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북스] 아이의 뇌는 부모의 태도를 기억한다

[브레인 북스] 아이의 뇌는 부모의 태도를 기억한다

아이의 뇌에 상처 입히는 부모들


한국 사회가 아동학대로 인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연간 최대 76조 원에 달한다는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물론 아동학대 문제를 경제적 측면으로 온전히 치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적 측면에서 볼 때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이다.

‘학대’라고 하면 언론에서 다루는 사건만을 떠올리며 자신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본 최고의 뇌과학자로 40년 가까이 아동 발달을 연구해온,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한 도모다 아케미 교수는 저서 『아이의 뇌는 부모의 태도를 기억한다』를 통해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학대라는 단어의 이미지 때문에 본질이 흐려질 우려가 있다며 '강자인 어른이 약자인 아이에게 취하는 부적절한 태도'를 ‘멀트리트먼트(maltreatment)'라고 부른다.

멀트리트먼트는 아이의 마음과 신체의 건전한 성장 및 발달을 저해하는, 모든 종류의 부적절한 태도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행위가 부적절했다면 그 자체로 이미 멀트리트먼트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했던 부부싸움도 포함된다. 

저자는 아이의 섬세한 뇌가 극도로 스트레스, 즉 멀트리트먼트를 받으면 고통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변형해버린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준다. 

그 결과 뇌의 기능에도 영향을 끼쳐 아이는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게 되고, 더 나아가 전 생애에 걸쳐 후유증을 갖게 되고 만다. 아이의 마음과 신체의 건전한 성장 및 발달을 저해하는, 모든 종류의 부적절한 태도를 의미하는 멀트리트먼트에는 아이가 보는 앞에서 했던 부부싸움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멀트리트먼트를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부모는 아마 없을 것이다. 저자 또한 자신도 예외가 아니라고 고백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부모나 양육자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이 부적절한 양육의 모습인지 깨닫고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올바른 양육법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상처를 입은 채 성장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람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부모’가 된다. 서툴렀을 뿐,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저자는 이 순간에도 아이를 키우느라 고군분투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더 나은 부모가 되는 방법, 아이를 지켜주고 상처에서 벗어나도록 도울 방법을 아낌없이 전한다.

갓 태어났을 때 겨우 300그램에 불과한 인간의 뇌는 성장하면서 서서히 생존 요령을 습득해간다. 뇌가 건강하게 발달하기 위해서는 인생의 초기 단계에 부모나 양육자로부터 적절한 보살핌과 애정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극도로 스트레스, 즉 멀트리트먼트를 받으면 아이의 섬세한 뇌는 고통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변형해버린다. 즉,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인 셈이다. 그 결과 뇌의 기능에도 영향을 끼쳐 아이는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게 되고, 더 나아가 전 생애에 걸쳐 후유증을 갖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연구 결과다.

『아이의 뇌는 부모의 태도를 기억한다』는 멀트리트먼트와 아이의 뇌 발달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뇌 과학으로 분석하고 조기 대응의 중요성과 부모를 위한 실제적인 조언을 이야기한다.

PART 1에서는 어떤 행위가 멀트리트먼트에 해당하는지, 즉 명백한 학대로 볼 수 있는 것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멀트리트먼트에 관해서도 알려준다. PART 2는 일상 속 부적절한 양육을 포함한 멀트리트먼트가 아이의 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과학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PART 3에서는 아이의 뇌가 지닌 유연성과 회복력을 이야기하면서 아이가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PART 4는 아이의 건전한 발달에 필수적인 애착 형성을 다루면서 애착은 지금이라도 다시 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 PART 5장에서는 지금까지 미처 알지 못해서, 서툴러서 잘못하고 있었던 부모를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부모가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어 우리 아이들을 보듬어줄 것을 따뜻하게 전한다.

부모와 아이 모두 멀트리트먼트에서 단번에 벗어날 수는 없다. 그렇더라도 이 책에 담긴 우리 아이 마음과 뇌가 건강하게 자라게 해줄 실제적인 양육의 기술을 하나씩 실천해보자. 저자의 바람처럼 우리 아이는 마음 다치지 않고 건강하고 성숙한 어른으로 커나가게 될 것이다. 또한 어른들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회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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