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멘탈갑 4] 강수진, 김연아, 싸이의 공통점은?

[그녀는 멘탈갑 4] 강수진, 김연아, 싸이의 공통점은?

멘탈헬스 메소드 체험기

"사랑에 빠졌어! I'm falling in love!"
"난 이게 미친 듯이 좋아! I'm crazy about this"

왜 우리는 어딘가에 집중하고 있다는 표현을 '빠졌다' '미쳤다' 고 할까? 아니, 이렇게 적절하게 그 상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또 있을까? 마치 연인과 사랑에 빠지듯, 무엇인가에 재미를 느끼고 좋아하는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활력소를 가진 셈이다. 재미있으면 더 하고 싶고, 더 하다 보면 결국 잘하게 된다.

동양인 최초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하여 수석 발레리나로 활동하는 강수진 씨는 그의 자서전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에서 "하루 중 어느 한순간도 발레를 하고 있지 않는 시간은 없다. 대화를 할 때, 길을 걸을 때 느끼는 모든 감정을 내 발레에 쏟아붓는다.... 그야말로 발레에 '미쳤다'는 표현이 알맞을 정도로. '미친다' 라는 상태는 곧 몰입이다. 이것은 진심으로 일을 즐길 때만 가질 수 있는 감정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강수진 지음/인플루엔셜 펴냄


그는 왜 그렇게 치열하게 연습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아니 도대체 왜 이토록 뜨거운 만족감과 가슴 벅찬 희열을 얻을 기회를 피하려고 하시는 거죠?"라고 되묻고 싶을 정도라고 한다. 유명한 그의 발 사진을 보면, 남들보다 재능있거나 선천적으로 발레를 하기 좋은 몸 덕분에 성공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단지 발레가 좋아서, 매일 더 아름다운 몸짓을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큰 꿈이나 야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루하루를 100%로 살아왔다는 그는 "내 인생 자체가 어제보다 나은 오늘 하루를 살아가기 위한 노력의 집합체"라고 말한다.

멘탈갑 프로젝트 7주차(제대로 시작한 2월 25일로부터), 멘탈헬스 세 번째 방법인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과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게 멘탈헬스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 많은 사람이 이것을 궁금해하지 않을까.

미국의 저명한 긍정심리학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일이든 놀이든 사람이 어떤 것에 온 힘을 다해 집중하는 감정 상태에 있을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저서 <몰입의 즐거움>에서 그렇게 인간이 가장 행복을 느끼는 상태를 ‘flow(몰입)’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완전히 집중하여 물 흐르듯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을 떠올려보면 '질 좋은 삶이란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렸다'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이것은 우리 뇌의 생리와도 맞물려있다. 온전히 몰입하는 순간에는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뇌를 각성시키고 쾌감을 일으킨다. 또 삶의 의욕과 창조성을 발휘하게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의도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호르몬에 의해 더 집중하게 되는 피드백이 일어난다.

내가 경험하기에도 그런 몰입의 기쁨은 매우 압도적이었다.  좀 머쓱하지만, 처음으로 '아, 내가 빠졌구나'라고 느꼈던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수학공부를 하면서였다. 나는 사실 수학을 그리 좋아하지도 잘하지도 않는 학생이었다. 오히려 싫어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했다. 2학년을 마치고 새로운 학기를 준비하다가 '수학과 가까워져 보자'라는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심화과정 문제를 풀기 시작했는데, 참 신기하게도 거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겨울방학 내내 아침 먹고 학원 자습실에 앉아서 신 나게 수학 공부만 하다가, 저녁 시간에 집에 돌아와 또 열심히 TV 만화영화를 보면서 보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답을 풀고 알아 나갈 때의 희열과 짜릿함이 있었다. 개학 후 교내에서 대표로 뽑혔고, 광역시 경시대회에서 동상을 받았다.  물론 짧은 기간의 훈련이었고 큰 상도 아니었지만, 수학을 싫어하던 내게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게 내가 기억하는 '치명적인 몰입의 첫인상'이었다.

그런 쾌감을 느낄 때가 또 있다. 바로 춤을 출 때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몸을 움직이다 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기에 '잘 춘다 혹은 못 춘다'는 상관없다. 신 나게 놀 때의 자기 모습은 누구보다 멋지고 행복해 보이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종종 혼자만의 공간에서 신 나게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푼다. 멘탈헬스 운동을 펼치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이승헌 총장의 표현에 의하자면 '나와 노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사회생활에서 늘 좋아하는 것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할 수 있을까? 내가 찾은 방법은 바로 '관심'이다. 처음 기자가 되었을 때, 도전을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경제부를 자청했다. 그런데 이런! 그건 돈키호테급 용기였다. 공대 출신임에도 나는 숫자나 돈 계산을 유독 싫어했는데, 하루에도 몇 건씩 경제기사를 써야만 했다. '젊은이의 패기'로 인해 업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초한 것이라 물릴 수도, 호소할 수도 없었다.

그때 찾은 방법이 우선 '관심을 두자' 였다. 마치 뇌에 안테나를 달고 탐지하듯이 이전엔 거들떠도 안 보던 경제 뉴스나 정부 발표에 관심을 두었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낯선 용어와 정보에 익숙해지면서 가까워지는 느낌도 들었다. 그렇게 경제 기사를 쓰는 데에 거부감과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얄팍하게나마 세계경제 흐름을 보는 게 재밌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후 다른 일을 하면서 경제기사를 쓸 일은 없어졌지만, 그 방법은 지금도 유용하다. 우선 '관심'을 가지고 관련 정보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그게 나의 멘탈헬스에도 좋고 능률도 높이는 길이다.

멘탈헬스는 결국 행복지수를 높이는 힘이다. 미하이 교수의 말처럼 어떤 일에 폭 빠진 사람은 다른 이의 인정이나 보상에 무관하게 '그냥 즐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행복이고, 삶의 질이 높은 상태이다.

피겨의 역사를 쓰고 있는 김연아 선수, 국제가수 싸이를 보면 그 순간에 흠뻑 젖어있는 것을 느낀다. 그들의 공통점은 '잘한다' 이전에 '즐긴다'는 것이다. 또,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스타>나 <나는 가수다> 등의 뜨거운 무대를 보면 내게도 그 즐거움과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물론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만족감으로 그들의 멘탈이 반짝반짝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을 가슴 뛰게 할 무엇인가를 찾은 사람은 정말 복 받은 사람이다. 그런 일이 있다면 당장 도전하고, 없다면 지금 하는 일을 사랑하자. 어차피 같은 시간 동안 해야 한다면 마음가짐만으로 나의 멘탈이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가지 않을까? 아, 이 글을 쓰다 보니 지금 내 열정의 온도는 얼마인가 싶다. 나도 강수진 씨 말처럼 내가 하는 일을 나만의 것으로 해석하여 '유일한 ONLY ONE' 가치를 창조하고 싶다. 즐기며 일할 때 누구라도 그의 멘탈은 더 탄탄하고 섹시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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