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카운슬링] 도파민에 잠식된 아이들의 뇌

[뉴로카운슬링] 도파민에 잠식된 아이들의 뇌

숏폼 영상 시대의 주의력 위기와 전전두엽 회복을 위한 뉴로카운슬링

브레인 116호
2026년 05월 30일 (토)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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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을 기반으로 학제간 융합 흐름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가운데 인간의 마음과 행동 변화를 탐구하는 신경과학과 상담 코칭 영역] 이 만난 뉴로카운슬링neurocounseling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브레인》지가 사단법인 브레인트레이너협회와 함께 기획한 ‘뉴로카운슬링’ 코너. 이번 호에는 멘탈헬스케어 전문기업 ㈜옴니씨앤에스 교육연구센터 임은조 센터장에게 숏폼 영상 시대의 주의력 위기와 전전두엽 회복을 위한 뉴로카운슬링 방법에 관해 듣는다. 
 

뇌 보상회로의 왜곡

“우리 아이가 집중을 못 합니다.” 상담 현장에서 부모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러나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집중력 문제의 이면에 대개 무너진 수면 패턴이 자리한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 2학년 A양의 사례는 매우 전형적이다. A양은 매일 밤 스마트폰으로 숏폼 영상을 보다가 잠드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영상 하나의 길이는 짧지만 자동 재생 기능 때문에 시청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수면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학교 수업 시간에는 집중하기가 어려웠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점점 위축되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부모는 처음에는 ‘잠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뉴로카운슬링 관점에서 보면 A양의 상태는 단순한 수면 부족이 아니라 뇌의 보상 회로가 왜곡된 상태에 가깝다.

아동기의 뇌는 수면 중에 낮 동안의 학습 정보를 정리하고 기억을 강화한다. 특히 전전두엽은 수면 과정에서 신경 대사 부산물을 제거하고 실행 기능을 회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수면 결핍이 반복되면 이러한 회복 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면 부족은 주의력, 작업 기억, 실행 기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Alhola와 Polo-Kantola, 2007). A양의 경우에도 주의 지수(Attention Index)의 급격한 저하가 나타났다. 이는 단지 집중력이 부족하다기보다 지속적 주의 네트워크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점점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는 이유

숏폼 영상이 아이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배경에는 도파민 기반 보상 시스템이 있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 회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새로운 자극이나 기대되는 보상이 있을 때 도파민이 분비되며, 뇌는 그 행동을 반복하도록 학습한다. 숏폼 영상은 몇 초마다 새로운 장면을 제공한다. 빠르게 전환되는 장면과 강한 시각적 자극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반복되는 강한 자극은 아동의 주의 체계와 보상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Christakis, 2019). 특히 어린 연령일수록 이러한 자극 패턴에 더 쉽게 적응한다. 결국 숏폼 영상은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뇌의 보상 시스템을 반복적으로 자극하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수면 부족은 단순히 피로를 유발하는 문제가 아니다. 뇌의 보상 시스템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수면 부족이 인간의 선조체에서 도파민 D2/D3 수용체 결합 능력(Dopamine D2/D3 receptor binding availability)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보고된 바 있다(Volkow, 2008). 이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도파민 수용체의 결합 능력이 감소하면 뇌는 기존 자극에 덜 반응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된다. 아이들이 점점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전두엽의 조절 시스템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

전전두엽은 인간의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을 담당하는 핵심 영역이다. 이 영역은 단지 ‘생각하는 뇌’라기보다 행동과 감정, 주의를 하나의 방향으로 조율하는 상위 조절 시스템에 가깝다. 전전두엽은 주의 조절, 충동 억제, 계획 수립, 의사결정과 같은 기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며, 지금 해야 할 목표를 유지하고 방해 자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전전두엽은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보다 ‘지금 해야 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돕는 뇌의 조절 장치다.

