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속 유전자 정보로 알츠하이머병 위험군 선별 가능성 확인

혈액 속 유전자 정보로 알츠하이머병 위험군 선별 가능성 확인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 가려낼 혈액 기반 지표 제시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 가려낼 혈액 기반 지표 제시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편정민 교수, 황지윤 연구원과 미국 인디애나대학 노광식 교수 공동 연구팀이 혈액에서 얻은 유전체 정보와 전사체 정보를 통합 분석하면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박영호 교수, 편정민 교수, 황지윤 연구원, 인디애나대학 노광식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이번 연구는 타고난 유전적 취약성을 반영하는 DNA 기반 유전체 정보와 현재의 유전자 발현 양상을 보여주는 RNA 기반 전사체 정보를 함께 분석한 것으로, 향후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는 기술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와 비정상 타우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현재까지 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거나 이미 손상된 인지기능을 되돌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늦추는 치료가 주를 이룬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 변화는 뚜렷한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기 수년 전, 길게는 20년 이상 전부터 시작될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한 조기 단계에서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정밀검사로 이어질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정밀하게 진단하는 데 활용되는 PET 검사나 뇌척수액 검사는 각각 높은 비용과 침습적 부담이 있어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시행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보다 간편하고 저렴하게 알츠하이머병 위험군을 가려낼 수 있는 혈액 기반 선별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혈액 검사로 얻을 수 있는 유전자 관련 정보에 주목했다. 기존에는 DNA 기반 유전체 정보나 RNA 기반 전사체 정보를 각각 단독으로 활용하는 접근이 이뤄져 왔지만, 단일 정보만으로는 질환 구분 성능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두 정보를 결합하면 알츠하이머병 환자 구분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미국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이니셔티브(ADNI) 참여자 313명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 참여자 173명 등 총 486명의 혈액 유전체·전사체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정보를 알츠하이머병 위험점수로 환산한 뒤 이를 결합해 질환 구분 지표로 활용했다.
 


분석 결과, 유전체와 전사체 위험점수가 모두 높은 고위험군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ADNI 집단에서 56%, 분당서울대병원 집단에서 80%로 나타났다. 반면 두 위험점수가 모두 낮은 저위험군에서 실제 알츠하이머병 환자 비율은 각각 17%, 14%에 그쳤다.

연령 등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를 보정한 분석에서도 두 점수가 모두 높은 집단은 낮은 집단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ADNI 집단에서 2.53배, 분당서울대병원 집단에서 3.39배 높았다. 이는 유전체·전사체 결합 모델이 각각의 정보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모델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더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유전적 취약성과 현재의 유전자 활동 양상을 혈액 검사에서 통합 분석하는 방식의 유효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인종적 배경이 다른 두 집단에서 일관되게 구분력 향상이 나타나, 향후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 조기 선별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는 “유전체 정보는 선천적인 유전자 설계도, 전사체 정보는 그것이 현재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유전자 활동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두 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모델이 하나만 분석하는 방식보다 실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구분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고위험군인지 판단할 수 있는 단서가 필요하다”며 “유전체·전사체 결합 모델이 향후 정밀검사 대상자를 선별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지 후속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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