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학생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공부도 졸업이었다. 그러나 최근 황농문 교수(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의 <공부하는 힘>은 학생보다 직장인들에게 더 높은 인기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거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몰입>,<몰입, 두 번째 이야기> 등을 통해 몰입적 사고를 통해 자신의 두뇌를 최대한 활용할 때 최고의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황농문 교수를 지난 21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 황농문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사진=본인 제공)
이번 책 서문에 보니 '자신 안에 숨어 있는 천재성을 깨우는 삶의 방식과 학습법을 찾는 것이 <공부하는 힘>의 목표라고 하셨습니다. 누구에게나 천재성이 있다는 생각이 흥미롭습니다. 자신만의 몰입방법을 깨우치면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을까요?
재능연구자들에 의하면 모차르트,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워런 버핏과 타이거 우즈의 뛰어난 재능은 신이 내린 선물이 아니고 후천적으로 발달시킨 것이라고 합니다. 또 발달시킬 수 있는 올바른 방식을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deliberate practice)’의 결과가 재능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오랜 시간 연습을 하고 훈련을 하면 누구나 뛰어난 재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몰입이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15시간 공부법 등 책을 보니 절에서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들 손에서 스마트폰이 한시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자극적인 정보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몰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부를 할 때 높은 몰입도가 있어야 하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려운 수학문제나 과학문제를 풀 때는 높은 몰입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비교적 쉬운 내용을 공부할 때는 높은 몰입도를 필요하지 않습니다. 주위가 어수선하고 몰입도가 낮은 상태에서도 쉽게 몰입하는 방법들이 있는데, 이 중의 하나가 반복을 하는 것입니다. 반복은 우리 뇌에 강한 자극을 만든다고 알려졌습니다.
스마트폰의 순기능을 잘 활용하면 됩니다. 스마트폰으로 영어의 말하기와 듣기 능력을 향상하는 방법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스마트폰으로 MP3 파일의 일정 구간을 반복해서 재생해주는 어학 학습 앱을 다운받아서 하나의 영어문장을 원어민이 발음한 것을 무한 반복 재생하면서 5분 정도 똑같이 따라서 발음하면서 연습을 하고 다른 문장으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연습하면 강한 자극이 형성되어 다른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아무 때고 쉽게 몰입할 수 있기 때문에 걷거나, 지하철이나 버스 안, 화장실에 갈 때 등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몰입하려면 체력이 뒤받침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교수님은 평소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시는지요?
예전에는 테니스를 했는데, 요즘은 무릎이 안 좋아서, 요즈음은 가능한 한 많이 걸으려고 하고 매일 탁구를 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끊임없이 몰입하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한 번뿐인 인생이므로 자신을 풀가동하고 있을 때 가장 만족스럽고 후회가 없을 뿐 아니라, 몰입하면 그 과정을 즐길 수 있고 결과에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몰입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생존을 위한 활동과 행복을 추구하는 활동으로 보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따로 추구하면 경쟁력도 높지 않고 누릴 수 있는 행복도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을 즐기면서 행복을 추구하면 누릴 수 있는 행복은 한없이 늘어납니다.
또한 한 번밖에 없는 소중한 인생임을 생각하면 삶의 어느 한 순간도 낭비해서는 안 되고 매 순간 삶다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해서 믿기지 않는 성취를 하는 ‘자아실현’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몰입은 삶이 수단임과 동시에 목적이 되게 하고, 생존, 행복, 자아실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도록 합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