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천재 에란 카츠, 우리가 뇌를 훈련해야 하는 이유는?

기억력 부문 세계 기네스북 보유자 에란 카츠 28일 기자회견

500자리 숫자를 한 번에 듣고 기억해 기억력 부문 기네스북에 오르고, 두뇌 계발 강연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에란 카츠(48)가 한국을 찾았다.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민음인) 한국판 출간을 기념해 지난 2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기억을 잘하는 것 못지않게 잘 잊어버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츠는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인간의 두뇌를 기술로 대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우리가 두뇌를 훈련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강조했다.

 ▲ 500자리 숫자를 한 번에 듣고 기억해 기억력 부문 기네스북에 오른 에란 카츠 

5년 만에 한국 방문을 환영한다. 신간 <뇌를 위한 다섯가지 선물> 곳곳에 한국에 대해 나온다. 어떻게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 계기가 궁금하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인들이 이뤄낸 성과를 보며, 이스라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이스라엘과 한국은 태어나자마자 헤어진 형제처럼 비슷하다. 새벽 2시에도 카페를 여는 도시는 텔아비브(이스라엘 도시) 외에는 한국에서밖에 못 봤다.

책을 통해 한국에 대해 알게 되었고, 6·25 전쟁을 알게 되었다. 또한, 기억력을 공부하고 언어를 쉽게 배우는 테크닉을 공부하다가 세종대왕에 대한 자료를 접했다. 한글을 발명해서 한자를 대체하여 많은 사람들이 쓰게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한국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는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처음에 한국에 와서 겪었던 경험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서울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많은 사람들이 환영해 주었고, 그래서 한국에 대해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유대인의 교육 방법을 물어보는데, 오히려 한국에서 배울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요즘 스마트폰이 사용이 일반화되었다. 스마트폰이 사람들의 두뇌에 끼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는가?

스마트폰들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예전에는 머리로 기억했던 사실들을 기술로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기억력이 항상 기술의 도움을 받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언어 구사나, 시험, 여행을 갔을 때 물건을 어디에 놓았는지 이런 일들은 기억력에 의존해야 한다. 기술은 언제나 도움이 되지만 우리는 언제나 뇌를 단련하고 훈련해야 하는 것은 변함없다.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경우가 많은데 고백하자면 나도 그중 하나이다. 이번 책 ‘욕망 관리의 선물’이라는 챕터에서 소개했는데, 스마트폰을 5분에 한 번씩 보는 것을 안 하는 것부터 욕망을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메일 체크도 1분에 한 번씩 하는 것은 마치 우체통을 살펴보는 것과 같다. 하루에 네다섯 번씩 해도 충분하다.

중요한 예를 들자면 요즘 교통사고 원인 1위는 운전 중에 문자를 보내는 것이다. 이 책의 ‘안전함에 대한 장’에서 보면, 실수를 예방하는 데 있어서 많은 정보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점에 대한 실험이 있었다. 한 그룹은 40가지 기준을 통해서 주식에 투자했고, 한 그룹은 3가지 기준을 갖고 투자를 했는데, 결과는 후자가 좋았다.

이것은 직관과도 연관하여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쇼핑 갔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본 옷이 마음에 든 경우가 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우리의 뇌가 예전에 기억하고 있는 것들이 직관적으로 작동하게 된 것이다.

또한, 우리 뇌가 컴퓨터보다 훨씬 빨리 계산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축구에서 드리블을하는데 패스를 할 것인지, 슛할 것인지, 1초 안에 결정해야 하고, 그것은 컴퓨터가 따라 할 수 없는 일이다.

기억력의 대가라 스마트폰에 전화번호가 저장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혹시 저장된 번호가 있는지, 저장했다면 왜 했는지 궁금하다.

사실 이게 정신적인 게으름과의 싸움이다. 기억 묘기는 필요할 때만 보이고,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다. 대부분 번호를 외우기는 하는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단축키를 외우는 것이다. 딸의 단축키 1번이 생각 안 나서 아내한테 전화해서 물어본 적도 있다.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기술과 뇌의 능력을 적절히 균형을 찾아서 쓰는 것이 중요하다.

 ▲ 핸드폰에 전화번호를 저장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에란 카츠가 당황스러운듯 미소를 지었다.

스스로 매일 하는 두뇌 훈련법이 따로 있는지 궁금하다.

가장 좋은 훈련은 내 책을 읽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뇌를 사용하는 활동은 다 좋다. 십자 퍼즐, 수수께끼 맞추기, 언어 배우기, 공부, TV 보기가 아닌 라디오 듣기, 교양, 뉴스 프로그램 시청하기, 이런 정신적인 활동들은 모두 뇌에 도움이 된다. 라디오는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에 뇌에 좋다. 긍정적으로 보면 게임도 뇌 개발에 좋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앵그리 버드’ 게임을 통해서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나아갈 수 있다. 아이들에게 좋고 나쁘고 얘기를 할 게 아니라, “넌 천재야”, “그림을 잘 그려”가 아니라 실수를 딛고 개선했다는 점을 칭찬해야 한다. “너는 노력을 많이 했구나.” “정말 많이 전보다 나아졌구나!” 이런 식으로 칭찬해야 한다.

두 딸의 자녀교육법이 특별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는가?

물론 최고의 교육은 조건없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따라오는 것이다. 중국 속담에는 “학생이 준비되면, 선생님이 온다”는 말이 있다. 공부는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시험이 있을 때 딸들이 와서 기억력 높이는 방법을 물어보고, 그럴 때에야 즐겁게 가르치고 즐겁게 배울 수 있다.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므로, 강요하지 않고 그들이 공부를 즐기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마라, 일단 좋은 학생 혹은 2등 정도를 노려봐라”는 말을 하는 게 좋다. 압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속적해서 노력하면, 1등을 하는 학생에 비해서 압박이 덜하기 때문에 나중에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사람들이 아이큐가 몇이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실제로 잘 모르고, 신경도 안 쓴다. 아이큐가 얼마고, 얼마나 똑똑하느냐 이런 것보다는, 자신이 아는 지식이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최근 기억을 잘하는 것 못지않게 과거의 기억을 잊어버리는 일 때문에 곤란을 겪는 일이 많다. 트라우마 같이 과거의 기억을 잊을 수 있는 간단한 팁을 소개해 주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용서다. 영어 단어에서 ‘용서(forgive)’와 ‘망각(forget)’이 비슷한 건 우연이 아니다. 남이나 나를 용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수가 77번 용서하라고 한 건 처음 용서할 때는 너무 감정적이어서 완전히 용서되지 않기 때문이다. 감정을 지우고 진심으로 용서했을 때 기억을 잊는 일도 가능하다.

원치 않는 기억과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는 방법으로 새것을 배움으로써 옛날 기억을 지우는 망각이다. 망각은 뇌에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멘탈헬스(Mental Health,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생각을 한다.

 ▲ 에란 카츠가 즉석에서 부른 24자리의 숫자를 외우고 있다.

에란 카츠의 전작들이 학습 능력과 기억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은 원치 않는 기억과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좋은 기억을 채워 넣는 법,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법, 욕망을 다스리고 스스로 관리하는 법 등 삶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실용적인 지침들을 담았다. 또한, '뇌' 뿐만 아니라 욕망, 갈등, 죄책감 등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방법도 함께 소개했다.

책에서는 신라 시대 월명의 <제망매가>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단서가 되었다는 등 저자의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책 곳곳에 드러난다. 이스라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책이 화제가 되면서 덩달아 한국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카츠는 지난 2008년 한국 방문 이후 많은 이메일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페이스북과 이메일을 통해 한국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글, 사진.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