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아 두뇌발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스케몬 곡선’
# 인공지능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맞는 두뇌환경을 제공해 주고 계신가요? 유아시기 두뇌가 폭발적으로 발달한다는 것은 많은 학부모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교육을 할 때 스케몬 곡선을 보여드립니다.
스케몬 곡선은 인간의 성발달, 신체발달, 두뇌발달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고 그 중 두뇌발달이 유아시기에 급격하게 발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그래프를 보니 어떤 생각이 드는지를 물어보면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마음이 급해진다. 어떤 교육을 더 시켜야 하나 고민된다. 뭘 더 가르쳐야 하나?” 라고 대답하십니다. 이처럼 우리는 뇌에 대한 관점을 생각, 기억, 사고, 학습, 아이큐 등과 같은 인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큰 것 같습니다.
▲ 신체, 정서, 인지의 균형 있는 발달과 조화로운 통합이 중요하다
# 하지만 1950년대에 이미 삼위일체 뇌 이론을 주장한 미국 신경과학자 폴 맥린에 의하면 인간의 뇌는 진화 발달을 단계별로 가장 안쪽 1층에 자리하는 생명 기능을 담당하는 ‘파충류의 뇌’라고도 불리는 뇌간, 그 바깥쪽 2층이 감정 작용을 하는 대뇌변연계, 가장 바깥쪽인 3층이 이성과 사고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두뇌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유아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뇌의 3층 구조, 신체뇌, 정서뇌, 인지뇌를 골고루 잘 발달시키고 조화롭게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겠지요.
부모님들이 자라온 세대에는 또래 친구와의 자연스러운 놀이를 통해 신체뇌와 정서뇌가 적절히 자극을 받고 발달할 수 있었고 학교교육은 지식을 많이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앞으로 미래를 살아갈 유아들에게도 똑 같은 요구를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밖에서 신나게 뛰어 노는 모습을 많이 접할 수 있나요? 더욱이 친구들과 편을 갈라 여러 명이 함께 신체활동을 하며 협업을 해야 하는 놀이를 할 기회가 있을까요?
# 얼마 전 저는 유치원의 졸업을 앞 둔 7세 아이들과 졸업캠프를 했습니다. 유치원의 졸업하며 친구들과 어울려 마음껏 노는 캠프죠. 아이들을 두 팀으로 나눠서 팀명과 팀 구호도 만들어 보고 게임도 진행하고 자기 안에 있던 스트레스도 풀면서 잠재되어 있는 에너지도 꺼내서 써 보는 활동을 했습니다.
팀원들이 다리를 넓게 벌려서 터널을 만들면 그 밑을 통과해야 하는 터널통과하기 게임을 해보았습니다. 친구들이 만든 터널을 지나려면 팔다리를 계속 교차하는 기는 동작을 해야 하므로 좌우뇌가 활성화 되는 활동입니다. 그런데, 이 터널통과하기 게임은 혼자서 터널을 빨리 통과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친구가 통과할 수 있도록 자신도 다시 터널을 만들어줘야 하는 협업게임입니다.
몇 번을 반복하는 동안에도 몇몇 친구들은 자신이 터널을 통과하고 나서 다음 친구를 위해 재빠르게 터널을 만들어주는 활동에 대한 개념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하는 놀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인간고유역량인 자연지능 즉, 협업, 소통, 공감 등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 하고 있지만 막상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는 환경이 이러한 자연지능이 발현되기 힘든 상황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듭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요즘 아이들 원이 끝나고 나서도 태권도 학원이다 미술학원이다 바쁘게 움직여야 하고 집에서도 학습지교사가 방문해서 공부를 해야 하는 유아들에게 과연 신체, 정서, 인지의 균형 있는 발달과 조화로운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보여주는 행동들은 뇌의 3층 구조인 신체, 정서, 인지가 통합되어 나오는 결과물입니다. 교육의 목표를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라고 볼 때 결정적인 두뇌발달의 시기인 유아시기에 집중해야 할 것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알려주느냐가 아닌 얼마나 많이 움직이고 함께 공감하고 느끼느냐가 중요합니다.
인공지능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연지능이고 자연지능이 발현되었을 때 지식이 아닌 지혜를 터득하여 자신의 삶을 멋지게 창조해나갈 수 있습니다. 많이 알려주려고 하는 교육의 방향을 많이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해주시고 스스로 알아 갈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면 어떨까요?
# 뉴질랜드에는 날지 못하는 키위라는 새가 있습니다. 원래 뉴질랜드 땅에는 네발 달린 짐승이 없어 키위새의 천적이 없었기 때문에 날지 못하게 퇴화되었다고 합니다. 요즘 유아들을 보면 이런 키위새가 생각이 납니다.
예전에는 한 집안에 아이 대 어른의 비율이 아이가 더 많은 경우가 많았지요. 하지만 요즘은 아이 보다 어른이 더 많은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 아이가 집 안 전체의 절대적인 존재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지인도 손녀가 태어나니 그 손녀가 우리 집의 종교가 되더라고 표현하시더군요
원에서 가족행사를 해도 아이 한 명에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 등 예닐곱명은 온다고 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며 경험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는 오히려 적어지고 아이가 편안하고 안락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유투브에 이런 키위새가 날고 싶은 꿈을 꾸며 환경과 공간을 디자인하는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환경과 공간을 만들어가는 창조력을 키워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한 창조력은 신체, 정서, 인지뇌가 조화롭게 통합될 때 발현 되는 것이므로 유아시기 균형 있는 뇌 발달에 힘쓰는 것이 미래인재를 키우는 지름길이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 본 칼럼에서는 유아시기 신체와 정서, 인지뇌를 잘 발달시키기 위한 뇌교육적 방법들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글. 이은정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과 겸임교수 nayuc@naver.com
경북대를 졸업하고, 교육관련 일을 하던 중 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에 진학해 석사, 박사수료를 함. 뇌교육을 통해 인간 뇌의 가치와 올바른 교육의 방향을 알고, 성인 대상 뇌교육을 펼치던 중 두뇌발달의 결정적 시기인 유아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 있어 유아교육현장에서 10년째 뇌교육을 전하고 있다. 현재 ㈜키즈뇌교육 수석연구원으로 있으며,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과에서 ‘유아 뇌교육’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