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뇌파 조절의 기술,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칼럼] 뇌파 조절의 기술,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Editor's Message

얼마 전 주말에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등산을 했습니다.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놀라는 것 중에 하나가 도시마다 산이 없는 곳이 없다는 것 그리고 그토록 많은 산마다 사람들로 붐비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반면에 그런 천혜의 공간을 자주 활용하지는 못함을 안타까워한답니다. 오랜만에 한 등산이지만 직업병(?) 때문인지 뇌에 주는 효과에 대해 다시금 되새겨보았습니다.

먼저 산에 오를 때는 대부분 경사가 있는 길을 걷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의 중심이 앞으로 숙여지고, 산길을 걷다 접하는 다양한 주변 지형에 따라 척추동물의 핵심 기능이라는 균형감각을 지속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신체감각 정보들이 들어오고, 다시 운동 출력으로 나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당연히 머릿속 생각과 잡념이 줄어드는 간접효과가 생기는데 신체의 이완 증진과 생각, 감정의 출렁거림이 줄어드는 현상이 점차 지속됩니다.

잡념이 줄어드는 효과를 주는 것이 또 있습니다. 도심에서 들리는 소리와 달리 특정 대역을 자극하지 않아 뇌에 좋다는 ‘자연의 소리’가 그것입니다. 이런 소리는 자주 들을수록 뇌파가 가라앉으면서 심신이 편안해지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그래서 산을 오를 때는 외부로 나가는 의식을 멈추고, 자기 내면을 바라보면서 걷는 것이 좋습니다.  

어느덧 정상에 이르러 탁 트인 자연을 바라보면 성취감과 편안한 감정이 일어나고 때론 담대함, 평화로움의 감정도 생겨나지요. 정상에 이르고 나면 ‘야호’ 소리만 지르고 바로 내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주변 어디 조용한 자리에 앉아 단 5분이라도 조용히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혀 보는 것이 좋습니다.

산을 오르는 동안 신체 근육 곳곳이 자극되고 이완되면서 몸이 편안해지고, 생각이 점차 없어지면서 뇌파도 떨어지는 이른바 ‘이완된 집중 상태’의 초기 모드로 접어든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명상을 배우지 않았더라도 뇌가 그렇게 반응하도록 변화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눈을 감고 조용히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명상의 효과를 맛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뇌파를 조절하고 활용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입니다. 등산을 하는 과정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뇌파는 결국 나의 몸과 뇌가 만들어내는 활동이며, 그 움직임과 의식을 내가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구에서 오히려 주목받고 있는 동양 정신문화의 정수라는 명상meditation은 자신과의 대화라고 했습니다. ‘멘붕’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시대, 밖으로 나가는 의식을 잠시 거두고 다가오는 주말에 산에 올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장래혁 <브레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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