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멘탈헬스는 ‘푸시업’으로

우리 학교 멘탈헬스는 ‘푸시업’으로

[멘탈헬스人 인터뷰] 충북 형석중학교 이윤성 교사

푸시업(push-up)은 보통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하는 운동이다. 근력만 있으면 좁은 공간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전신운동으로 바닥에 손을 대거나 벽을 짚고 하거나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운동법이다.

그런데 이 푸시업을 학교에서 학생들의 멘탈헬스(Mental Health)를 위해 활용하는 교사가 있다. 바로 충북 증평 형석중학교 이윤성 교사는 흩어진 집중력을 모으는 데 푸시업을 최고의 방법으로 꼽았다. 새 학기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3월 13일 증평 형석중학교에서 이윤성 교사를 만났다.

“쉬는 시간이나, 일하다가 좀 힘들 때 자리에서 일어나 푸시업을 합니다. 푸시업을 하면 좀 힘들죠, 그런데 끝나고 나면 시원한 기분이 들어요. 나중에는 습관이 되어 하게 되더라고요.”

Q. 푸시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5년 전 목디스크에 걸렸습니다. 병원에서는 가벼운 운동을 권했고, 벽 짚고 푸시업과 뇌체조를 꾸준히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졸리거나 아이들이 기운이 없을 때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죠. 수업 시간에 졸음이 오면 학생들이 스스로 잠을 깨기 어려워해요. 그래서 방법을 찾다가 수업의 규칙을 정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죠. 룰을 정하고, 그 룰을 지키지 못하면 책임지는 행동을 하자 약속을 정했었어요. 푸시업과 또 하나가 앉았다 일어서기였죠. 두 개 중의 하나를 선택해서 하도록 했었고, 물론 저도 함께하니깐 학생들이 거부감 없이 스스로 책임지는 행동을 하게 됐어요.

Q. 푸시업을 한 이후 변화된 점은 무엇인가요?

수업시간에 푸시업을 함께하니 학생들이 느끼기에도 ‘아, 이거는 선생님이 나와 같이하는 하나의 운동이구나’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하겠다는 애들도 생겨요. 그러니깐 수업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학생들은 선생님한테 신뢰하게 되고, 그리고 또 동시에 학생들을 신뢰하게 되었죠.

Q. 교사로서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학생들의 멘탈헬스는 어떤가요?

진로상담교사이다 보니 학생들이 상담요청을 해요. 그런데 학생들은 주로 친구나 부모님과의 관계로 고민해요. 친구 관계에서 사소한 오해가 생기면 진심으로 인정해주고 넘어갈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아주 작은 오해가 가슴 속에 남아 문제가 되죠. 그게 계속 감정을 억눌러 스트레스가 쌓이고 생활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과 사이에서도 대화가 안 통한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 그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부모님과의 사이가 계속 멀어진다 그런 내용의 상담이 참 많아요.

청소년들 보고 ‘날뛰는 말’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잖아요? 저는 학생들이 그러는게 정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학생들 스스로 이걸 인정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청소년 시기에는 모든 학생들이 뇌세포가 새롭게 재배열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쉽게 받을 수도 있고, 하고 싶지 않은 말도 튀어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멘탈은 혼란스럽습니다.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느끼거나, 자기 가치를 낮추어 생각하는 거죠.

Q. 교사들의 멘탈헬스 관리도 학생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교사의 멘탈헬스가 제대로 관리되고, 그 멘탈헬스가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면, 학교 분위기도 밝아지고 우리 사회 분위기도 밝고 환해질 것 같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선생님들이 학교 현장에서 상당히 많이 지쳐있고 피곤합니다. 교사도 멘붕이 되는 거죠. 멘붕을 심리학에서는 '소진'이라고 해요. 에너지가 고갈되는 겁니다. 교사는 학생에게 뭔가 가르쳐야 한다는 압박감에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그 감정이 계속 억눌려져 있는 상태에서 생활하다 보니 가슴이 닫히면서 학생들과 감정충돌이 생기는 것이죠.

선생님들의 멘탈헬스를 위해서는 의욕을 불어 넣어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들 스스로 하나씩 정해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는 푸시업을 추천합니다. 시간을 정해놓고 50번, 60번 정도 해보는거죠. 다음에 숨을 들이마시고 내시는 깊은 호흡을 길게 서너 번만 해도 감정이 가라앉으면서 스트레스가 해소가 되고, 스스로 멘탈헬스를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돼요.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사진, 멘탈헬스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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