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여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스스로 균형을 맞춰가는 구조물이다. 건강한 뇌가 곧 균형 잡힌 뇌라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을 의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케임브리지 대학교 정신 건강 연구소의 책임 연구원이자 각광받는 젊은 신경과학자인 커밀라 노드는 정신 건강에 관한 기존의 사고를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는 최근의 과학적 발견들을 세심하게 살펴본다. 『브레인 밸런스』는 정신질환의 다양한 치료법들이 우리의 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또한 일상생활의 사건들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려준다.
그렇다면 균형이 잡힌 뇌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뇌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는 혼란스러운 일이 닥쳤을 때 건강한 뇌는 스스로 균형을 회복하며 잘 대처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뇌는 그러한 회복탄력성을 가지지 못한다.
건강한 뇌는 곧 균형 잡힌 뇌이다!
저자는 이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 쾌감과 고통의 신경생물학에서부터 도파민, 세로토닌, 오피오이드 등 우리의 기분을 매개하는 화학물질들을 상세히 파헤친다. 그리고 이러한 토대 위에서 정신 건강을 회복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위약과 항우울제, 심리치료와 여러 치료 방식이 어떤 방식으로 효과를 발휘하는지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우리가 먹는 음식, 운동, 수면 외에도 대화, 가벼운 산책과 같은 일상적인 행동들이 약물치료 및 심리치료와 비슷한 뇌의 화학작용을 일으켜 정신 건강 개선에 효과를 발휘한다는 놀라운 발견들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현대인의 정신 건강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브레인 밸런스』는 진정한 “웰빙”을 위해 현대 정신의학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정신질환의 당사자 또는 주변인으로서 회복의 과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할지에 대한 탁월한 시각을 제시한다.
이 책은 궁극적으로 정신질환을 마주하는 사회적인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증상을 범주화하여 누구에게나 맞는 치료법을 찾기보다는, 환자의 구체적인 상황과 뇌 구조에 따라 다양한 접근방식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신적인 현상과 신체적인 현상을 이분법적으로 분류하려는 관습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가진 경험과 정보는 모두 뇌와 몸의 상호작용으로 습득된 것이다. 따라서 정신 건강의 유지와 회복 역시도 항상성을 유지하는 뇌와 몸의 맞물림, 즉 “뇌의 균형”을 통해 가능하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