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했던 말을 하고 또 하던 할머니의 이야기가 지겹고,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요즘 말하다 내가 똑같이 행동하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다.”는 55세 주부 김미영 씨. “대화하면서 오랜 친구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당황했다가 1시간이 지나서 겨우 떠오를 때가 있다.” 45세 직장인 이준수 씨.
종종 이런 경우 사람들은 “내가 늙었구나.”하며 신체 나이와 함께 뇌의 노화를 걱정한다. 뇌의 노화를 막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디지털 사진찍기, 퀼트, 그림그리기, 외국어 등 뇌를 활용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다.
의사들은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해 생활방식을 풍요롭게 하는 활동이나 다른 즐거운 활동에 참여하라고 제안한다. 그동안 임상적 결과는 있었으나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연구결과가 없었다. 이번에 새로운 취미를 즐기는 활동이 인지기능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증명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세계적 학술지인 ‘신경재생의학지(Restorative Neurology and Neuroscience Journal)' 에 소개된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강도 높은 도전을 하는 한 그룹의 경우 기억능력과 뇌활성화 능력이 효과적으로 개선되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노인 39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취미를 갖는 지적인 도전 활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강도 높은 도전을 하는 그룹, 낮은 강도의 도전을 하는 그룹,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룹 셋으로 분류했다.
높은 강도의 도전자 그룹은 일주일에 15시간 씩 사진찍기, 퀼트 등 지속적인 정신적 노력이 필요한 복잡한 취미 활동에 참여했고, 낮은 강도의 도전자 그룹은 같은 시간 사람을 만나거나 여행, 간단한 요리에 관련된 활동을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룹도 음악 감상이나 간단한 게임, 고전영화를 보는 등 평소의 취미는 계속했다.
연구팀은 실험 전 두뇌 활동을 측정하는 MRI기술을 활용, 인지검사와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로 참가자들의 뇌를 촬영했고, 14주 후 그 변화를 측정했다. 뇌를 스캔한 결과 강도 높은 취미활동에 도전한 그룹의 기억력과 두뇌 활성도가 개선되었다. 그러나 다른 그룹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
이 연구를 이끈 데니스 파크 박사는 “머리를 쓰는 지적 여가활동이 실제로 뇌의 상태를 청소년과 같은 상태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최초의 실험적 증거이다. 좀 더 정신적으로 자극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시작하는 경우 연령과 관련된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거나 뇌의 기능이 부분적으로 복원할 수 있음을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팀은 좀더 많은 실험참가자를 대상으로 집중 연구하여 이번 뇌 기능 변화 효과의 보편성, 그리고 어떤 개입 요소가 더욱 효과적인지 밝히겠다고 했다.
글/ 강현주 기자 heonjuk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