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학의 문제는 현재 노인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나의 미래에 대한 문제라고 봐야 한다. 장생보법과 같은 한국 고유의 명상법은 몸과 마음의 변화, 궁극적으로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는 원리를 담고 있다. 이것은 국내뿐만이 국제적으로도 공감할 수 있다.”
안진경 박사(장생문화연구원 연구실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는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0차 세계노년학, 노년의학 대회(IAGG 2013) 포스터 세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노년학과 노인의학의 학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IAGG 2013은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리고 있다. 올해는 ‘디지털 고령화 세대’라는 주제로 78개국 4,000여 명의 전문가들이 674개 세션에서 3,794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안 박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까지 코엑스 D홀에서 장생보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현대단학의 장생보법을 마사이워킹, 파워워킹, 노르딕워킹 등과 비교했다. 다른 걷기들은 공통적으로 체력강화와 같은 몸의 물리적 변화에 따른 건강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반면 장생보법은 물리적인 변화 뿐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 더 나아가 명상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안진경 박사 (장생문화연구원 연구실장)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발표에서 강조한 점은 무엇인가?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장생보법은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가? 첫 번째, 걷기로 명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사이워킹, 노르딕워킹은 신발과 같은 도구가 필요하다. 그런데 장생보법은 자세 교정만으로도 신체적인 건강뿐만이 아니라 깊은 의식상태로 들어가 명상할 수 있다. 이런 점이 외국학자들이 놀라워했다. 또한 걷기방법이 쉽다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 외국학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
“대만국립대학에서 온 발표자는 노인건강을 위한 훈련법으로 장생보법을 도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명함을 하나씩 보여주며) 일본 신주대학교 의대 교수인데, 장생보법에 관심이 많아서 일본어로 번역한 책이 있다고 소개해주었다. 홍콩에 있는 여가교육연구원 상임연구원도 많은 정보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장생보법, 걸음아 나 살려라 - 이승헌 저>을 펴낸 출판사에서도 도서를 후원해 주었다. 덕분에 포스터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에 한 분은 ‘걸음으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며, 본인도 그러고 싶다고 말했다.(웃음)”
- 세계적인 학술행사는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2012년부터 1년 동안 박사급 연구생들과 장생 세미나를 해왔다. 한 달에 1~2번을 하면서 100세 시대를 위한 정부, 기업, 사회단체 등의 연구현황을 조사했다. 그 과정에서 올해 IAGG 2013이 열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년 말에 제안서를 제출해서 발표통지를 받았다.

- 우리나라도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올해 대회에서도 건강, 사회복지, 의학 등 다양한 각도에서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장생이라는 주제는 가장 관심 있는 주제라고 본다. 그런데 장생보법은 단순히 오래 산다는 협의적인 차원이 아니라 의식의 각성, 성장, 완성으로 전개되는 광의적 차원의 장생법이다. 특히 노년학의 문제는 현재 노인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나의 미래에 대한 문제라고 본다. 장생보법과 같은 한국 고유의 명상법은 몸과 마음의 변화, 궁극적으로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는 원리를 담고 있다. 이것은 국내뿐만이 국제적으로도 공감할 수 있다. 장생보법에 관해 실증적 분석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다면 고령화 문제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 자기명상(Magnetic Meditatio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으로 안다. 노년학, 노인의학에서 자기명상도 좋은 주제라고 생각한다. 5분간 에너지를 통해 몸과 마음을 바꾸는 자기 명상도 연구하고 싶다. 또 장생을 국내뿐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학자들과 연대해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더 나아가 동양의 명상에 관심이 높은 유럽학자들에게도 소개하고 싶다.”
■ 장생보법 발표 전문
The Korean Longevity walking method
- Jangsaeng bobup(長生步法)
본 연구는 현대단학의 장생보법을 살펴보고 마사이워킹, 파워워킹, 노르딕워킹을 타 걷기법으로써 장생보법과 비교하여 현대단학의 장생보법이 장생법으로서 갖는 의미를 밝히는데 있다.
장생보법(長生步法)은 2007년 이승헌이 창안하였다. 낙마(落馬) 사고를 겪은 뒤 주저앉은 척추를 스스로 교정하고 발견하게 된 바르지 못한 자세와 걸음걸이를 고치기 위해서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고안한 걷기법이다.
기(氣)의 흐름, 혈자리, 호흡을 중시하는 측면에서 현대적인 선도보법(仙道步法)이라고 할 수 있다. 장생보법의 특징은 일상적인 걸음을 통해서 기를 축적하고 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 있다.
선도수련의 기본은 기를 체험하고 생활 속에서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기를 체험한 사람보다 체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고, 수련장에서 기를 체험하였다 하더라도 생활을 하면서 이를 모두 소진하거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장생보법은 이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걷기를 통해서 몸, 기, 정신을 하나로 통합시켜 의식의 변화를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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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워킹, 파워워킹, 노르딕워킹의 걷기는 공통적으로 근력, 뇌파, 지방도 저하, 골격 강화와 같은 체력강화와 같은 몸의 물리적 변화에 따른 건강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현대단학의 장생보법은 물리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의식의 변화로 인해 신명(神明)의 단계에 이를 수 있는 걷기법임을 보여준다.
장생보법은 혈자리에 대한 의식과 단전에 대한 집중을 통해서 하단전에서 상단전, 상단전에서 하단전까지 기운이 유통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걷기를 하는 동안 몸을 의식하고 몸의 감각을 깨우면서 그 느낌이 발전하여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는 명상 단계로 들어가도록 한다. 이 같은 상태는 걷기를 수행하면서 편안하게 이완하고 용천과 단전, 단전과 가슴, 가슴과 뇌, 정수리 백회까지 의식의 집중을 통해서 하나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장생보법은 여러 층위에 존재하는 단전의 감각을 활용하고자 하는데 특히 외부의식을 통제하기 위해 내단전 및 외단전과 관계된 혈자리에 의식을 두고 단전을 각성시키고 기감 회복을 유도한다. 시작은 발바닥 용천의 외단전을 중심으로 하단전의 활성화와 관계하나 궁극적으로는 하단전에서 상단전에 이르는 단전의 기운 유통을 통해서 정충, 기장, 신명에 이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걷기를 통해서 몸의 움직임, 기의 느낌, 생각을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끊어지고 내부의식을 발현하는 과정으로 발전한다. 그래서 장생보법은 이완된 몸의 집중을 통한 걷기 명상인 것이다.
이러한 효과들에 비추어 볼 때 장생보법은 건강, 장수를 도모하는 협의적인 차원의 장생법을 넘어서 의식의 각성, 성장, 완성의 과정이 전개되는 광의적인 차원의 장생법이라고 할 수 있다.
글,사진.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 | 자료제공. 코리안스피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