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은 신작 『투게더』에서 사람들이 거리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지역에서, 정치에서, 온라인에서 어떻게 협력하고 대화할 수 있는지 탐구한다. 세넷이 찾은 협력의 역사적 사례는 길드의 작업장, 근대의 예술, 파리의 코뮌, 월스트리트의 노동자, LA의 코리아타운, 페이스북의 ‘친구 맺기’ 등 실로 다양하고 광범하다. 세넷은 이 불평등하고 불안정한 사회에서 협력의 기술을 다시 배우고 공동체를 구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정치에서 협력이 이뤄지는 방식을 다룬다. 우리 대 그들이라는 분열이 극심한 현대 사회에서 대립의 정치가 아닌 협력의 정치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2부는 오늘날 협력이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진단한다. 유년 시절의 불평등이 심해지고, 권위와 신뢰가 약해진 조직과 사회, 비정규적인 신자유주의 노동 현장과 단기적인 시간 단위로 운용되는 금융 자본주의에서 새로운 자아의 유형이 출현했다. 요구가 많고 복잡한 사회적 참여 형태를 감당하지 못하고 ‘움츠러드는’ 인성을 가진 ‘비협동적 자아’가 바로 그것이다.
3부는 이렇듯 ‘경쟁사회’에서 약해진 협력을 강화시키는 기술을 검토한다. 물건을 만들거나 수리를 하는 장인들이 몸을 통해 기술을 ‘체화’하듯 사회적 관계의 기술 역시 그 리듬을 몸으로 익힐 수 있다고 세넷은 말하고 있다.
글. 이수연기자 brains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