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의 김 부장, 최근 배와 허리를 중심으로 살이 많이 찌고, 수염도 젊을 때만큼 빨리 자라지 않는 걸 느꼈다. 게다가 알 수 없는 무력감과 우울함에 주말이면 집에서 가만히 누워 쉬기만 하고 밤에도 예전 같지 않다. 김 부장은 나이 탓에 체력이 떨어졌나 싶어 보약을 지어 먹어볼까 고민 중이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사실 중 하나가 ‘남자는 갱년기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남성 또한 다양한 갱년기 증상으로 고생하지만,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단지 ‘나이 탓’이라 여기고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가장 행복해야 할 중년의 삶이 어두워질 수 있다.
30대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남성 호르몬’
남성 갱년기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감소와 함께 찾아온다. 성욕을 촉진하고 2차 성징 등에 관여하는 이 호르몬은 테스토스테론은 뇌하수체의 황체자극호르몬에 의해 조절되며, 주로 남성의 정소에서 분비된다.
테스토스테론을 생산하는 양은 30대 중반부터 줄기 시작해 예순에는 서른 살 시절에 비해 평균 절반 정도의 양만 생산하게 된다. 그 중간 과정인 50대쯤 되면 김 부장처럼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는 남성이 30% 정도에 달한다. 갱년기 증상의 양상은 근력이 떨어지고 살이 찌는 것에서부터 성욕 감퇴와 발기부전 등의 성 기능 장애까지 다양하다.
축 처지는 갱년기 증상 완화하려면?
호르몬의 감소는 우습게 볼 증상이 아니다. 남성 호르몬의 감소는 체지방 증가로 이어져 당뇨나 고혈압, 심혈관 질환과 같은 큰 병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남성 갱년기 장애가 무서운 것은 마음의 병까지 얻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몸이 마음의 영향을 받는 것만큼이나 마음은 몸의 영향을 예민하게 받는다. 중년 남성의 알 수 없는 무기력감과 우울감은 남성 호르몬의 감소가 그 원인일 수 있다.
이렇듯 몸과 마음을 축 처지게 히는 갱년기 증상은 식생활 습관을 바꾸면 완화할 수 있다. 특히 영양이 골고루 분포된 식사를 하루에 3번 규칙적으로 하고, 하루 한 시간씩 일주일에 3~4번 이상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남성호르몬 생성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인공적으로 남성 호르몬을 보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비뇨기과 전문의 우광재 원장은 “남성갱년기는 감소한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전문의 상담을 통해 남성호르몬을 보충하면 성 기능 개선, 에너지 증가, 근육량 증가 등 전반적인 남성갱년기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