특히 학습 상황에서 전전두엽은 지속적 주의(sustained attention)와 작업기억(working memory)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실에서 아이가 교사의 설명을 듣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제에 대한 정보를 머릿속에 잠시 유지하고, 외부 자극을 걸러내면서 다음 행동을 계획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모두 전전두엽의 실행 기능에 의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전전두엽 기능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때 아이는 수업 흐름을 따라가고 과제를 끝까지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수면 부족이나 과도한 디지털 자극이 반복되면 이 전전두엽의 조절 기능이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 전전두엽은 뇌에서 에너지 소비가 가장 높은 영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결국 뇌는 장시간 집중을 요구하는 학습 활동보다 즉각적인 자극을 제공하는 영상이나 게임 쪽으로 쉽게 기울게 된다.

A양의 경우에도 이러한 패턴이 확인되었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숏폼 영상 시청으로 수면 리듬이 깨지면서 전전두엽의 회복 시간이 부족해졌고, 그 결과 낮 동안 지속적 주의를 유지하는 능력이 약해졌다. 결국 수업 시간에 집중하기가 어렵고, 작은 자극에도 주의가 쉽게 이동하는 상태가 나타났다. 이러한 모습은 종종 집중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지만, 뉴로카운슬링 관점에서는 전전두엽의 조절 시스템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뉴로카운슬링은 행동이 아닌 뇌 상태를 조율한다 

전전두엽은 인지 기능을 넘어 자기조절(self-regulation)을 담당하는 중심 뇌 영역이다. 감정 반응을 조절하고, 충동을 억제하며, 장기적인 목표를 유지하는 능력도 전전두엽의 기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아동의 집중력 문제나 충동 행동을 이해할 때 단순히 의지나 태도의 문제로 판단하기보다 전전두엽이 충분히 회복되어 있는지, 그리고 전전두엽의 기능을 지지하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Lissak(2018)은 과도한 스크린 노출이 아동과 청소년의 주의력 문제 및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최근 연구에서는 숏폼 영상 사용 경향과 실행 통제 능력 사이의 관계도 연구되고 있다. Yan 등(2024)은 숏폼 영상 중독 경향이 실행 통제와 관련된 EEG 활동과 연관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뉴로카운슬링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EEG 기반 주의 지수를 통해 좀 더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지속적 주의 상태에서는 뇌파 리듬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디지털 자극에 과도하게 노출된 아동의 경우 이러한 리듬 안정성이 낮아지고, 자극 반응 중심의 뇌 상태가 나타난다. 이 상태에서는 학습 집중뿐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에서도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

뉴로카운슬링은 행동을 억제하는 접근이 아니라 뇌 상태를 조율(State Regulation)하는 접근이다. 아이의 뇌 상태를 이해하고 조절하는 과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상담 현장에 적용하는 뉴로카운슬링의 3단계 전략

• 1단계 : 이해를 통한 인지적 재구성

아동과 부모에게 뇌파 측정 결과를 시각화하여 보여주며, 현재 상태가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니라 환경 적응의 결과임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면 “아이의 뇌는 지금 아주 빠른 고속도로(숏폼 자극)에만 익숙해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대화나 학습 같은 국도(느린 자극)로 들어서면 엔진이 자꾸 꺼지려고 하죠”, “뇌파 측정 데이터를 보면 아이는 집중을 안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집중의 에너지를 유지할 힘이 부족합니다”라고 설명함으로써 ‘의지 부족’이라는 비난을 멈추고 아이의 뇌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다음에는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는 관점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훈련이 이뤄진다. 먼저 아이에게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니?”, “도대체 언제까지 폰만 볼 거야?” 하며 비난하는 말을 멈추고, 아이의 주의가 어디에 붙잡혀 있는지를 살핀다. 부모의 질문에 아이가 대답하지 않을 때는 아이가 부모의 말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 전환 능력이 일시적으로 마비된 상태임을 상기하고 잠시 기다려 준다. 

스마트폰을 갈구하는 아이의 욕구를 ‘뇌의 배고픔 신호’로 생각해도 좋다. 아이가 배고파할 때 간식을 주듯, 도파민을 원하는 뇌의 욕구를 채워줄 놀이 활동을 제안하며 공감에 기반한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데 주력한다.

• 2단계 : 수면 리듬 회복

수면은 전전두엽 기능을 회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담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취침 1시간 전 스마트폰 사용 중단, 잠자리에 들기 전 책 읽기, 간단한 스트레칭과 복식 호흡 등을 통해 부교감신경계 활성을 유도한다.

