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을 방해하는 코골이, 뇌 건강에는 어떤 영향이?

숙면을 방해하는 코골이, 뇌 건강에는 어떤 영향이?

코골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2012년 02월 21일 (화)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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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A씨는 밤에 잠을 오랫동안 잤는데도 회사에서 매일같이 졸음과 사투를 벌인다. A씨의 부인인 C씨는 밤마다 A씨의 코골이 소리 때문에 도통 잠을 잘 수가 없다.

문제는 A씨가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몇 초간 멈출 때다. 그때마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깬 C씨는 A씨가 그대로 숨을 쉬지 못할까 불안해서 잠을 깨고, 그대로 아침까지 못 자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A씨와 C씨는 잠을 오랫동안 자도 항상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코골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같은 단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 수면무호흡증의 대표 증세 중 하나가 코골이일 뿐, 서로 다른 질환이다. 코골이는 코에서부터 비강, 목젖, 인두, 후두까지 공기가 지나다니는 길(기도)이 좁아진 상태에서 호흡으로 연구개가 떨리면서 생기는 소리다. 이 떨림이 심해 연구개 또는 혀 뒤쪽의 부위가 닫히면 수면무호흡이 나타난다.

25~45%에 이르는 정상 성인이 코골이를 앓고 있으며, 이 가운데 5~10%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 코골이 환자의 90%는 코가 막혔거나, 목젖이 늘어진 경우, 편도가 커진 상황에 해당한다. 유전적으로 턱이 뒤로 들어갔거나 작은 경우에도 코를 많이 골게 된다.

 

골이, 이대로 괜찮을까?

코골이가 건강에 안 좋은 이유는 코를 습관적으로 고는 사람의 40~60%가 수면 중 체내 산소 부족이 오기 때문이다. 잠을 자면서 들이마시는 산소가 깨어 있을 때보다 50% 이하로 떨어지거나, 숨이 여러 번 막히게 된다.

특히 숨을 몇 초간 멈추는 무호흡 중에는 신체가 긴장하면서 각성상태로 접어들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잠을 몇 번씩 깨게 된다. 그래서 잠을 길게 자도 제대로 못 잔 사람처럼 몸이 무겁고 자꾸 졸음이 온다. 그렇다면 코골이는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 항
상 피곤해서 집중력 등이 저하된다.

코를 고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대부분이 낮 동안 빈번한 졸림 증세, 피로감, 집중력 감소 등을 호소했으며, 평소에도 숨을 쉬는 것이 원활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면 중 일어나는 호흡장애는 몸 뒤척임을 심하게 만들어서 잠을 깨우는 강도가 특히 세다. 그뿐만 아니라 기억을 저장하고 새로운 생각을 만들고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렘수면을 방해해 피로를 유발한다.

스트레스와 짜증이 늘어나고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
수면호흡장애가 있는 사람은 잠자는 동안 산소부족이 생기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해, 짜증과 신경질이 늘고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활성산소를 만드는 주요 원인이 바로 스트레스인데, 활성산소는 피부를 구성하는 콜라겐을 산화시키거나 DNA를 파괴한다. 그래서 몸속에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활성산소가 많이 늘어나면서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


▷ 부부간 관계를 나쁘게 만들 수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부부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코를 고는 사람 대다수가 만성피로 때문에 성적 관심이 저하되는 현상을 보였, 그 중 발기부전이 생기는 경우도 20% 정도였다. 코를 골면 원활하지 않은 호흡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그러면 렘수면이 적게 나타나고, 렘수면마다 나타나는 발기 현상도 줄어들어 성기로의 혈류 또는 발기 운동의 빈도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남성호르몬 분비도 원활해지지 않아 발기부전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수면무호흡증을 오랫동안 앓은 환자의 혈액을 검사해보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현저히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당뇨와 고혈압을 부르는 코골이
잠을 자면서 숨을 제대로 못 쉬면 우리 몸은 산화 반응을 일으켜, 긴장과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때,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은 일시적으로 체내 혈당을 올리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수면을 방해하는 수면무호흡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당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수면 중 호흡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면 신체는 산소를 더 빨리 공급하기 위해 교감신경이 자극해 심장박동수와 혈압을 올린다. 운동하고 난 뒤 심장이 빨리 뛰면서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수면 중 무호흡이 일어날 때마다 산소공급을 위해 혈압이 오르는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면 만성적인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수면무호흡증을 고친 환자들은 치료 전보다 혈압이 조금씩 떨어진다.

심한 코골이, 뇌를 변화시킨다.
영국에서는 심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뇌세포를 손상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기억을 저장하는 뇌의 왼쪽 해마 세포가 수면무호흡증으로 손상되기 때문에 기억력이 저하되고 학습 장애를 겪게 된다. 한편 스웨덴에서는 식욕과 수면량이 연결된 것을 밝혔다. 평소보다 잠을 부족하게 자거나 제대로 자지 못한 사람은 식욕을 자극하는 우측 전대상피질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코골이는 건강상으로도 심각한 피해를 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안겨줄 있다. 앞서 설명한 A씨와 B 부부처럼 한쪽이 심각한 코골이를 앓으면 다른 한쪽도 잠을 제대로 이루기 어렵다.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의 경우, 그 소리 정도를 측정하면 85㏈ 정도가 된다. 자동차 경적, 비행기가 착륙할 때 나는 소리가 90㏈ 정도임을 생각하면 코골이의 소음 수준은 매우 심각한 것이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증상은 단순한 소리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 질환이라는 의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30대를 지나면서 나타나는 코골이는 살이 찌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면 유산소 운동 등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줄어들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기도가 막힌 곳이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글. 김효정 manacula@brainworld.com
도움. 《잘 자야 잘 산다》, 이종우 지음, 동아일보사│《어른들도 모르는 남과 여의 과학》, 김형자 지음,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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