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북스] 오늘도 뇌 마음대로 하는 중

[브레인 북스] 오늘도 뇌 마음대로 하는 중

건망증부터 데자뷔, 가위 눌림까지 뇌과학으로 벗겨 낸 일상의 미스터리


《오늘도 뇌 마음대로 하는 중》에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할 만한 현실적인 사례들이 가득하다. 가벼운 건망증이나 기억의 조작과 왜곡, 가위 눌림으로 불리는 수면 마비, 운전석에 앉으면 예민해지고 자꾸만 분노가 치미는 심리와 같은 경험들을 뇌의 관점으로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저자가 임상 신경심리학자로서 현장에서 만난 환자들의 다양한 사례를 읽다 보면, 내 행동들이 비정상이 아니었다는 것에 한결 안심과 공감을 느낄 것이다. 

나아가 각 증상을 유발하는 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면서 그와 관련된 흥미로운 지식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사람의 얼굴이 아닌 형상이 얼굴처럼 보이는 변상증이나 한쪽 손에 자아가 생긴 듯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외계인손증후군 등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설명하면서 우리 뇌가 신체에 작용하는 다양한 원리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물론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는 예지몽이나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오는 임사 체험, 자신의 몸을 빠져 나와 자신과 마주하는 유체 이탈 경험 등을 과학이 완벽히 설명할 수는 없다. 

저자는 그러한 경험들을 충분히 존중하면서도, 뇌과학과 신경심리학의 관점에서 이해해 보는 자신의 여정에 동참해 줄 것을 권한다. 이 책이 단순히 병적이거나 미스터리한 뇌의 증상을 파악하는 것을 넘어서서 우리를 작동시키는 뇌의 메커니즘을 알아가는 즐거운 배움의 과정이었으면 해서다.


뇌를 둘러싼 오해와 궁금증을 다양한 사례들로 접근하다

최근 10년간 뇌과학이나 신경과학과 관련된 분야는 폭발적으로 확장되었다. 그러다 보니 유사 과학으로 변질되거나 뇌 기능에 대한 미신 또는 거짓말이 유행하고, 이를 상술로 활용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각종 미디어에서 뇌과학이나 신경과학이라는 용어를 아무렇게나 사용한 덕분에 사람들과 심리적 거리감은 좁혀진 대신, 진실과의 거리는 멀어진 상태다. 저자는 이런 오류와 미신들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오히려 인간의 뇌가 기능하는 방식에 대한 또 다른 측면으로 인식하며 흥미롭게 접근한다.

인간이 뇌의 10%만 사용한다거나 ADHD 환자는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착각, 나이가 들면 치매에 걸린다는 등 여러 설들의 오류를 짚어낸다. 그 외에 내향적 또는 외향적 인간을 규정하는 유전자나 아동청소년기의 무모한 행동들을 설명해 주는 신경 인지 과정에 대한 설명은 매우 흥미롭다.

저자는 오랜 기간 동안 뇌 기능과 인간 행동의 관계를 탐구해 온 자신의 경험과 연구 결과를 토대로 쓰인 책 속 내용들은 독자를 현혹하기보다는 지식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기 위한 목적임을 밝혔다. 바로 이 지점이 호기심 많은 인간인 당신이 뇌의 세계를 알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이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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