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 나이 열아홉, 벤자민학교 통해 나는 나를 알게 되었다"

[인터뷰] "내 나이 열아홉, 벤자민학교 통해 나는 나를 알게 되었다"

광복 70주년 청소년 대표 33인으로 선정된 이진 군(벤자민인성영재학교)

열아홉 살, 고3. 어정쩡한 성적이었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그렇다고 아주 못 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대로 수능을 본다면 성적에 맞춰서 평소 생각하지도 않던 대학에 애매한 학과에 원서를 쓰겠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무엇을 하든 좀 더 의미 있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진 군(대구,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은 고3 생활을 두 달하고 학교에서 나왔다. 정확히 말해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1년 과정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입학했다.

주변에서는 "이제 조금만 참으면 졸업하고 대학을 가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텐데 왜 지금 그만두느냐"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진 군은 스스로 확신이 있었다. 나는 지금 내 삶에 가장 의미 있는 선택을 하며 살고 있다는 확신 말이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이진 군. 광복 70주년을 맞아 차량이 통제된 세종대로, 광화문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축제 현장으로 바뀐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로에서 이진 군을 만났다. 진이는 여성가족부가 모집한 '청소년 대표 33인'에 선정되어 정부 공식 행사 무대에 내려온 직후였다. 


- 광복절 공식 행사 무대에서 무척 신나 보였다. 소감이 궁금하다.

"떨릴 줄 알았는데 막상 무대에 오르니까 정말 신났다. 광복 70주년이니까 큰 축제의 무대에 설 수 있어서 감사했다. 아쉽게 선서자 대표가 되지는 않았지만, 청소년 대표 33인에 뽑히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친구들을 만난 것이 가장 기쁘다.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수많은 생각과 꿈에 대해 이야기나누면서 내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 꿈도 구체화되었다."

▲ 무대에 오른 이진 군.

- 광복절 청소년 대표에 신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계속해서 새롭게 도전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광복 70주년을 맞아 여성가족부에서 청소년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보았고 주저 없이 신청했다. 
벤자민학교 입학하고 널리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 정신에 관해,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광복을 이룬 수많은 열사들에 관해 알게 되었다. 시험을 치기 위해 아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진심으로 알게 되니까 정말 자랑스러웠다. 그래서 이번 광복절에는 무엇이든 그 마음을 표현해보고 싶어 신청했는데 선정되어 기쁘다."


- 고3 4월 말에 학교를 자퇴하고 벤자민학교에 입학했다고 들었다. 

"예전에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몰랐다. 평소에 하는 이야기는 학교 시험, 성적, 축구, 게임  뿐이었다. 일반 학교에 다닐 때는 나에 대해 생각할 틈이 없었다. 항상 쫓기듯이 바빴고 마음에 여유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 꿈이 뭔지 잘 안다. 요즘 나는 내 꿈에 관해 이야기하고 지금 내가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 광복 70주년 정부 공식 행사 무대에 오른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과 청소년 대표 33인. 이진 군은 사진 왼쪽 가장 뒷줄에 서 있다.

- 부모님을 설득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고3 올라가기 전에 벤자민학교를 알게 되어 부모님을 설득했다. 학교설명회도 다녀오고 내가 왜 이 학교에 가야 하는지 계속 말씀드렸다.
섣불리 내릴 결정이 아니라고 하시며 일단 고등학교 3학년 생활과 벤자민학교 생활을 병행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올해 4월까지는 일반 학교에 다니면서 벤자민학교 활동을 했다. 동아리 활동, 멘토링,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 할수록 분명해졌다. 부모님도 내 선택을 인정해주셨다."


- 꿈이 분명해졌다고 했다. 

"만약 이 세상의 부가 평등하게 나뉜다면 어떤 세상이 올까? 사람들이 서로서로 홍익하며 살아가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요즘 매일 하는 질문이다. 나는 지구경영자가 되고 싶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좀 더 많은 사람, 나아가 모든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

▲ 이진 군을 비롯한 청소년 대표 33명이 광복절을 앞둔 11일 서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모여 광복절 행사 무대에서 발표할 '청소년 선언문' 내용과 낭동 방식 등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이진 군과 같이 꿈을 찾는 10대 친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뭐든 잘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가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노력하는 사람이 기회를 얻는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해나가길 바란다. 그 노력들이 모여서 기회가 되고 또 성장하는 계단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


글/사진.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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