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교육, 지식교육에서 체험교육으로

뇌교육, 지식교육에서 체험교육으로

창간 6주년 리포트

브레인 37호
2012년 12월 31일 (월)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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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 중 하나는 ‘학교폭력’이었다. 언론은 하루가 멀다 하고 청소년의 자살 소식과 도를 넘어선 학교폭력 실태를 보도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공교육의 위기 속에서 뇌교육은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체험형 정서교육, 학교를 변화시키다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정부는 학교 전담 경찰관을 배치하고 학교폭력신고센터 117을 활성화하는가 하면 상담교사를 각 학교에 배치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그동안 정부의 대책이나 제도가 없어서 학교폭력이 만연해왔던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부 하태민 교수는 ‘폭력 예방 및 창의 인성 교육’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행위의 주체인 사람이 사라지고 결과만이 남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학생들은 OECD 가입국 중에서 학업 성취도는 뛰어나지만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상호작용이 떨어지면 그만큼 주변과의 교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결국 폭력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하 교수는 뇌교육을 제시했다. 뇌교육은 신체활동과 정서, 정체성이 하나로 통합된 체험형 정서교육으로 학생들의 자아정체감과 긍정적인 정서를 향상시켜 건강하고 소통 가능한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뇌교육은 학교폭력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기 훨씬 전부터 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문화를 조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표적인 것이 ‘행복한 학교 만들기-뇌교육 해피스쿨 캠페인’이다. ‘해피스쿨 캠페인’은 지난 2007년 12월 5일 충남 천안 성남초등학교와 협약을 맺은 이래 현재 전국적으로 457개 초·중·고등학교와 협약을 맺어 학교 분위기를 바꿔가고 있다. 

뇌교육 해피스쿨, 학교에 가다

올 초 학교폭력의 해법을 찾는 목소리가 높아질 즈음 뇌교육으로 학교폭력을 줄인 사례가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이화영 교사는 지난 4월 열린 ‘브레인엑스포’에서 도화기계공업고등학교 재직 당시 전교생을 대상으로 뇌교육 명상을 실시한 결과, 학교폭력을 60퍼센트 이상 줄였다고 발표했다.

이 교사가 발령받을 무렵, 도화기계공고는 학교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였다. 이 교사가 담임을 맡은 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일 오전 1시간씩 뇌교육 명상을 실시하자 학급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보통 서너 명의 결석생이 나오는 다른 반과는 달리 이 교사가 담임을 맡은 반은 인문계열 수준의 출석률이 나올 만큼 결석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 수업 분위기도 좋아져 평균 성적이 10점 이상 올랐다. 

이 교사는 내친 김에 2010년 뇌교육협회와 해피스쿨 캠페인 협약을 맺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아침조회 시간에 뇌교육 명상을 실시했다. 그리고 다음 학기에 2학년 340명과 3학년 2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심부름, 금품 갈취, 괴롭힘 등 학교폭력 항목이 60퍼센트 이상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뇌교육이 학교폭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화영 교사는 “청소년기는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질풍노도의 시기인데, 뇌교육 명상을 하면 행복 조절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증가하고 스트레스와 폭력성이 줄기 때문에 충동 조절능력이 향상된다”고 분석했다. 결국 뇌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신체적, 정서적 변화가 학교폭력 근절에 도움이 되었다는 말이다.

실제로 명상이 스트레스 해소와 정서 안정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해피스쿨에서 각 학교에 제공하는 뇌교육 프로그램은 명상과 뇌체조를 통해 학생들의 집중력 향상과 정서 조절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오미경 교수가 2010년 9개 초등학교 269명을 대상으로 10주간 해피스쿨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이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집중력, 메타인지, 정서 조절, 신체 조절 영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교육 프로그램은 자기주도학습에 가장 중요한 능력의 하나인 메타인지(inner eye)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다. 메타인지는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인지하는 감각으로 IQ, 동기와 함께 학습능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요소다.

뇌교육 전문가들은 학교폭력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대체로 성적이 낮은 학생인 경우가 많은데, 뇌교육 명상으로 메타인지 능력이 향상되면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능력이 커지고, 학교 성적도 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교폭력에서 멀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전한다.  

공교육 문제, 뇌교육으로 푼다

뇌교육에서는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우선 학교의 문화를 바꾸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충북 형석고등학교는 해피스쿨 프로젝트를 통해 행복한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 해피스쿨 캠페인의 모델 학교다.

이 학교는 지난 2009년 9월 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와 해피스쿨 캠페인 협약을 맺고 뇌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연경흠 교장은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무기력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학생들을 보다 못해 건강한 학교 만들기를 목표로 뇌교육 해피스쿨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형석고등학교가 도입한 것은 해피스쿨 프로젝트에서 제공한 호흡과 명상, 뇌체조를 활용한 뇌교육 5단계 프로그램이다. 3년 동안 전교생을 대상으로 매일 아침 8시에 뇌파진동명상과 뇌체조를 실시한 결과 학생들의 집중력이 향상되고, 학교 내 폭력 사건이 눈에 띠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석고등학교에서 해피스쿨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행복한 학교문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해피스쿨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윤성 교사는 “서로에게 사랑을 전하는 ‘러브핸드 데이’가 학교 분위기를 바꾸는 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매주 금요일을 러브핸즈 데이로 정하고 전교생이 꾸준히 실천한 것이 YTN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영상으로 방송될 정도로 학교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했다.

형석고등학교는 이러한 결과를 인정받아 지난 7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제1회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호흡, 명상, 뇌체조, 예절문화 지도를 통해 학생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원만한 교우관계를 형성한 것이 우수사례로 선정된 요인이었다.

학교폭력의 대안, 뇌교육에서 찾다 

이밖에도 해피스쿨 캠페인은 전국의 많은 학교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충남 용남중학교는 해피스쿨을 도입한 후 학생들의 정서가 순화되고 학교폭력이 줄었다고 밝혔으며, 울산 명덕여자중학교는 뇌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업 성적이 올라 울산 동구 학력 최우수학교로 선정됐다. 경기 와부고등학교는 뇌교육을 주 1회 20분간 실시한 결과 학생들의 집중력과 자신감이 향상됐다.

뇌교육 전문가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학생들의 일탈, 폭력, 약물 문제 등은 교육 현장에서 늘 있어왔다고 지적한다. 다만 지금은 그것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뇌교육실천교사연합 고병진 교사는 “천만 명에 육박하는 학생들에게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학교 현장에 뇌교육을 도입한다면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뇌교육은 호흡과 명상을 통해 학생 개인의 신체적인 건강과 자신감, 창의력과 삶의 동기를 향상시켜줄 뿐 아니라 전국의 학교 현장에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글·전채연 ccyy74@naver.com | 사진·(사)한국뇌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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