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기공 공원강사로 11년차 조현숙 씨 “내 몸은 내가 살리는 거죠”



[인터뷰] 서울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국학기공강사 조현숙 씨

▲ 보라매공원에서 국학기공 강사로 11년째 수련지도하는 조현숙 강사.

“우리 60대나 부모세대는 자기 건강관리를 잘 하지 못한 세대죠. 그분들에게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어요.” 평생 농사를 지은 노모가 무릎연골이 다 닳아 제대로 서지 못하는 모습이 가슴 아팠다는 조현숙 강사(65)는 매일 공원회원들 앞에 서는 마음을 이렇게 전했다.

그가 11년 째 국학기공 강사로 서는 서울 신대방동 보라매공원은 예전 공군사관학교 자리로 곳곳에서 모여 생활체육을 하기도 하고 개인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이곳에서 조현숙씨는 2002년 공원 회원으로 시작했다. “운동삼아 트랙을 걷다가 기공하는 사람들이 활기차고 멋져 보여 시작했죠.”

동네 주민들과 형님, 동생하며 어울려 수련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러나 강사가 몇 차례 바뀌고 차츰 회원도 줄면서 공원 수련장이 문을 닫자 그는 당시 국학기공연합회에 강사를 보내 달라 몇 차례 요청했다. 그때 연합회에서 “본인이 직접 강사과정 교육을 받고 주민들을 지도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쑥스러움이 많아 망설이던 그는 교육을 받고 2007년부터 평일 저녁 8시면 공원에서 힘찬 구령을 외쳤다. 매년 4월부터는 야외 공원에서, 12월부터 4개월은 실내 강당에서 기공수련을 지도했다.

▲ 왼쪽상단부터 조현숙 강사가 보라매공원에서 수련지도하는 모습. 지난해 전국대회에 출전해 은상을 타기도 했다.(왼쪽 하단).

처음 5명에서 시작한 회원이 이제 79세 최고령 강 할머니부터 48세 막내 주부까지 여름이면 150명 넘게 모인다. “마이크를 써야 해서 여름에는 휴대용 앰프를 매고 나오느라 땀띠가 생기기도 하죠.(웃음)”

회원 중에는 10kg이나 체중을 줄인 주부, 손자를 보면서 오십견으로 팔을 들지도 못했다가 이제는 씩씩하게 팔을 흔들며 걷는 할머니도 있다. “저도 그 고통을 겪어봐서 알죠. 아플 때 포기하지 말고 조금 더 마음을 내도록 격려합니다. 천천히 호흡과 함께 하면 무리 없이 운동이 되죠.”

항상 고개가 삐딱하게 굳어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는다던 회원은 도리도리 뇌파진동수련을 하면서 정상으로 돌아왔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요실금 때문에 몇 년 동안 사람 모이는 곳을 가지 못했던 할머니는 매일 항문조이기를 따라하면서 증상이 없어졌다고 행복해했다. 회원들은 고추장, 된장, 김장김치 등 반찬을 강사에게 가져다주며 감사를 표한다.

▲ 마냥 소녀같은 조현숙 강사는 진달래꽃이 만발한 선정릉 공원에서 늘 보물처럼 휴대한다는 배꼽힐링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실 국학기공 수련지도하면서 제 건강이 더 많이 좋아졌어요.” 그는 아버지가 암으로 입원해서 6개월 가까이 병수발을 했을 때 식사, 운동, 잠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당뇨병 초기라는 내당증장애가 생겼다. “늘 피곤하고 손발이 차고 당뇨수치가 걱정되었는데 지금은 깨끗하게 나았죠.”

회원들과 국학기공대회에 나가 멋진 기공 동작을 선보여 상도 많이 탔다. 관악구 대회에서는 2년 연속 대상을 받았고, 어르신 대회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작년 서울시 대회와 전국대회에서는 은상을 받았다. 올해 전국대회와 국제대회를 앞두고 서울시 대회가 열리는 4월 29일을 대비해 선수를 선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어르신들이 국제대회에 선수로 무대에 올라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모릅니다.” 지난해 국학기공이 대한체육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서 그는 대한국학기공협회 정회원 등록을 추진해서 회원들에게 공식 회원증을 전하고 있다. 

▲ 대한국학기공협회 회원증을 들고 있는 조현숙 강사. 지난해 정회원으로 등록한 회원만 116명이라고 한다.

“국학기공을 만든 이승헌 총장께서도 37년 전 공원에서 무료로 중풍환자 한 명을 놓고 수련지도를 하면서 시작하셨다고 해요. 지금도 장생보법, 뇌파진동, 배꼽힐링 등 끊임없이 새로운 수련법을 주고 계시죠. 저는 그 길을 따라갈 뿐이죠. 사람들이 건강하게 더불어 갈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해요.”

그는 수련법이 새로 나오면 자신이 먼저 체험해보고 회원들에게 더 잘 전하기 위해 전문 강좌도 찾아서 배운다. “요즘은 배꼽힐링에 푹 빠졌어요. 20개월인 두 쌍둥이 손자를 보느라 녹초가 된 것도 풀리고, 워낙 피부가 건성이라 한겨울에는 발뒤꿈치가 갈라졌는데 배꼽힐링을 열심히 하니 순환이 좋아져서 갈라졌던 살이 저절로 붙고 부드러워졌어요.”

그는 매월 대한국학기공협회 서울지부에서 하는 강사 업그레이드 교육에 참여하고, 매주 서울국학원에서 하는 역사 철학교육도 참여해 자신을 한층 성장시키고 있다.

글. 사진  강나리 기자  heonjuk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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