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너희는 21세기 지구를 구할 인재들이야!”

[5편] “너희는 21세기 지구를 구할 인재들이야!”

[특별기획] 글로벌 리더로 키우는 세계시민교육 [4 박경하 교사 인터뷰]

▲ 지난 4일 뇌교육기반 세계시민교육 커리큘럼 구성에 참여한 박경하 교사를 만났다.

“행복한 교사가 아이들의 행복을 열어주고, 꿈이 있는 교사가 아이들의 꿈을 키울 수 있듯 교사 스스로 세계시민, 지구시민이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죠!”
올해로 교직 27년 차인 박경하 교사(51, 경기 호곡중). 그녀는 자신이 지구시민, 지구경영자라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아이들에게 가슴 벅찬 희망을 느낀다고 했다. 박 교사는 지난해 유엔NGO단체인 국제뇌교육협회의 지구시민교육연구회 전문위원으로서 뇌교육을 기반으로 한 세계시민교육 커리큘럼 만드는 일에 참여했다.

그녀는 중학생 눈높이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놀이, 토의, 역할극 등을 제안하고 함께 구성했다. 그리고 직접 학교에서 웃음명상반 동아리, 특별수업 등을 통해 새로 구성한 세계시민교육 과정을 적용해서 아이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보완하며 지난해 하반기를 바쁘게 보냈다. 올해도 학생 동아리에서의 시범수업과 교사대상 전달연수 등에 힘쓰고 있다. 그녀는 “이번 교육과정 마련에 참여한 것은 개인으로서나 또 교사로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였다”고 했다.

큰 눈을 빛내며 끊임없이 웃음을 쏟아내는 에너지 넘치는 박경하 교사와 지난 4일 학교 교정에서 만났다.

▲ 박경하 교사는 "아이들은 긍정적인 자극만 주면 훨씬 깊이있게 지구촌 문제를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했다.

세계시민교육 과정 구성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세계시민교육은2012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글로벌교육 우선구상’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복잡한 갈등과 충돌이 끊이지 않는 지구촌 문제에 적극적인 대안으로 세계시민교육은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지난해 유엔이 지정한 지속가능발전 목표는 미래사회와 인류공생을 위해 모든 나라와 모든 사람들이 지구촌 문제의 해결을 위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절실한 과제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개인, 기업, 국가의 이해관계 속에 변화가 쉽지 않다. 교육이 바뀌어야 위태로운 지구촌 문명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뇌교육기반 세계시민교육 수업은 어떻게 구성되었나?
지구시민으로서 균형 있는 역량 개발을 위해서 인지, 사회정서, 행동 요소들을 고루 반영했다. 모든 수업과정을 모둠활동으로 구성해서 배우고 실천하고 성찰하는 활동이 학생중심으로 이루어지도록 했다. 지구촌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영상과 놀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하되, 학생들이 소통과 협력을 통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활용하고 공유해서 문제해결력을 기르도록 했다. 기존 세계시민교육과 뇌교육의 장점을 결합해서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수업을 설계했다.

전 교육과정이 놀이와 토의, 명상을 통한 성찰 등 체험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지식과 이해만으로 꾸준한 행동과 각성을 끌어내기 어렵다. 뇌교육의 원리를 적용해서 ‘호흡명상’과 ‘신체활동놀이’를 통해 학생들이 몸과 마음을 연 상태에서 나눔과 성찰을 통해 지구촌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공감능력’ 즉, ‘감성’을 기를 수 있도록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했다.

▲ 박경하 교사는 "아이들에게 21세기 지구를 구할 인재"라며 소중한 존재라고 희망을 품는다.

새롭게 구성한 교육 과정에서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
세계시민교육은 국가 간의 결합, 국경을 넘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여 인정하고 받아들여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과정에서 강조하는 ‘지구시민의식’은 우리 인류가 지구의 한 구성원이자, 지구경영의 책임자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개념으로 구성했다. ‘나’라는 의식 수준을 넘어서 지구를 중심으로 지구 위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과 연결된 ‘하나’라는 평화의식을 직접 체험하며 큰 의식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뇌교육 기반 세계시민교육을 적용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어떠했나?
아이들은 긍정적인 자극만 주면 놀랄만한 이해와 공감능력을 발휘했다. 지구촌 문제를 가슴 속 깊이 공감하고 직접 해결하겠다는 책임감을 나타냈다. 특히 난민문제를 다룬 ‘생존의 법칙바꾸기’ 주제수업과 ‘위기의 지구 어떻게 구할 것인가’를 주제로 신神들에게 지구의 생존을 설득하는 상황극 수업에서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감동했다.

