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헬스를 위한 직업민주주의

멘탈헬스를 위한 직업민주주의

[이승헌의 뇌교육 이야기] 멘탈헬스 시대와 뇌교육 - ②

멘탈헬스를 위한 직업민주주의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나라로 칭송받아왔다. 높은 교육열은 우리의 자랑이었고,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 경제기적을 가져온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은 붕괴되었다. 청소년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과 성적경쟁의 스트레스, 학교폭력과 왕따 때문에 꽃다운 목숨을 스스로 끊고 있다.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와 학교폭력의 문제를 해결할 길은 어디에 있을까?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은 교육법 2조에 명기된 대로 ‘홍익인간’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교육제도와 학교는 홍익인간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육법만 제대로 지킨다면, 교육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을 한다면 우리나라 교육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청소년의 뇌를 존중하는 교육, 인간 중심의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청소년이 자신의 뇌를 활용하여 스스로 건강과 행복과 평화를 창조할 수 있도록 하는 뇌교육을 학교에서 실시해 덕(德), 체(體), 지(智)가 균형을 이루는 학교 교육이 실현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이다. ‘남보다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는 ‘성공지향’, ‘경쟁 위주’의 사회분위기는 너도나도 대학에 가야 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고등학교 졸업자 가운데 84%가 대학에 진학하는 기이한 현상을 낳았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불이 넘는 학구열이 높은 독일에서도 36%만이 대학에 진학하고, 등록금 또는 생활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받는 북유럽의 복지국가는 25% 정도가 대학에 간다. 우리나라는 높은 대학진학률에도 불구하고 대졸 취업률은 51%에 불과하고, 이 중 37%는 비정규적으로 취업하는 것이 현실이다.

공교육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네덜란드와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원인을 가장 정확하게 볼 수 있다. 네덜란드는 인구 1천6백만 명의 작은 나라이지만, 경제 강국이자 최고의 복지국가로 꼽히는 선진국이다. 네덜란드의 교육에서는 만 4세에서 16세에 이르는 초, 중고등학교를 의무교육으로 정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아이들은 중학교 진학을 앞둔 초등학교 6학년 때 진로를 결정한다. 중고등학교 입학시험 시토의 결과와 그간의 학업성취도를 기록한 학생기록부를 검토하여 학부모와 상의한 후에 진학하고자 하는 중고등학교에 신청한다.

네덜란드의 중고등학교는 세 종류로 나누는데, 첫 번째 6년 과정인 인문계 중고등학교로, 졸업 후 학문연구중심대학(WO)으로 진학하는 것이 가능하며 15%가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 5년 과정인 상위보통중고등학교로, 졸업 후 상위 직업전문대(HBO)로 진학하기도 하는데 25%가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4년 과정인 중하위 직업중고등학교로 졸업 후 중하위 직업전문대(MBO)로 진학하기도 하는데 60%가 이에 해당한다. 그래서 상위보통중고등학교와 중하위 직업중고등학교에 진학한 85%의 학생들은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미래의 직업을 준비한다.

예를 들어 히딩크 감독은 상위보통중고등학교의 전신인 HBS에 다니다가 축구에 소질이 발견되어 축구선수로 발탁,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스포츠리더전문교육기관인 CIOS에 진학해 축구감독 자격증을 따,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인문계 중고등학교나 대학을 나오지는 않았지만, 영어는 물론 독일어, 프랑스어, 그리고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까지 구사한다.

직업별로 보면 판사, 검사, 의사 학문연구중심대학 출신이라면, 곁에서 그들을 보좌하는 법원 공무원, 법무사, 물리치료사, 의료행정, 의료기구 전문가 등의 제반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상위직업전문대이다. 대학교수는 학문연구중심대학을 졸업해 석박사를 받은 사람이라면, 중고등학교 교사는 상위직업전문대에서 교육학 분야를 전공한 사람이다. 중하위직업전문대는 농업, 축산업, 수산업 분야를 비롯해 유치원 보조교사, 간호조무사, 요양조무사, 조리사, 도소매업자, 비서 등의 직업이 해당한다.

