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양띠 인물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양띠의 해 전시장에 들어서니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띈다. 21세기 IT업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킨 애플 CEO 스티브 잡스와 MS사 설립자 빌 게이츠가 바로 양띠 출신 CEO였던 것.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세기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 미켈란젤로, 조선의 3대 왕 태종, 당 태종 역시 양띠 인물들이었다.‘행복을 부르는 양’ 특별전이 지난해 12월 17일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Ⅱ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회는 2015년 을미년(乙未年) 양띠 해를 맞아 우리 문화 속에 나타나는 양의 상징과 의미를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 돌로 만든 양 모양의 조각상 양석(羊石)(왼쪽), 나침반 둘레에 십이지지가 새겨져 있는 해시계(오른쪽)
양은 친근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낯선 동물이기도 하다. 양은 유목문화에서 더 익숙한 동물로 농경문화인 우리나라에서는 20세기 이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다. 따라서 우리 문화에서 말하는 양은 면양(綿羊)이 아니라 산양(山羊)이나 염소이다. 양은 십이지 동물 가운데 8번째로, 무덤의 수호신이자 온순함과 선함, 길상(吉祥)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이러한 양의 외형과 습성, 생태는 상(祥)・선(善)・미(美)・희(犧)처럼 좋은 의미의 글자에 반영되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십이지신도(十二支神圖)’, ‘기양동자도(騎羊童子圖)’, 양석(羊石, 돌로 만든 양 모양의 조각상)’, ‘양정(羊鼎, 제사 때 삶은 양을 담았던 솥 형태의 제기)’, 근현대 문학작품 등 우리나라 양에 대한 인식과 양의 상징성, 관련 민속을 소개하는 자료 총 76점이 소개됐다.
전시는 ‘1부 십이지(十二支) 동물의 양’, ‘2부 길상(吉祥)을 담은 양’, ‘3부 생활 속의 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 도입부에서는 면양, 산양, 염소에 대한 개념과 특성을 ‘양 모양 장신구(羊形佩飾)’ 등의 자료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 '행복을 부르는 양' 특별전에는 ‘기양동자도(騎羊童子圖)’, '양정(羊鼎) 등 총 76점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첫 번째 ‘십이지(十二支) 동물의 양’은 시간과 방위의 개념으로서의 십이지와 수호자의 역할을 하는 십이지 동물에 대한 내용이다. 십이지가 새겨진 ‘해시계[仰釜日晷]’, ‘십이지번(十二支幡)’, ‘정미기(丁未旗)’를 통해 십이지 동물로서의 양의 역할을 알아본다.
두 번째 ‘길상(吉祥)을 담은 양’에서는 양에 담긴 의미와 상징성을 살펴본다. 동자가 흰 양을 타고 있는 ‘기양동자도(騎羊童子圖)’, 왕실 제사에 사용하는 ‘양정(羊鼎)’ 등 길상적 의미를 지닌 양 관련 자료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생활 속의 양’에서는 피천득의 시 작품 ‘양’을 비롯하여 근현대 문학작품, ‘양털 저고리’와 각종 생활소품 등 생활 깊숙하게 자리 잡은 양의 이미지와 쓰임새를 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2월 23일까지 열리며 참가비는 무료이다. 양에 대한 자료를 비롯해 ‘양두구육(羊頭狗肉)’ 등의 사자성어, 양띠 해에 태어난 인물과 주요 사건 등 양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한 자리에서 파악할 수 있다.
글/사진. 이효선 기자 sunnim03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