‘생존의 법칙 바꾸기’ 주제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어떤 반응이었나?
의자빼기 놀이로 적자생존을 경험하고, 신문지 접기 놀이로 좁은 공간에서 서로 공존하는 경험으로 난민문제를 다뤘다. 학생들은 의자빼기 놀이를 할 때 처음에는 웃고 즐겼는데 점점 마음이 불편하고 1등을 해도 기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신문지 접기 놀이에서는 서로의 발 위에 올라서고 끌어안고 업어주며 땀을 뻘뻘 흘렸다. 불편한데도 끝나면서 즐거워했다. 두 놀이를 하면서 난민문제에 소극적이거나 거부감을 가졌던 것이 우리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경계심 때문이었는데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난민문제를 모두가 함께 해결할 때 진정 행복할 것 같다고 스스로 결론을 찾아냈다.

마지막 ‘위기의 지구 어떻게 구할 것인가’ 상황극 수업은 어떠했나?
‘인류는 지구에 필요한 존재인가’라는 주제로 신神들의 회의를 하는 상황극을 했다. 아이들은 지구와 지구 위 모든 생명을 위해 5년 안에 어떤 변화를 창조할 것인가를 토의했다. 수업 중에 “우리가 다른 행성에 가서 살면 안되요?”라고 장난스런 대답을 하는 학생도 있다. 그런데 “그건 해결책이 아닌 것 같다”며 “지구의 위기가 우리 인간의 욕심 때문이란 것을 우리가 깨달았잖아요. 우리가 달라지면 되요.” “우리가 할 수 있어요.”라고 할 때 눈물이 쏟아졌다. 이 회차 수업을 구성하면서 12시간 마라톤 회의를 하고 전달하고 싶은 주제가 있었는데 아이들은 그 마음을 그대로 공감했다.

▲ 박경하 교사는 "세계시민교육이 한 시절 유행하는 교육적 대안이 아니라 청소년에게 정체성을 깨워주는 교육패러다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기에 세계시민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청소년기는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세우는 중요한 단계이다. 이 때 세계시민의식, 지구시민 의식, 지구를 책임질 지구경영자라는 의식을 정립할 수 있는 결정적인 교육의 시기이다. 나의 의식이 지구시민으로 확장되어 삶의 방향성이 바뀌고 그것을 실천하겠다는 선택이 이루어졌다면, 언제, 어느 곳에서, 누구와 어떻게 만나고 있는 바로 그 장이 지구시민교육이 이루어지는 교실이 될 수 있다.

뇌교육 기반 세계시민교육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교육되어야 하나?
하나의 교육 프로그램에 머물지 않았으면 한다. 그저 한 시절 유행하는 교육적 대안이거나, 일부교사들의 실천 혹은 연구에 머물러서는 안 되겠다. 일회적 수업이나 행사로 실시되는 프로그램의 한계를 넘어가야 한다. 모든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전 교육활동 속에서 의식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뇌교육 기반 세계시민교육에서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교사 자신부터 세계시민, 지구시민이라는 자각이 있어야 한다. 지구시민으로서의 태도와 책임감이 필요하다. 교사의 신념이 중요하다. 방법으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가진 신념의 에너지가 공명하는 것이다. 교사가 진심이면 그 뜻이 전해진다. 교육은 학생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전하는 것이다. 세계시민교육은 21세기 지구촌 교사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지구시민의식을 키우는 교사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교사들의 자각과 교육실천 활동은 지속가능한 지구의 미래를 위해 위기에서 방향을 돌리는 결정적인 열쇠가 될 것이다. 덧붙여 이 교육이 학생중심의 활동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사는 촉진자이자 협력자로서 학생들과 함께 학습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교사부터 세계화와 그로 인한 지구촌 문제, 국제사회 이해와 다문화 및 지속발전가능교육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박경하 교사는 올해 2학기부터 진행되는 자유학기제 과정에 뇌교육 기반 세계시민교육과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글. 사진/ 강현주 기자  heonjuk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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