네덜란드 아이들은 대학에 목숨 걸지도 않고, 사교육에 시달리지 않는다. 모든 아이가 월등하게 공부를 잘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훌륭한 직업을 갖거나 고소득 연봉의 직장에 다닐 수는 없다. 네덜란드의 교육제도는 이러한 상황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14세~15세에 자신에게 알맞고 좋아할 수 있는 직업적 진로를 정한다. 그리고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원하는 직업을 갖고 일찍 결혼해 아이를 낳고 필요한 경우 대학에 진학한다. 네덜란드는 건강한 교육제도가 건강한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건강한 사회를 만든 좋은 예다.

네덜란드에서 대학은 통상 학문연구중심대학(WO)를 말하는데 15%만이 진학하므로, 대부분 대학 졸업 후 1년 내에 취업한다. 우리나라 상·하위 10% 근로자 간의 임금격차가 4.5배인데 비해, 네덜란드는 2.9배에 불과하고 학력 간 임금격차도 적고, 근로시간은 OECD 국가 중 가장 짧다.

네덜란드의 공교육 속에 우리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 인간에게는 일이 중요하다. 일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 존중을 받는다. 그래서 직업의 가치가 민주화되어야 한다. 이것을 직업민주주의(Job Democracy)라고 이름 붙였다. 시민으로서 정치적 권리가 존중받는 정치민주주의, 노동자도 존중받고 중소기업이 존중받는 경제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이제 우리 사회는 모든 일, 직업이 존중받는 직업민주주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직업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과 직업에 대한 가치가 새롭게 정립되고, 이에 맞게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육의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고, 학력 간 임금격차가 줄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직업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적 인식의 변화도 병행되어야 한다. '모두 다 대학에 가면 집은 누가 짓고 빵은 누가 만드나요?’고 말하는 네덜란드 아이들의 대학과 직업에 대한 인식은 제도와 교육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멘탈헬스 시대와 정신문화대국의 미래

21세기 인류는 정신적으로 앓고 있다. 인류역사상 최고의 물질적인 풍요를 이루었지만, 양심이 사라진 이 지구 한편에서는 매일 1만 8천 명의 아이들이 굶어 죽어 가고 있다. 인류와 모든 생명을 낳은 어머니 지구는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인류는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자연재해로 공포에 떨고 있다. 이 우울하고 심각한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자신의 뇌를 되찾은 인류, 양심을 되찾은 인류가 나와야 한다. 우리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홍익정신을 써야 할 때가 왔다. 절망하는 청소년들을 위해서, 좌절하는 대졸실업자들을 위해서, 빈곤과 병마에 시달리는 노인들을 위해서 그리고 무너진 가정과 학교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 양심의 등불을 밝혀야 한다.

뇌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건강과 행복과 평화를 창조할 수 있다. 뇌교육을 통해 깨달음이 대중화되고, 양심이 상식이 되는 시대가 와야 한다. 모든 사람이, 뭇 생명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홍익인간의 시대, 인간과 지구를 사랑하는 지구시민의 시대가 열려야 한다. 이러한 시대를 정신문명의 시대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멘탈헬스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철학, 홍익인간 정신이 있다. 그리고 홍익인간의 정신, 지구시민의 의식을 알려줄 뇌교육이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초로 탄생했다. 뇌교육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대학교와 대학원이 세워졌고, 유엔자문기구 한국뇌과학연구원과 국제뇌교육협회는 뇌교육으로 제삼 세계 교육문제와 청소년문제에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얼찾기 운동이 범국민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열정적인 선생님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뇌교육이 시행되고 있고, 온라인에서 학생들이 좋은 학교 카페를 만들어 자율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새해에는 이러한 정신문화운동이 더욱 확산하기를 바란다.

올해 58개국의 정상이 바뀌었고, 대한민국의 신인 우리 국민도 새로운 대통령을 선택했다. 우리 국민이 얼을 찾을 때 멘탈헬스가 회복되고, 세계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국민이 되어 교육붕괴, 가정파탄, 인간성 상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대한민국의 새로운 탄생은 비로소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는 아름답고 위대한 정신문화국가가 되어 정신문명시대를 선도하는 것이다. 계사년 새해, 뇌교육으로 열어가는 정신문화대국, 대한민국을 소망한다.

글. 이승헌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www.ilch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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