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신입생 대표로 무대에 올라 입학생 선서를 한 조은별(17세) 양. 요즘 모든 중학생 학부모들의 로망이라는 C국제고등학교 입학을 뒤로하고 벤자민학교에 입학한 은별 양의 이야기는 이미 입학 전부터 화제였다.
“한편으로는 기대, 또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이 있어요. 1년 동안 정말 온전히 제 인생을 제가 주인이 되어서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하니까 이것저것 계획도 많고 그래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주도적으로 이것저것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는데, 막상 주변에서 저를 걱정하시거나 나태하게 보실까봐 그게 좀 걱정되기는 해요.”
은별 양은 아주 적극적인 학생이다. 초등학생일 때 일본 가수의 음악을 듣고 흠뻑 빠져서 일본의 연예인 소속사에 이력서를 보내기도 했고, 직접 일본에 찾아가 학교를 알아보기도 했다. 겨우 열두 살 때의 일이다.
게다가 국제기구 활동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자 직접 다문화 학생들을 만나 공부를 가르쳐주고 멘토링을 해주었다. ‘좋은학교’라는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또래 친구들을 상담해주며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스페셜올림픽에 참가해 봉사활동도 했다. 이외에도 수많은 꿈을 꾸고 또 활동을 하며 쉼 없이 움직인 은별 양이다.
“중요한 건 어른들이 자녀들에게 조바심을 내지 않으시는 거예요. 우리는 누구나 다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고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어요. 작년에 떨어졌던 자존감도 벤자민학교를 준비하면서 가만히 두시니까 절로 회복이 됐어요.(웃음)”
교사인 은별 양의 어머니는 은별 양의 리더십과 언어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아채고 일찍부터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벤자민학교에 입학해 1년의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은별 양 어머니의 제안이었다. 뇌교육을 통해서 ‘홍익弘益’의 가치를 알고 또 느낄 수 있도록 연결해준 것 역시 어머니였다.
“사는 것 자체가 홍익이라고 생각해요. 숨 쉬고, 먹고, 자고, 움직이는 게 어떻게 보면 서로 이롭기 위해서 하는 거잖아요. 대부분 제 또래를 보면 자기 가치를 아주 낮게 느껴요. 진짜 홍익은 나를 높일 때 가능하죠. 더 많은 친구들이 자기를 자랑스럽게 여기면 좋겠어요.”
아이돌 그룹 EXO(엑소)를 좋아한다며 깔깔 웃을 때는 영락없는 10대 소녀다. 하지만 홍익에 대해 말하고 가치를 말하는 은별 양, EXO에 중국인 멤버가 많아 올 1년 동안 중국어 공부를 확실히 하고 공연 기획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은별 양을 보고 있자니 이미 속이 꽉 찬 어른 같다.
“1년이라는 시간이 선물처럼 제게 주어져서 정말 감사하고 기대되면서도 온전히 제가 알아서 해야 하는 1년이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 부담감도 느끼고 있어요. 이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금 앞일을 내다볼 수는 없지만 정말 행복해요. 저를 보고, 또 저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잖아요. 국제고등학교에서보다 더 가치 있는 1년이 될 거라고 믿어요.”
벤자민학교에서 시작할 1년의 첫날, 은별 양을 만났다. 그 1년이 끝나는 2015년 3월에 다시 은별 양을 만나 ‘가치 있는 1년’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글·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사진·이효선 기자, 임선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