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셀럽] 책 읽는 뇌는 어떻게 다를까?

[브레인셀럽] 책 읽는 뇌는 어떻게 다를까?

책 읽는 뇌는 어떻게 다를가?

브레인 90호
2022년 01월 18일 (화)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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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인셀럽 '책 읽는 뇌' 패널들


책 읽기는 고도의 두뇌 활동

원시 사회에서의 인간 뇌는 위협에 대해서 빨리 탐지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글을 읽는 행위는 언어가 개발된 이후의 인간 뇌에 어떠한 고등정신기능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수백만 년 동안 인간에게 익숙한 것은 정지돼 있는 물체보다 움직이는 물체들을 탐지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책을 들여다보면서 주의를 몰입해야 하는 독서는 인간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비롯해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에 노출된 현대인들에게는 더더욱 어려운 현실에 노출된 셈이다. 또한 최근 들어서 방송프로그램들을 보면 자막이 친절하게 제시되면서, 주인공들이 나눈 대화라든가 문맥, 표정 속에서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거나 그것에 대해서 고민하거나 생각하는 기회조차 빼앗기는 형국이다. 당연히 우리가 어떤 상황에 대한 맥락을 읽거나 해독하는 부분들에 대한 능력이 감퇴할 수밖에 없다.

▲ 오창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인지훈련학과 교수

독서하는 뇌는 어떻게 변화할까?

오창영 교수는 독서는 뇌의 전체적인 활동임을 강조한다. 우리가 눈으로 하얀 종이에 있는 글자들을 본다는 것은 뒤통수 부분에 있는 후두엽에 자리한 시각피질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이고, 독서하는 동안 시각 정보를 기본적으로는 청각 정보로 바꿔서 글을 읽게 되니 측두엽도 활성화된다.

책을 읽는 동안 글의 내용과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정엽, 전두엽까지 모두 활성화된다. 결국 독서를 하는 행위는 우리 뇌의 전체 영역을 열심히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전두엽의 앞부분에 위치한 브로카 영역, 측두엽 부근의 베르니케 영역 등 언어중추는 기본적으로 활성화된다.

국어 교과서에도 나오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에 관한 재미있는 연구도 있다. 한 집단은 책으로 소설을 읽도록 하고, 다른 집단은 영화로 동일한 이야기를 접하게 한 다음 소나기에 나오는 한 장면의 그림을 생각나는 대로 따라 그려보도록 했다. 어떤 차이가 나타났을까?

소설을 읽은 아이들은 자기가 상상한 대로 자유롭고 독창적인 장면을 그려냈는데 반해, 영화를 본 아이들은 영화 속에 나왔던 장면을 천편일률적으로 그렸다. 주어진 정보를 그대로 습득하는 것과 독서를 통한 상상력과 사고력에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독서는 뇌를 건강하게 만든다

우리 뇌는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면 그에 따라 뇌의 처리 과정이 달라진다. 실제로 일본에서 건강수명이 가장 긴 야마나시현을 조사해 보았더니, 다들 식습관이나 운동을 통해서 건강을 유지하거나 증진시키지 않을까 했었는데 조사해 보니 운동 비율이 일본의 다른 지역에 비해 오히려 평균보다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이 현 주민들과 다른 지역의 차이가 바로 인구 1인당 도서관 수가 월등히 많다는 점이었다. 주민들이 도서관에서 독서 모임을 갖고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건강한 뇌 활동이 이루어진 것이다.

미국 한 대학의 연구에서는 생전에 두뇌 활동에 전혀 문제가 없던 사람들의 뇌를 부검해보니 실제로 그들의 뇌에서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질환들이 발견되었는데, 살아 있을 때는 증세가 발현 되지 않고 예방할 수 있었다는 연구사례도 있다.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활동을 하면 뇌 회로가 보다 원활하게 작동하면서 뇌질환이 발병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낮아지는 문해력, 아이들에게 재미없는 독서

최근 조사에 따르면 독서율이 계속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문해력 저하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김진희 교사는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문해력이 급속히 떨어져서 회복이 안 되고 있으며, 고학년의 경우 숙제를 내서 자신이 조사해온 내용을 스스로 설명하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아이들이 책에서 멀어지는 이유는 시간이 부족한 것도 원인이다. 책 읽을 시간보다는 학원이나 게임에 아이들이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독서가 가장 후순위로 밀리는 셈이다.

또한 책 읽는 것이 즐거워야 하는데 좋아서 독서를 한다는 아이가 많지 않다. 부모나 교사가 시켜서 하면 즐거울 리 없다. 중학교에 올라가면 논술 준비를 하게 되는데, 논술 관련 책들이 대부분 많이 어렵다. 아이들이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운 현실에 맞닥뜨려 있다.

김진희 교사는 요즘 학교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권의 책을 다 같이 읽는 ‘온책 읽기’라는 활동을 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려면 상당한 노력이 드는데, 반 전체가 함께 읽고 그것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하는 과정에 아이들 사이에 공감대가 생겨난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같은 책을 읽는 독서도 추천한다.

▲ 김진희 온곡초등학교 교사

‘독서’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누구?

김진희 교사는 떠오르는 ‘독서’하면 떠오르는 인물로 벤자민 프랭클린을 꼽았다. 시간 관리의 대명사, 프랭클린 다이어리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 100달러 지폐의 주인공이자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손꼽힌다. 초등학교 중퇴자로 어릴 적 인쇄소에서 일하면서 책을 접했던 것이 이후 커다란 업적을 쌓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오창영 교수는 빌 게이츠를 꼽았다. 어린 시절부터 매일 하루에 한 시간은 꼭 독서하는 습관을 가졌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서 지금까지도 매일 한 시간씩은 심도 깊은 독서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윈도우를 개발할 당시에도 아무리 밤늦게 일하고 귀가해서도 책을 읽다가 잠을 잤다고 알려져 있는데, 빌 게이츠가 은퇴 후에 재단을 통해서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책에서 그리고 책을 쓴 사람과 함께 협업을 통해 이루어 간다고 한다.

사회를 맡은 장래혁 교수는 세종대왕을 손꼽았다. 스스로도 지독한 독서광이었던 세종은 조선시대에 사가독서 제도를 만들었다. 집현전 학자들이 너무 일을 많이 해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집에서 독서를 하기 위한 휴가를 준 것이다.

글. 브레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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