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가 조정래 선생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좀 더 알 수 있는 좋은 책이 나왔다. 바로 《조정래의 시선》이다. 이번 책은 소설이 아니라 조정래 선생이 소설로는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신문 칼럼이나 방송 출연, 강연 등을 통해 피력한 모음집이다. 평론가와의 인터뷰, 방송에 출연해서 대담을 나눈 내용, 조찬 강연을 그대로 옮긴 내용도 있다.
▲ 《조정래의 시선》(해냄)
필자는 조정래 선생의 한국 근대사 3종 세트라 불리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30대 초반에서 후반까지 읽었다. 대한민국의 많은 독자와 마찬가지로 필자 역시 《태백산맥》을 읽으며 해방 직후의 한국 상황과 분단 조국의 현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리게 되었다. 그 후 《아리랑》을 통해 일제강점기를 겪어낸 조상들의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고초와 끈질긴 생명력에 깊은 경의를 느끼고, 일제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한강》을 통해서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준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에 대해 가슴 먹먹한 감사함을 느끼며 한편으로는 한국 현대사의 이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면서 나름의 의견을 갖게 되었다. 조정래 선생이 아니었다면 한국인으로서 응당 지녀야 할 문제의식을 미처 모르고 지나갔을지도 몰랐다는 점에서 필자는 선생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칠순이 넘은 현재도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도 아주 고마운 일인데 2010년 발표한 《허수아비 춤》에서는 기득권이 고착화되고 있는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면을 낱낱이 파헤쳐 보여주었다. 이후 칠순이 넘은 2013년에 발표한 《정글만리》는 단기간에 백만 부가 넘게 판매가 될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중국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필자는 조정래 선생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어떻게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해서 소설로 완성해낼까 늘 궁금했는데 이번 《조정래의 시선》을 읽어보고 궁금증이 풀리게 되었다. 소설 작업을 위해 취재하고 수집하는 자료 준비의 치밀함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미 알려진 대로 근대사 3종 세트를 집필하는 20년 동안은 수도승같이 생활하면서 글 감옥에 갇혀 지냈다니 그 사명감과 투철한 직업의식 역시 그 누구도 따라가기 어려울 듯하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책 제목 그대로 ‘조정래의 시선’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근대사를 바라보는 선생의 시선, 그리고 대한민국의 현재를 직시하면서 미래의 희망을 제시하는 선생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여러분들도 많은 것을 느끼고 진지한 고민거리를 하나씩은 가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조정래 선생의 말대로 의식이 깨어난 민중들이 점점 늘어나다 보면 사람이 사람답게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더 빨리 올 수 있으리라 믿는다. 늘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선생 같은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놓치지 말고 꼭 일독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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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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