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정의 뇌활용연구실 10편] 명상과 통증경감의 관련

[양현정의 뇌활용연구실 10편] 명상과 통증경감의 관련

지난 20 여년간 신경과학에서 명상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지만 아직 명상이라고 하면 과학의 영역과는 멀리 떨어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과학도 그 분야가 아주 세분화되어져 자신의 분야가 아니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나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전문분야인 미엘린 이외의 분야에는 꽤 문외한이었다.

▲ 명상과 관련한 통증완화는 통증을 인지적으로 조절하는 뇌영역과 관련된다. <사진=Pixabay 이미지>

명상을 접해본 적이 없는 지인 과학자 A와 명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문득 명상에 대해 수적으로 얼마나 많은 연구가 되어져 있는지 궁금해졌다. 생명과학 분야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이라면 친숙한 퍼브메드(https://www.ncbi.nlm.nih.gov/pubmed/)에서 ”Meditation“이라고 검색해 보았다.

검색결과는 4701건이 나왔고 연간 연구량이 점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지구상에 비슷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연구 결과물이 4701건이나 있다니 연구자인 나로서는 즐거운 일이고 그들이 어떤 연구를 했는지 궁금해진다.

지인 A는 명상을 해 본 적이 없고 꽤 회의적이다. 명상을 해서 몸이 좋아지는 것은, 플라시보 효과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나 또한 궁금해져 다시 검색을 해본다. 명상과 플라시보 효과에 대해서. 검색결과, 과연 이와 같은 의문을 가진 연구자들이 있었고 그들은 다음과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2015년도 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된 웨이크 포레스트 의대, 노스캐롤라이나대학, Cincinnati Children’s Hospital Medical Center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명상은 플라시보 효과 또는 컨트롤과는 다른, 명상 고유의 신경메커니즘에 의해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명상이 통증을 경감시킨다는 것이 알려져 있지만, 그것이 플라시보 효과와 같은 경로에 의해 일어나는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에 착수하였다. 그들은 75명의 건강한 지원자를 무작위로 4개의 그룹(명상그룹, 플라시보 그룹, 가짜 명상그룹, 오디오북을 듣는 그룹) 으로 나누었다. 49도 이하의 온도자극, 즉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는 자극을 팔에 주어 실험했다. 피험자는 아무 때나 자극에서 손을 들어 자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각각의 그룹의 뇌를 MRI로 촬영하고 통증의 정도 및 불쾌감 정도를 0부터 10까지의 순위에 의한 자가 평가를 시행하였다.

명상에 의한 통증경감은 플라시보 효과와 메커니즘이 전혀 다르다

그 결과, 이 모든 인지적 조작은 단순히 쉬는 그룹보다 의미있게 통증의 정도와 불쾌감을 경감시켰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명상그룹을 플라시보 그룹 및 가짜 명상그룹과 비교해보았을 때, 통증의 정도와 통증이 유발하는 불쾌감의 정도가 다른 그룹들에 비해 명상그룹에서 현저히 의미있게 감소하였다는 점이다.

명상과 관련한 통증완화는, 통증을 인지적으로 조절하는 뇌영역(안와전두피질, 협하전방대상피질, 전방섬피질을 포함)과 관련이 있었다. 반대로, 플라시보 효과에 의한 통증의 경감은 배측면 전전두엽의 활성과 감각처리영역(이차 체성감각피질)의 비활성화와 연관이 있었다. 가짜명상에 의한 통증의 경감은 의미있는 신경활성과 연관성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호흡률의 감소와 다소 관계성을 보였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명상에 의한 통증경감이 플라시보 효과와 메커니즘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며 명상에 의한 통증경감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플라시보효과보다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명상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질 수 있는 질문에 대해 답을 주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아닐 수 없다.

다음에 지인A를 만나면 이 연구결과를 소개해주고자 한다. 생기발랄하게 의문을 제기하는 전형적 과학자 A는, 과학자들이 늘 그러하듯 또 다른 의문을 제기하겠지만 끊임없는 의문의 제기와 탐구를 통해 과학이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 생각된다.

참고문헌
Zeidan et al., (2015) 35(46):15307-15325 Journal of Neuroscience

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융합생명과학과 양현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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