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닮아 머리에 좋을까

뇌를 닮아 머리에 좋을까

[뇌와 음식]

뇌2003년9월호
2010년 12월 06일 (월)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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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는 껍질이 단단해 도구를 써서 깨야 하고, 애써 깨봐야 알맹이도 넉넉지 못하다. 하지만 맛과 영양은 껍질을 깨는 수고로움에 값하고 남는다. 바람과 태양과 비와 땅의 양분을 충실히 머금은 그것을 오들오들 씹으면 고소한 맛과 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지방, 단백질, 당질, 수분, 섬유질, 인, 칼슘, 비타민A, B군, C, E 등 뇌에 필요한 영양분이 풍부히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정력이 약한 사람, 신경쇠약이나 불면증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호두는 열매가 성숙된 가을에 따서 물에 오랫동안 담가 두거나 한 자리에 쌓아 두어 썩힌 육질의 외과피를 제거하고 햇볕에 말린 뒤 딱딱한 내과피를 깨서 종자를 취한다. 강도姜挑, 핵도核桃, 당추자唐楸子라고도 불리며 원산지는 페르시아 지방으로 추정된다.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속이 복잡하게 생겨 일이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 흔히 ‘호두 속 같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질 좋은 호두는 껍질이 연한 황색이며 깨물어 보면 속이 꽉 차 있고 껍질이 얇다. 표면에 울툭불툭한 곳이 많은 것일수록 대개 맛이 좋다.

우리가 먹는 것은 바로 호두 속의 과실. 지방유를 함유하고 있으며 그 주성분은 리놀레산의 글리세리드. 또한 단백질, 비타민B1, 비타민B2 등이 풍부하여 약용으로도 쓰인다. 또 제사용, 과자, 술안주, 요리에도 이용하며 호두 기름은 식용 외에 화장품이나 향료의 혼합물로도 활용한다.


불포화지방산 오메가

호두는 식물성 식품이지만 영양소의 비율만 놓고 보면 동물성 식품에 가깝다. 단백질(27%)과 지방(64%) 함량이 엄청나다(1백g당 6백92kcal). 반면 당질 함량은 낮다. 다만 동물성 식품과 다른 점은 호두의 지방은 대부분이 혈관에 좋은 불포화지방이라는 것이다. 호두를 즐겨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져 동맥경화, 고혈압 예방에 도움이 된다.

호두의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는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고 염증을 완화시킨다. 오메가는 우리 몸의 면역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류머티스성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루푸스, 장질환, 천식, 습진, 건선 환자의 증상을 덜어 줄 수 있다. 이 지방산은 우리 몸의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 당뇨병 환자에게도 도움을 주며 어린이의 두뇌 발달을 돕고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성장기에 이 지방산이 장기간 결핍되면 인지기능, 학습능력, 시각기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유의. 이 지방산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으므로 음식을 통해 공급받을 수밖에 없다.호두 기름은 고유의 향이 있어 고급 요리와 약의 원료 등 다양하게 쓰인다. 껍질을 벗긴 것은 지방성분이 변질되기 쉬우니 껍질이 있는 채로 냉장고에 넣어두어야 2~3개월 장기 보관할 수 있다.

두뇌 명석하게 하는 보약

한방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한 원인을 ‘열’에 있다고 본다. 간이나 심장의 기운이 너무 강해 열이 많아 항상 불안정하고 산만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머리를 맑게 해주려면 지나치게 머리로 몰린 열을 식혀주는 처방을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기억력 감퇴 원인을 심장과 비장에 있다고 본다. 정신과 생각을 조절하는 심장과 비장에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면 뇌 기능이 원활해져 머리를 맑게 하고 집중력을 길러주게 된다. 지방, 단백질, 당질, 수분, 섬유질, 인, 칼슘, 비타민A, B, C, E 등 뇌에 좋은 영양분이 풍부히 포함되어 있어 호두를 대표적인 건뇌식품으로 꼽는다.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영양 간식.

불면증과 스태미나에도 효과

제대로 잠을 못 자면 두통에 현기증, 건망증이 생기고 불안과 근심걱정으로 예민해지기 일쑤다. 때론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며 의욕이 떨어진다. 만성피로에 식은 땀, 그리고 소화가 안 되는 증상도 생긴다. 불면증 환자는 평소 생활습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수분이 많은 것, 짠 것, 커피나 홍차 등 카페인이 든 음식은 피해야 한다. 이런 불면증에는 호두알을 갈아서 끓는 물에 넣고 쌀과 대추를 넣어 죽을 쑤어 먹으면 효과가 있다. 불면증에 시달리던 청나라 서태후가 이 호두죽을 애용했다고 한다.

또 호두의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흡수가 잘되므로 정력을 강화시키는 스태미나 식으로 적합하다. 한방에서는 자양강장제 및 진해제로 쓰인다고 했다. 호두를 정력제로 많이 사용하는데 간장과 신장을 보호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신장이 허해 허리와 무릎이 약해지고 힘이 없어졌을 때는 보혈 효과로 힘이 생기게 한다. 몽정이나 40~50대 이후 성적 자극 없이 정액이 흘러나오는 유정을 다스리기도 한다. 신장의 기능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이뇨 작용을 하며 대변을 묽게 하여 변비를 없애준다. 단,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나 설사를 하거나 대변이 묽은 사람에게는 권하지 말 것.

글│곽문주
joojoo@powerbr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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