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회가 요구할 인간의 고유한 역량과 교육 방향에 대해 전자상거래의 거인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과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에게서 듣는다.
매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려 ‘다보스 포럼’이라고도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연차 총회. 세계경제포럼은 연차 총회와 다양한 연구 보고서 발간을 통해 전 세계가 고민해야 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관 협력을 추구하는 비영리 단체다. 최근 몇 년간 4차산업혁명을 중점 의제로 세워 사회, 경제, 윤리 등 다각도에서 기술 혁명이 가져올 영향과 방향에 대해 전 세계 리더와 석학들의 담론을 이끌어왔다.
올해는 ‘분절된 세계, 공동의 미래 창조(Creating a Shared Future in a Fractured World)’를 주제로 전 세계 70명의 국가 정상과 38명의 국제기구 수장을 비롯해 사티아 나넬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 경영자(CEO),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 운영 책임자(COO),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등 글로벌 리더 3000여 명이 참석했다. 공식 프로그램만 400개가 넘는 올해 다보스포럼은 세계화와 기술 혁명으로 인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포용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하고자 했다.
▲ 2018년 다보스포럼은 ‘분절된 세계, 공동의 미래 창조(Creating a Shared Future in a Fractured World)’를 주제로 전 세계 70명의 국가수장을 비롯한 글로벌 리더 3000여명이 참석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하고 자동화로 인간의 반복적인 육체노동이 로봇으로 대체됨에 따라 미래의 일자리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띄게 될 것이다. 지금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들의 65%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이런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인간 역량의 혁명(skills revolution)’을 제안한다.
#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
“우리는 아이들에게 기계와 경쟁하도록 가르칠 수는 없다. 기계가 인간보다 스마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기계와는 다른,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 (We cannot teach our kids to compete with machines. They are smarter. We have to teach something unique so that a machine can never catch up with us).”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은 1999년 기업 대 기업(B2B) 사이트인 Ablibaba.com을 시작으로 알리바바그룹을 설립해 현재 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21세기 자동화시대의 성공 비결로 LQ(IQ of Love)라는 독특한 개념을 제시했다. “자동화 시대에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IQ가 높아야 한다. 하지만 당신이 존경받고 싶다면 사랑의 아이큐, LQ가 높아야 한다.”
인공지능이 미래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마윈 회장은 "서비스 산업처럼 인간의 고유한 영역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인류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컴퓨터는 절대 잊어버리거나 화를 내지 않고 항상 인간보다 스마트할 것이기 때문이다. 맥킨지 국제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는 80억 개의 일자리가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은 기계와는 다른,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
“교육은 지금 큰 도전을 맞고 있다. 지금의 교육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30년쯤 후에 우리는 큰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과거 200년 동안 유효했던 내용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지식 중심이다. 아이들에게 기계와 경쟁하도록 가르칠 수는 없다. 기계가 더 스마트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지식 중심의 교육을 그만둬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기계와는 다른,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 가치, 신념, 독립적인 사고, 팀워크, 타인에 대한 배려와 같은, 지식으로는 학습할 수 없는 소프트 스킬이다.”
▲ “우리는 아이들에게 기계와 경쟁하도록 가르칠 수는 없다. 기계가 인간보다 스마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기계와는 다른,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 -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
# 유발 하라리
“문제는 아무도 정서 지능이나 정신적 회복 탄력성, 학습 능력과 같은 역량을 대규모로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The problem is that nobody knows how to teach Emotional Intelligence, mental resilience, or an ability to learn on a massive scale).”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인류학과 사회학, 생물학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거시적 관점에서 역사의 방향을 연구하는 이스라엘의 역사학자이다.
그는 인류의 미래에 관한 한 세션에서 소수의 기업과 선진국을 제외하곤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미래에 대비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이 다가올 미래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이 사회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경고했다.
많은 경제학자와 과학자들이 예견하는 대로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지는 만큼 또한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그러한 새로운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가이다.
20세기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기계에 의해 대체되던 변화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농장의 노동자가 트랙터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었을 때 재훈련을 받고 트랙터를 생산하는 공장의 공장 노동자로 취직할 수 있었다. 그때는 일자리는 바뀌었지만 단순한 육체노동이라는 일의 성격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기술 혁명으로 인한 자동화는 성격이 다르다. 대부분의 육체노동이 기계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롭게 생겨날 일에 요구되는 기술과 역량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 될 것이며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단계이다.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정서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나 정신적 회복 탄력성(mental resilience), 학습 능력처럼 미래 일자리에 꼭 필요하다고 확신하는 역량을 가르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역량을 가르치는 교육이 어떻게 수십 억의 인류에게로 확장될 수 있는가이다. 하나의 혁신적인 학교를 만들 수는 있지만 그러한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 대규모로, 수십억의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확장시킬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 “문제는 아무도 정서 지능이나 정신적 회복 탄력성, 학습 능력과 같은 역량을 대규모로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 유발 하라리
글. 김지인 국제뇌교육협회 국제협력팀장 | 사진출처=세계경제포럼 www.weforu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