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북스] 나라는 착각

[브레인 북스] 나라는 착각

뇌는 어떻게 인간의 정체성을 발명하는가



거울을 들여다보라. 무엇이 보이는가? 평생 보아온 친숙한 얼굴이 그곳에 있다. 바로 당신이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처럼 우리는 자신을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한다. 그러나 신경과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그레고리 번스는 하나의 ‘당신’은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몸이라는 실체를 갖고 있지만, 그 안에 있는 자아는 매우 불안정하며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다.
 

뇌 속에 감춰진 자아의 기원을 찾아서

저자는 자아를 수많은 사건 중에서 특정한 부분을 편집하고 맥락을 이어붙인 기억의 집합이라고 정의한다. 즉, 내가 나와 세상에 들려주는 ‘나에 대한 편집된 이야기’다. 그런데 기억은 다큐멘터리의 기록과는 사뭇 다르다.

이러한 기억과 압축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나라는 이야기(자아)’는 태생적으로 허구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자신을 단일한 존재로 인식한다. 이것 또한 망상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매일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유용한 망상이라 할 수 있다. 어제의 당신은 오늘의 당신, 내일의 당신과 아주 비슷해서 오랜 시간이 지나야만 세 자아의 차이점을 구별할 수 있다. 

10년 전 사진을 꺼내 보자. 10년 전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사실 10년 전과 비교해 우리는 이미 다른 사람이 됐다.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일어나는 변화들은 매우 심오해서 정신적, 신체적으로, 심지어 세포 수준에서도 과거의 당신과 현재의 당신은 꽤 다른 존재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우리를 하나의 단일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살아갈까? 저자는 오랜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의 뇌가 생존을 위해 자아를 발명했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최신 계산신경과학과 다양한 심리 실험을 통해 우리 뇌가 자아를 만들어내게 된 이유와 그 과정, 그리고 우리 안에 존재하는 다중 인격을 살펴본다.
 

나는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역설적으로 자아를 비롯한 모든 믿음들이 뇌의 발명품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자아가 생성되는 뇌의 메커니즘을 알면 ‘내가 원하는 나’가 될 수 있다. 우리 뇌가 이야기를 통해 자아를 발명했다면, 같은 방식으로 자신을 재창조할 수 있다. 저자는 뇌가 세상을 설명하는 서사 구조와 그 작동 방식을 역이용한다면 원하는 나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나라는 착각》은 신경과학,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을 오가며 ‘자아 정체성’이란 개념이 실은 뇌가 만들어낸 허구임을 밝힌다. 자아는 수많은 사건 중에서 특정한 부분을 편집하고 맥락을 이어붙인 기억의 집합이다. 즉, 내가 나와 세상에 들려주는 ‘나에 대한 편집된 이야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무수히 많은 자아를 가지고 살아간다. 역설적으로 자아가 허구라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자아가 생성되는 뇌의 메커니즘을 알면 ‘내가 원하는 나’가 될 수 있다. 바로 그 해답이 이 책에 있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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