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무비] 두 사람의 몸을 바꾼다면? 영화 더 게임

[브레인 무비] 두 사람의 몸을 바꾼다면? 영화 더 게임

[영화 리뷰] 더 게임(윤인호 감독)

브레인 75호
2019년 06월 05일 (수) 23:31
조회수5596
인쇄 링크복사 작게 크게
복사되었습니다.

[무비 포커스] 영화 <더 게임> (2007, 감독 윤인호)
머리 이식수술? 두 사람의 몸을 바꾼다면, 어떻게 바꿔야 할까
척수, 뇌와 몸을 잇는 인체 유일의 고속도로

▲ 영화 <더 게임> (사진 출처= 네이버 무비)

# 영화 <더 게임>, 뇌를 바꾸는 수술

<더 게임>이란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가난한 거리 화가 민희도(신하균 분)는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금융계의 큰손 강노식(변희봉 분)으로부터 일생일대의 내기를 제안받는다. 강노식이 늙어가는 몸을 젊고 건강한 몸과 바꾸길 원한 것.

민희도는 고민 끝에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 일상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내기에 무모한 승부수를 던지고, 단 한 번의 위험한 게임으로 그들의 인생은 완전히 뒤바뀐다. 바로 강노식과 자신의 뇌를 교환하는 수술을 감행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바로 뇌를 교환하는 수술 장면이다(물론 현존하는 의학 기술로 인간의 뇌 전체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장면에서 신경과 의사는 두 사람의 뇌만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척수’까지 들어내 서로 교환한다. 왜냐하면 척수를 빼놓고는 뇌의 온전한 기능 발현을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몸과 뇌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인 ‘척수’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

척추동물에서 뇌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구성하는 신경세포의 집합체인 척수는 뇌의 연장선이나 다를 바 없는 존재다. 바깥에서 뇌를 볼 때 가장 안쪽에 있는 뇌간 영역의 연수 아래쪽에 위치한다. 물론 뇌에서 몸으로 내려가는 순서로 보면 출발점이고, 몸에서 뇌로 올라가는 방향에서는 몸의 출구이기도 하다. 즉, 몸과 뇌의 신호를 주고받는 핵심 중계소에 자리한 셈이다.

척수는 보통 흰색을 띠고 있으며 위쪽은 굵고 아래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단면을 봤을 때 중심 쪽은 H 모양을 한 회백질로 구성돼 있으며 그 겉면은 동그란 백질로 둘러싸여 있다. 그 때문에 척수는 외부에서 봤을 때 흰색을 띤다. 척수는 우리가 등뼈라고 부르는 척추에 의해 보호되고 있으며 또한 척추는 척수를 지지해주는 역할도 한다. 발음의 유사성 때문에 척수와 척추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척추는 뼈를 말하고 척수는 그 뼈 안에 들어 있는 신경세포와 섬유다발을 일컫는다.

# 척수, 뇌와 몸을 잇는 중앙고속도로

▲ 뇌와 몸을 잇는 고속도로, 척수

인체의 총사령탑인 뇌는 몸 전체에서 다양한 신호를 받아들이고 내보내는데, 그 신호가 들고 나는 곳이 바로 척수이다. 국토에도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가 있고 국도, 지방도 그리고 해당 도시나 마을로 가면 수없는 도로가 존재하듯이 척수는 바로 국토를 종단하는 하나의 ‘고속도로’인 셈이다. 고속도로가 정체되면 모든 국토의 교통망에 혼란이 야기되듯, 차들이 시원하게 달릴 수 있게 척수의 신호전달이 항상 원활해야 뇌와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법이다.

인체의 하나뿐인 고속도로인 척수는 마치 전신선과 같이 작용해 뇌와 신체 사이에서 양방향 통신을 매개한다. 말초신경계에서 받아들이는 자극은 척수를 통해 집합해 뇌로 올라가며, 마찬가지로 뇌에서 보내는 운동신호는 척수로 내려와서 말초신경계로 보내진다. 이렇게 척수가 존재하면 척수가 없는 생물에 비해서 훨씬 빠른 속도로 뇌의 신호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척추동물은 무척추동물에 비해 중추신경계가 크게 발달해 있다.

척수는 비단 고속도로의 기능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방 곳곳에 수없이 뻗어 있는 모든 도로망과도 연결돼 있는 것이 고속도로다. 척수에서는 일정한 간격으로 신경다발이 뻗어 나와서 온몸으로 퍼진다. 만약 이 척수에 손상이 생기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국토에 하나밖에 없는 고속도로가 정체 되거나 교통사고가 나서 일부 교통망에 문제가 생길 때를 상상해보면 짐작이 갈 터이다. 뇌와 몸이 주고받는 신호전달의 핵심 매개체인 척수. 10년 전에 나온 영화임에도 영화 <더 게임>에서 보여준 의학적 지식은 탄탄하다. 뇌와 척수가 갖는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글.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과 교수 | 자료= 네이버 영화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