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의 주요 만성 합병증 중 하나이지만 마땅한 치료법이 없던 ‘당뇨병성 위마비’를 신경 자극과 호기(날숨) 분석을 통해 진단·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진은 특정 신경세포를 활성화해 느려진 위 배출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동시에, 환자의 날숨만으로 질환 상태와 치료 반응을 정밀 모니터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뇨병성 위마비는 위 출구가 막히지 않았음에도 신경 손상 등으로 위 운동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음식물이 위에 오래 머무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구토, 메스꺼움, 심한 식후 포만감을 호소하며, 영양 불균형과 혈당 조절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는다.
그러나 기존 진단법은 검사 시간이 길고 약물이나 환자의 생리 상태에 따른 변동성이 커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다. 치료 역시 증상 완화 수준에 그쳐 새로운 신경 조절 표적과 비침습적 모니터링 기술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서울대 연구팀은 장기간 당뇨병을 유발한 생쥐 모델을 구축한 뒤, 통증과 내장 감각을 담당하는 ‘Nav1.8’ 발현 신경세포에 주목했다. 사람의 유전자 연구에서 Nav1.8(SCN10A) 변이가 위마비와 연관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화학유전학(DREADD) 기법으로 해당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자극했다.
그 결과, 당뇨로 인해 현저히 느려졌던 생쥐의 위 배출 속도가 정상 수준에 가깝게 촉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세트아미노펜 흡수검사와 생체 형광영상(IVIS) 등 독립된 두 가지 검사 방식 모두에서 일관된 개선 효과가 입증됐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생쥐의 날숨에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분석해 치료 반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기법도 함께 제시했다.
분석 결과, 1-부탄올 등 주요 VOC 성분이 질환의 진행 및 치료 반응에 따라 유의미하게 변화했다. 특히 2,4-다이메틸-1-헵텐과 4-메틸헵탄 두 성분을 바이오마커로 활용한 분류 모델은 치료 반응 여부를 AUC(곡선 아래 면적) 약 0.83의 높은 정확도로 판별해 냈다. AUC는 1에 가까울수록 진단 정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당뇨병성 위마비 환자를 위한 비침습적 진단 기기 및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에 게재되었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를 통해 주요 연구 성사로 소개되었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