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를 잊은 그대에게

[칼럼] 시를 잊은 그대에게

[책 읽는 명상 CEO의 북칼럼] - 74번째 칼럼

격주로 연재하는 ‘책 읽는 명상 CEO 북칼럼’에서 시집을 소개한 적이 몇 번 있다. 이번에는 공대생을 대상으로 시(詩)에 대해 강의한 한 대학 교수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공대생이라면 시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책 제목 《시를 잊은 그대에게》의 부제가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라고 붙여져 있다. 저자인 정재찬 한양대 교수는 한 가지 답만 말하는 법을 배워온 학생들에게 시의 아름다움을 들려준다. 저자는 흘러간 유행가와 가곡, 오래된 그림과 사진, 추억의 영화나 광고를 넘나들며 시를 사랑하고 감상하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머리말을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의술, 법률, 사업, 기술 이 모두가 고귀한 일이고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다.”

필자도 이 영화를 서너 번 본 것 같다. 작고한 로빈 윌리엄스가 열연한 키팅 선생의 교육 방식과 제자들에게 현재를 살라며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속삭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시 강의에서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해석을 거부하며 책 일부분을 뜯어내 버리는 키팅 선생과 그 말에 동조해서 여러 제자가 책을 뜯어내는 장면도 기억에 남아있다.

이 책을 읽으며 한양대 공대생들이 강의를 들으면서 느꼈을 감동과 새롭게 열렸을 시야를 생각하니 저자의 강의가 한양대 최우수 교양과목으로 선정될 만하다고 필자도 생각한다. 책에 소개되는 모든 시가 익숙한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는 한 번쯤은 들어봤을 애송시도 있고, 언젠가 한번은 가슴 뭉클하게 낭송하거나 낭독했던 시도 많이 있다. 그만큼 친숙한 시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암송이 가능한 시를 몇편 정도 간직하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유명한 시의 몇 구절만을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저자의 강의를 따라가다 보면 시의 깊은 맛뿐만 아니라 시의 탄생 배경과 시인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흥미진진하게 빠져들게 된다. 필자의 경우는 일천한 지식으로 알고 있는 얘기도 조금 있었지만 새롭게 알게 된 스토리들이 많아 책을 놓을 수 없었다.

감수성이 예민하던 그 시절, 시 한 구절이 가슴에 사무쳐본 경험은 누구나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노래 중 시에 멜로디를 붙인 곡들이 많음을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바쁘고 각박한 일상 속에 낭만과 아름다움, 사랑에 대한 감각이 많이 무뎌져 있다고 느낀다면, 그래서 시를 잊은 지 오래 되었다면 이 책을 통해 감성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머리로만 사는 인생보다는 가슴으로 매 순간을 느끼며 사는 인생이 내면이 풍요로운 삶이라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아직 암송할 수 있는 시가 한 편도 없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암송하는 시 한두 편 정도는 가져보는 것도 정서 함양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으며 《시를 잊은 그대에게》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www.u-d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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