습니다. 거기서 처음으로 뇌교육을 접하게 됐고요. 발을 모아서 양동이를 들고 손을 잡고 20분 동안 버티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것을 하면서 나만 잘 먹고 잘살면 안 되고, 진짜 모두가 다 같이 힘을 합쳐서 만들어나가는 세상을 배운 것 같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제 안에 담긴 가치도 모르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거든요. 뇌교육을 배우고 나서 제 안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뇌를 활용해서 창조적으로 만들면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제일 먼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뇌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이 시대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 모든 것이 지지배와 환경운동의 원동력이 됐고요.”
Q.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에 재학 중이다. 일반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사이버대학에 진학한 이유가 있나. 중·장년뿐만 아니라, 20대 청년들의 사이버대학 진학이 점차 증가 추세라고 들었는데, 현재 다니는 대학의 장점이 있다면?
“저는 활동적인 것을 매우 좋아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학문적인 것에 더 집중을 잘하는 스타일이어서 사이버대학교를 선택했습니다. 학문과 경험이 같이 이뤄져야만 현실적인 방안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사이버대학교에 진학해 공부도 하면서 비는 시간에 현실적인 세상에서 부딪혀보는 것을 동시에 하고 싶어서 선택했습니다. 특히 뇌교육 특성화 대학으로 알려진 곳이라 흔쾌히 선택했습니다.”
Q. 새로운 활동을 끊임없이 만드는 것 같다. 본래의 성격인가.
“성격이라기보다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벤자민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고, 지구를 살리겠다는 각오를 다진 이후로 어떤 방법이든 세상 사람들에게 현재 지구가 처한 위기의 심각성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무엇이든 도전하고 계속 전달하다 보면 언젠가 이 지구의 환경 문제와 쓰레기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인공지능과 공존하거나 경쟁할 첫 세대’뿐만 아니라, ‘지금 세대는 평생을 지구 생태계의 위협에 시달리며 살아갈 첫 세대’라는 이야기도 있다. 많은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취업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저도 스물세 살이다 보니 주변 친구들이 현재 취업과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고민이 많습니다. 그래서 욜로YOLO를 추구하거나 안정적인 공무원의 길을 목적 없이 가고 있는 친구도 있고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안정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사람들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와 내가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취업 고민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선택해서 계속 이루다보면 취업 걱정은 조금 사그라들 것 같습니다.”
Q.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앞으로 꿈이 있다면?
“2019년에 저희가 새롭게 시작한 사업은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것입니다. 바닷속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가히 놀랄 정도인데, 일반인들이 직접 바닷속에 들어가서 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인식 개선, 미세 플라스틱 밥상이 정말 우리의 건강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현실로 체득하고 지구시민의식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지금 쓰레기산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경북 의성으로 찾아가서 방치된 쓰레기 산을 시민들에게 알려서 자원순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꿈은 전 세계적인 자원순환 문제점을 파악해 그것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그것을 해결할 만한 정책을 제안하는 게 꿈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원순환 크리에이터를 직업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2020년 도쿄올림픽 한국선수단 결승전에 출전하게 된 만큼 인간과 자연을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정리. 《브레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