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년,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백악관 직원이었던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으로 인하여 법정에 섰다. 그리고 검사의 추궁에 혐의를 부인하면서 4분마다 1번 꼴로 코를 만졌다. 심리학자들은 그러한 클린턴 대통령의 모습에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이후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실제로 클린턴은 코를 만질 때 마다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바디랭귀지, 뇌의 구피질에서 시작된 소통의 방법
우리는 살아가면서 셀 수도 없이 많은 의사소통을 한다. 말로써 표현하는 방법도 있지만, 우리가 행동이나 표정, 몸짓으로 표현을 하기도 한다. 이는 바디랭귀지라고 하는데 몸짓, 행동, 표정 외에 자세, 목소리, 신체접촉이나 움직임 심지어는 액세서리까지도 포함된다. 평상시 우리의 의사소통의 60%가량을 이런 바디랭귀지로 하고 있다는 어느 연구보고서는 이런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우리의 소통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신경해부학자 폴 매클린은 인간의 뇌는 기능적, 구조적으로 3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이를 각각 파충류의 뇌(뇌간), 포유류의 뇌(구피질 또는 변연계), 인간의 뇌(신피질)로 명명하였다. 이 중 언어적인 의사소통을 담당하는 부분은 인간의 뇌, 즉 신피질이고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을 담당하는 부분은 포유류의 뇌, 즉 구피질이다.
생각과 사고라는 신피질의 특성상 이로부터 시작하는 언어적 의사소통은 실제 속마음과 달리 포장을 할 수 있지만, 감정과 생존 본능의 구피질이 담당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은 완벽하게 감출 수가 없다.
특히 구피질의 생존반응은 단시일 내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 원시시대 인류의 생존을 위하여 긴긴 시간 동안 축적되어 인간의 DNA속 내재된 것이다. 이런 생존 반응은 특히 신경계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숨기거나 참기 어렵다. 손을 불에 데었을 때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반사적으로 뜨거운 것에서 손을 떼게 하는 것 역시 그러한 예이다.
그렇게 때문에 구피질에서 시작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은 생각이 들어가지 않은, 그 상황에 대한 진정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방의 표정이나, 행동, 몸짓 등을 읽고 대처할 수 있다면 우리는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얼굴, 숨길 수 없는 찰나의 표정
요즘 현대인들은 얼굴에서 감정을 감추는데 능숙해 있다. 그러나 세밀한 부분을 관찰 해 본다면 얼굴이 나타내는 비언어적 표현에서 상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실눈을 뜬다는 것은 아주 잠깐이더라도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이 들었다는 표시이다. 대화 도중 눈에 손을 대거나 손으로 눈을 가리는 것, 어떤 이야기를 듣고 뜸을 들이면서 눈을 오래 감고 있는 것 역시 부정적인 감정의 표시이다. 이야기 도중 입술을 오므리는 행위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다른 대안을 생각하고 있을 때 하는 행동이므로 특히 사업 등에 대한 의견교환에서는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묘한 뇌의 차이를 반영하는 손
매우 섬세하고 정교한 부분까지 표현하는 손은 우리 뇌의 발달을 미묘한 차이까지 나타낸다. 따라서 손의 움직임은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보통, 손톱 물어뜯기는 불안과 초초함의 신호이다. 자신의 손가락 끝을 서로 닿게 해서 손으로 첨탑모양을 만드는 것은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지만, 이런 첨탑모양에서 깍지 끼기로 바뀌는 것은 생각이 확신에서 의심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자신의 양 손을 깍지 끼고 두 손을 꽉 잡고 있는 모습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표현하는 것이다.
불편하면 거리를 둔다
거리를 두거나 피하는 것은 감정과 생존본능에 충실한 구피질의 신호이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의 몸의 앞 쪽은 얼굴 및 주요 장기들이 포진하여 있다. 만약 서로의 관계가 편하고 좋다면 이러한 몸의 취약부분을 노출을 시키고 몸을 서로에게 더 기울이며 다가가려고 한다. 그러나 관계가 불편하다면 몸의 취약부분을 최대한 노출을 시키려 하지 않기 때문에 등을 돌리거나 몸을 최대한 떨어뜨리려고 하기 때문에 서로 물리적인 거리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상대방이 나와 이야기를 할 때, 몸을 떨어뜨리려고 하는지, 아니면 가까이 다가 오는지를 잘 관찰 한다면 두 사람간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 할 수 있다.
비언어적 소통의 시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행동, 몸짓, 표정 등의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평소 관찰을 하는 연습을 하여야 한다. 또한, 매일 접하는 주변사람들의 평소와 다른 점을 알아내려면 ‘평상시 이 사람은 어땠더라’라는 관심이 필요하다. 관찰을 하여 순간적인 무언가를 찾아냈지만, 그것이 평상시와 어떻게 다른지를 모른다면 무엇이 다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관찰과 관심이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윤활제가 되는 것이다.
글. 조채영 chaengi@brainworld.com | 도움. 『 FBI 행동의 심리학』 조 내버로 지음, 리더스북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