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가 사람 마음을 읽는다

침팬지가 사람 마음을 읽는다

뇌2003년5월호
2010년 12월 28일 (화)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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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도 상대방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인지 능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맥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의 마이클 토마셀로 박사팀은 <트렌즈 인 코그니티브 사이언스> 4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에서 침팬지는 다른 침팬지가 어떤 것을 보았는지 못 보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는지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능력은 경쟁 상황일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고 한다.

연구진은 침팬지 사회에서 대장과 부하 역할을 하는 원숭이를 실험 대상으로 하였다. 그리고 먹이를 줄 때, 어떤 때는 장애물에 가려서 대장은 볼 수 없고 부하만 볼 수 있는 위치에 먹이를 놓았다. 그 결과 부하 침팬지는 이 상황을 이용하여 대장이 본 먹이는 갖지 않고 보지 못한 먹이만 가져 갔다. 또 하나의 실험은 사람이 먹이를 갖다 놓는 것을 대장이 보았는지 못 보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부하 침팬지를 갖다 놓았다. 이 때 부하 침팬지는 문이 닫힌 상태에서 먹이를 놓았을 경우, 즉 대장이 보지 못한 경우에만 먹이로 달려 들었다. 이는 침팬지가 다른 침팬지가 어떤 것을 보았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침팬지는 사람의 의도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 먹이를 주기 싫어서 안 줄 때와 주고 싶은데 어떤 사정이 있어서 못줄 때의 침팬지의 반응이 달랐다는 것. 주기 싫어서 안 줄 때의 행동으로는, 가만히 있거나 먹이로 침팬지를 놀렸다. 주고 싶은데 못 주는 행동으로는 튜브에서 음식을 짜려고 노력하거나, 먹이를 볼 수 없는 위치에 사람이 있었다. 실험 결과, 주기 싫어 할 때, 침팬지는 창살을 더 두드리거나 빨리 포기하고 가버렸다고 한다. 이 연구는 침팬지가 인간처럼 복합적인 사고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인식보다는 좀 더 고차원적인 인지작용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글. 뇌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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