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자신에게 도움이 안 되는 일을 할까? 과거에 대한 기억, 사회문화와의 연관성, 가족의 영향, 주변 사람에 대한 감정, 상황에 대한 물리적 제약 등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간과하기 쉬운 게 우리 고유의 뇌 화학작용에 따른 숨겨진 영향이다.
임상심리학자인 코널 코완과 내과의학박사인 데이비드 키퍼가 40년간의 의학적 교류 끝에 완성한 이 책은 타고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도파민 부족 혹은 세로토닌 부족)이 어떻게 서로 다른 행동 패턴과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반응을 만드는지 소개한다.
나아가 평소 행동 패턴과 반응으로 나의 유형을 진단 및 파악하고, 이러한 성향이 일상생활・가정생활・직장생활에서 어떠한 문제를 만들어내지, 또 그로 인해 형성되는 나쁜 습관을 어떻게 건강한 루틴으로 재설계할 것인지 자세하게 설명한다.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수많은 최신 연구 자료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이 책은 다양한 상담 사례를 통해 이해를 돕고,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공격형 뇌 VS 방어형 뇌
우리의 자율신경계는 흥분시키고 자극하는 교감신경계와 진정시키고 이완하는 부교감신경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두 신경계를 작동시키는 신경전달물질들은 균형을 위해 늘 활발하게 움직여 편안함을 되찾아준다.
하지만 이 두 신경계를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완벽하게 균형을 맞춰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이 미묘한 생물학적 불균형이 우리의 무의식적 성향을 만든다.
두 저자는 우리 신경계를 흥분시키는 도파민이 부족한 유형을 공격형, 반대로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세로토닌이 부족한 유형을 방어형이라 부른다. 공격형은 도파민이 부족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낮은 각성 상태를 유지해 자극, 즉 보상을 좇는 경향이 강하고, 반대로 방어형은 세로토닌이 부족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높은 각성 상태를 유지해 진정, 즉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공격형은 기본적으로 낙천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을 띠는 반면, 방어형은 대개 비관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다. 대신 공격형은 쉽게 산만해지고 충동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방어형은 비교적 쉽게 집중할 수 있고 미래를 위해 현재의 만족을 기꺼이 미룰 수 있다. 이는 모두 본능적으로 편안함과 안정감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지향하는 반응이다.
하지만 편안함이 중심이 된 본능적인 대처 전략은 여러모로 우리를 나쁜 길로 이끌고 고통을 준다. 잠깐의 편안함을 오래 지속되는 고통과 바꾸는 일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자신의 뇌 유형 특성과 성향을 인식하는 것은 정서적 불편함을 넘어설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된다.
뇌의 지배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우리는 우리 자신이 뇌를 소유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뇌가 우리를 지배할 때가 더 많다. 우리가 의도하지 않아도 뇌는 우리를 불안으로 몰아넣기도 하고, 두려움에 떨게도 하며, 자극적인 것을 찾게 만들기도 하고, 분노를 표출하게도 한다.
뇌는 최선의 이익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기분을 좋게 만드는 단 하나의 목적과 매우 구체적인 전략을 갖고 있다. 뇌의 목표는 종종 우리의 의도나 우리가 알고 있는 건강하고 건설적인 삶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습관의 힘과 변화의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 가지 성향 중 하나를 파악하여 자신의 뇌를 통제하는 데 필요한 실용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을 개발하는 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작용 방식과 자신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이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독자는 자신의 무의식적 습관과 반사적 행동을 인식하고, 의도적인 자제력을 키움으로써 이를 건강한 습관으로 바꾸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