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하루 음식을 섭취하면서 그 음식의 맛을 느낀다. 음식 고유의 맛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해주고 신체적, 정신적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단맛은 우리 몸의 에너지를 내게 하는 원초적인 맛으로 포도당과 같은 단당류가 이 부류에 속한다. 쓴맛은 독성을 판단하게 하는 맛으로 먹어야 되는지 아니면 버려야 되는지를 구별하게 하는 맛이다. 짠맛은 우리가 힘이 없을 때 즉 정신을 번쩍 나도록 하는 맛으로 우리 몸의 신경전달에 영향을 미치게 한다. 신맛은 간과 관련이 깊고 담낭을 좋게 하는 맛이다. 눈물을 쏙 빼게 하는 매운맛은 폐, 호흡기, 대장과 관련이 있고 다스리는 맛이다. 이와 같이 다섯 가지 맛은 우리 몸의 장기와 관련이 깊어서 그 맛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미각은 우리 몸의 고유한 감각이고 몸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맛으로 표현하고 있다.
최근에 미각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각교육은 슬로푸드 운동과 함께 유럽에서 시작이 되어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실시하고 있다. 미각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메시지를 나타내는 감각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사고, 인지, 감정을 발현하는 창이기도 하다. 미각교육의 발단은 反패스트푸드 운동으로 가공식품과 식품첨가물로 물든 음식문화를 바꾸고자 한 것이다. 미각이 뛰어난 아이들에게 치즈를 먹게 하면 그 치즈의 원산지는 물론이고 우유를 생산한 젖소가 먹은 사료의 종류까지 간파할 수가 있다. 미각이 뛰어나게 되면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는데 이러한 현상은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본연의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몸은 고유의 자연치유력이 있어서 그대로 놓아두면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가 알아서 항상성을 유지할 수가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한 곳에 치중된 맛이 많다. 자연스럽게 그 맛을 탐닉하고 찾게 하는 중독성의 맛이 많다. 특히 단맛과 지방질의 부드러운 맛은 혈당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저혈당으로 되면 우울과 불안증세를 보여 즉시 단맛과 지방을 찾게 한다. 이러한 맛에 노출이 되고 길들여지면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몸 또한 하루의 일과에서 피곤한 간장을 생생하게 하려면 신맛을, 스태미너가 떨어지고 정신을 차리고 싶게 되면 단맛보다는 짠맛을 더욱 더 요구하게 된다. 이런 몸에서의 신호들이 중독성 맛에 묻혀서 오로지 단맛과 지방만을 원하고 있다면, 몸의 균형이 맞지 않게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성인병의 문제로 나타나지만 결국에는 우리의 인지, 사고, 감정의 이상 징후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미각을 되살리는 것은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하늘이 주신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회복하여 한곳에 치우치지 않는 마음으로 신성을 밝히는 기본이 되는 것이다.
글. 서호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hcseobravo@ube.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