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서 뺏기보다 지키기가 더 어려운 뇌 원리 밝혔다

경쟁에서 뺏기보다 지키기가 더 어려운 뇌 원리 밝혔다

3.4g 초소형 무선 뇌 신호 측정 시스템 개발...자유롭게 움직이는 동물에 적용 가능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신희섭 명예연구위원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뇌과학연구소 조일주 단장 연구팀과 공동으로 ‘초소형 무선 뇌 신호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창업(創業)은 쉬우나 수성(守成)은 어렵다’는 고사성어의 과학적 원리까지 찾았다. 
 

▲ (왼쪽부터)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신희섭 명예연구위원, 변준원 석박사 통합과정, KIST 뇌과학연구소 조일주 뇌과학기획단 단장, 신효근 박사후연구원 (사진출처=IBS)

‘경쟁’은 대표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이지만, 뇌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부족하여 내측 전전두엽(인지, 사고 및 사회적 행동과 관련된 부분)이 관련 있다고 알려졌을 뿐 신경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거의 없었다.  

기존의 뇌 신호 측정도구는 대부분 유선인데다 무거워 동물실험에 한계가 많았다. 최근 무선 시스템이 개발됐지만, 시스템 간 신호 간섭 때문에 여러 동물이 필요한 사회성 실험에는 적용이 어려웠었다. 

기존 개발된 무선 뇌 신호 측정 시스템들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공동 연구진은 ‘초소형 무선 뇌 신호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 개발한 초경량 무선 뇌 신호 측정 시스템 및 시스템이 장착된 생쥐 사진 (사진출처=IBS)

이 시스템은 매우 작고 가벼워(1.5x1.5x2cm, 3.4g) 생쥐와 같은 소형 동물들의 행동에 제약을 주지도 않는다. 또한, 시스템 간 신호 간섭이 없는 블루투스 무선통신과 신호분석 칩을 적용하여 여러 마리 생쥐의 뇌 활동을 무선으로 실시간 동시 측정 및 분석할 수 있다.  

연구진은 개발한 시스템을 이용하여 경쟁 시 행동과 뇌 활동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공복상태의 생쥐로 먹이 경쟁 실험을 진행했다.  
 

▲ 개발한 시스템을 이용한 음식 경쟁 테스트 모식도 및 측정된 뇌신호를 시각화한 그래프 (사진출처=IBS)

직사각형 상자 내 시작 영역에 두 마리 생쥐가 동시에 들어가면, 맞은편에 먹이를 제공하여 경쟁을 유도했다. 실험 결과 내측 전전두엽 신경 세포들은 상대 생쥐 인지, 먹이 탐색, 후퇴 등 다양한 행동들에서 반응하였는데 그 중 먹이를 빼앗거나 지킬 때 뇌 활동이 활발해짐을 확인하였다. 내측 전전두엽이 경쟁 중 목표물 뺏기와 지키기 행동과 직접 연관됨을 알 수 있다.  
 

▲ 먹이를 지키는 행동과 빼앗는 행동에서 내측 전전두엽의 뇌신호 변화 (사진출처=IBS)

특히, 뒤늦게 도착한 생쥐가 먹이를 빼앗고 이를 지키는 행동으로 전환하였을 때 뇌 활동은 더욱 격렬해졌다. 이는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경쟁 시 목표물을 쟁취하는 것보다 지키는 행동이 더 힘들고 중요한 행동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 뒤늦게 도착한 생쥐가 먹이를 빼앗는 행동에서 지키는 행동으로 전환할 때의 내측 전전두엽의 뇌신호 변화 (사진출처=IBS)

조일주 단장은 “행동에 따른 뇌 신호 변화 관찰에 유용한 도구를 개발했다”며 “이에 약물 전달, 빛 자극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여 뇌 작동 원리 규명 및 뇌 질환 정복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신희섭 명예연구위원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동물간 경쟁에서 중요한 행동 유형을 발견하고, 그에 따른 뇌 신호를 관찰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경쟁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성 연구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IF 10.618)’에 2021년 10월 5일에 온라인 게재되었다.  

​글. 김효정 기자 needhj@naver.com | 사진 및 자료출처 = 기초과학연구원(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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