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침체하고 고용 불안이 확산하면서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개인사업 5년 차인 김동우 씨(47세, 가명)도 마찬가지다. 자금회전이 어려워 사업도 힘들어지자 없던 불면증이 생겼다.
‘스트레스성 불면증’ 가장 흔한 불면증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큰 걱정거리가 있을 때 밤새워 뒤척이며 잠을 못 자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다. 평소 잘 자던 사람이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 앞에서는 급성 스트레스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보통 일시적 불면증은 특별한 조치가 없어도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수면도 회복된다. 하지만 개인 성격이나 체력 상태에 따라 급성 불면이 만성으로 연결되기도 쉬운 것 또한 스트레스성 불면증의 특징이다.
스트레스성 불면증이 있으면 교감신경이 항진되었을 때 같은 신체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많이 차는 등 소화가 안 되기도 하고 머리가 아프거나 얼굴에 열이 나기도 한다. 성격이 예민해지고 짜증을 잘 내며 뒷목이 당기고 눈이 충혈되며 피곤함을 많이 느낀다.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한다.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흔하다.
한의학에서 스트레스성 불면증을 치료할 때는 복령, 치자, 황련 등 교감신경이 항진된 상태를 풀어주는 약재를 많이 사용한다. 가끔 인삼과 같이 따뜻하게 기운을 보충해 주는 약재를 쓰기도 하는데 불면증 환자 증상이나 상태에 따라 치료처방도 달라진다.
잠에 집착할수록 불면증은 더 심해진다.
스트레스로 시작된 불면증이 계속되면 자신도 모르게 잠에 관한 집착이 강해진다. 결국, 스트레스 자체보다 잠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아 ‘잠을 자야 한다’는 압박에 오히려 못 자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 신체가 환경에 적응하거나 감정이 무뎌질 수도 있고 고민거리가 해결될 수 도 있다. 자연스레 수면도 호전될 수 있으니 미리 걱정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불면증 치료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으로 해나가야 한다.”며 “환자 스스로 스트레스 상황을 풀어나가거나 스트레스 상황을 가볍게 바라볼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불면증 유발 인자를 제거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불면증 예방을 위해서는 만성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일이고 치료보다 좋은 것은 예방이다. 자신만의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간단한 취미생활이나 명상, 가벼운 운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