또한 상하좌우 안구 운동(saccadic movement), 손바닥을 강하게 비벼 열을 낸 후 눈 위에 올리기(Palming), 팔다리 쓸어내리기 등은 시각적 피로를 완화하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여 수면 모드로의 전환을 돕는다. 

• 3단계 : 자극과 자극 사이에 틈 만들기

숏폼 영상은 대부분 자동 재생된다. 하나의 영상이 끝나자마자 다음 영상이 시작되어 스스로 선택할 틈이 없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환경 조정이 필요하다.

① 자동 재생 기능 끄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스마트폰 설정에서 ‘다음 동영상 자동 재생’ 기능을 끈다. 이는 영상이 끝난 후 뇌의 전전두엽이 ‘다음 영상을 볼 것인가, 그만둘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의도적 선택의 순간을 만들어준다.

② 3초간 멈추기

상담사가 아이와 함께 영상을 하나 본 뒤,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기 전에 “정지”라고 외치며 3초간 눈을 감게 한다. 가정에서는 영상을 넘길 때마다 아이 스스로 “하나, 둘, 셋”을 세고 넘기게 한다. 3초의 멈춤은 뇌가 자극에 고착된 상태에서 자기조절 상태로 전환되는 최소한의 시간이다. 이 짧은 틈을 타 뇌의 실행 기능이 개입함으로써 자기조절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③ 속도가 느린 활동으로 넘어가기

빠른 자극 뒤에 즉각적으로 다른 활동을 강요하면 뇌는 저항한다. 따라서 영상 시청이 끝난 직후 의도적으로 ‘속도가 느린 활동’을 5분간 배치한다. 예를 들면 방금 본 영상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말하기, 주변의 파란색 물건 3개 찾기, 심호흡 3회 하기 등. 이러한 완충 활동은 뇌가 과각성 상태에서 서서히 벗어나 자기조절력을 회복하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이상의 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이다. 부모의 강압적 통제는 아이의 반항 심리만 자극할 뿐이다. 아이가 3초 동안 생각한 뒤에 다음 영상을 볼지 말지 결정하게 함으로써 아이의 선택권을 지켜줄 수 있다. 아이 스스로 멈추는 경험을 하는 순간이 뇌의 보상회로를 건강하게 재구성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아이의 뇌가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신경학적 조율자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과 숏폼 영상은 이미 일상이 되었다. 문제는 아이들이 디지털 환경 속에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환경이 아이들의 뇌 발달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를 우리가 충분히 이해하는가 하는 점이다.

아이의 주의력과 자기조절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환경 속에서 길러진다. 빠르고 강한 자극이 반복되는 환경에서는 뇌 역시 그 속도에 맞추어 적응하려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전전두엽의 조절 기능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면 아이는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고, 결국 학습과 일상적 집중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 통제가 아니라, 아이의 뇌가 다시 균형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뉴로카운슬링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아이의 행동을 문제시하기 전에 뇌의 상태와 신호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아이가 말을 안 듣는다고 나무라는 대신 아이의 뇌 상태에 관심을 갖는 순간,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진다.

아이의 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경이로운 성장 과정 속에서 아이는 스스로 주의를 조절하고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서툴게나마 배워간다. 숏폼 영상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통제가 아니라, 아이의 뇌가 스스로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뇌를 이해하고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뉴로카운슬러는 그 곁에서 따뜻한 신경학적 조율자가 되어줄 것이다.

글_임은조 ㈜옴니씨앤에스 교육연구센터 센터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브레인트레이닝학과 겸임교수

참고문헌
• Volkow ND et al. (2008). Sleep deprivation decreases dopamine D2/D3 receptor availability in the human brain. Journal of Neuroscience.
• Alhola P, Polo-Kantola P. (2007). Sleep deprivation: Impact on cognitive performance. Neuropsychiatric Disease and Treatment.
• Christakis DA. (2019). The challenges of defining and studying digital addiction in children. JAMA.
• Lissak G. (2018). Adverse physiological and psychological effects of screen time on children and adolescents. Acta Paediatrica.
• Yan S et al. (2024). Associations between short-form video addiction tendency and executive control: Evidence from EEG measures. 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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