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응답하라 1994'가 재미있는 이유, 뇌 때문이다!

[기획연재] '응답하라 1994'가 재미있는 이유, 뇌 때문이다!

뇌와 사회성 : 뇌가 판단하는 옳고 그름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성나정(고아라 분)을 중심으로 쓰레기(정우 분)와 칠봉이(유연석 분)의 삼각구도가 급물살을 타면서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드라마에는 러브라인 뿐 아니라 깨알같은 재미가 곳곳에 있다. 각 지방에서 올라와 신촌 하숙에 모인 20대 청춘들의 이야기, 슬램덩크, 매직아이, 삐삐와 서태지 등의 추억 코드가 향수를 자극한다.

매주 '응답하라 1994'가 이슈가 되는 것은 그 내용이 1990년 세대가 공감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며, 오늘날 미디어로 이를 공유하는 우리의 사회성 덕분이다. 애릭 켄델은 뇌와 사회성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를 소개했다.

하나. 재밌냐? 나도 재밌다 : 거울 신경이 전율한다

나정이(고아라 분)가 농구부 오빠에 열광하며 응원하던 장면, 윤진이(도희 분)가 서태지 노래에 춤추던 장면을 보면서 많은 이들의 몸이 들썩거렸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 뇌의 '거울 신경' 때문이다. 공감 신경 혹은 미러 뉴런(mirror neuron)이라고도 불리는 거울 신경은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할 때와 같이 활성화된다.

거울 신경은 이탈리아의 저명한 신경심리학자 리촐라티(Giacomo Rizzolatti)와 파르마 대학의 동료들이 원숭이를 연구하다가 전운동피질 중 아래쪽(vPMC)영역에서 처음 발견했다. 원숭이의 뇌에서 스스로 땅콩을 깔 때, 눈 앞에서 실험자가 땅콩까는 것을 볼 때, 혹은 그 소리를 들을 때에도 모두 거울 신경이 활동했다. 즉 타인이 행동한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거울 신경이 작동하는 것이다.

거울 신경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이 되고 있는데, 원숭이보다 사람에게 훨씬 발달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같은 거울 신경이 있어서 공감이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거울 신경이 뇌의 3곳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두엽 전운동피질 아래쪽과 두정엽 아래쪽, 측두엽, 뇌섬엽 앞쪽이다. 그런 동작을 우리 신체에 미러링(mirroring, 모방)하면서, 거울 신경은 우리가 그와 공감할 수 있게하며 나아가 의도를 판단하게 한다.

둘. 나정이 남편 추론하기 : 의사결정의 뇌과학

'응답하라 1994'는 신촌하숙에서 성나정의 남편 '김재준'을 찾아가는 것이 주요 줄거리이다. 시청자들은 '의대 본과 에이스'와 '대학야구 최고 에이스'인 두 남자, 쓰레기와 칠봉이를 저울질하며 남편감을 고르고 있다. 결혼 상대를 고르는 것과 같이 의사결정을 할 때 작동하는 것 또한 우리의 뇌이다.

드라마 초반에서 성나정은 쓰레기를 보고 두근거리는 것을 알게 된 후 뒤늦게 자신이 친오빠 같기만 하던 쓰레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뇌과학적으로 몸의 신체적 반응 이후에 우리가 감정을 알아챈다고 제안한 것은 1884년 제임스(William James)이다. 그는 뇌가 몸과 상호소통하며 감정에도 깊이 관여한다는 것을 알았다.

▲ 뇌섬엽 위치 (브레인월드)

1990년대 뇌 영상의 발전은 제임스 이론을 확인시켰다. 저명한 뇌과학자들인 다마지오, 크레이그(Antonio Damasio, A.D. Craig) 등은 각각 앞쪽 뇌섬엽 피질과 뇌섬엽, 두정엽과 측두엽 사이에 작은 섬 부분을 발견하였다. 뇌섬엽은 우리 느낌이 표상되고 감정적 자극에 대해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도록 감지하는 곳이다. 뇌섬엽은 이런 자극의 감정적이고 동기적인 중요성을 평가하고 모을 뿐 아니라 감각 정보와 감정의 내부 상태를 편성한다. 이런 몸 상태의 의식이 우리 자신의 감정인식을 만들어낸다.

감정에 대한 신경생리학 연구의 개척자인 르두(Joseph LeDoux)는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다른 경로도 발견했다. 편도는 뇌 다른 부분과의 연결을 통해 감정을 만들어 낸다. 외부 자극은 편도에서 둘 중 하나의 경로를 택한다. 첫 번째는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이며 빠르고 직접적인 경로이다. 두 번째 경로는 뇌섬엽과 정보의 의식적 과정에 관여하는 부위를 포함해 다른 대뇌에 여러 가지 정보를 보낸다. 르두는 이런 직접, 간접적인 두가지 경로가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인 반응', '좀 느리고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반응'을 중재한다고 주장했다.

셋. 신촌하숙, 어울려서 더 재미있다 : 사회 활동

드라마의 주 무대인 신촌하숙은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학생이 모여있는 장소이다. 이들이 모여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갖가지 재미를 준다. 그런데 인간은 왜 혼자 살지 않고 사회적인 활동을 할까?

스탠포드 대학의 말렌카(Robert Malenka)와 그의 동료들은 긍정적인 그룹 행동에 대한 연구를 했다. 그들은 모여살 때 만들어지는 사회 습성이 개인적인 노력과 에너지를 더 들게하기는 하지만, 종 안에서 꿀벌과 인간을 다양하게 하여 그룹의 생존을 높인다고 설명했다.사회적인 습성이 진화에 걸쳐 보존되려면 각각 생물에 어떤 보상을 제공해야만 한다.

연구자들은 쥐에서 그들의 생각을 테스트하여 옥시토신이 뇌의 측좌핵(nucleus accumbens)에서 세로토닌의 방출을 조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세로토닌 호르몬은 쥐의 긍정적인 사회 습성에 대해 행복감과 웰빙의 느낌으로 보상을 한다. 이러한 발견은 뇌에는 긍정적인 사회습성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디자인된 특정한 메커니즘이 있다는 것을 제안한다. 6억여 년 발달해온 생물에서 보이는 이러한 메커니즘은 진화에 걸쳐 잘 보존되었다.

 

뇌과학은 생각보다 깊숙히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법정에서도 적용된다. 인간이 '자유 의지(free will)'를 가지고 결정을 하기 이전에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라면, 과연 행위에 대해 처벌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움직이는 게 나의 결정이 아니라면?

독일 신경학자인 코른후버(Hans Helmut Kornhuber)와 리벳(Benjamin Libet)은 각각 사람의 뇌를 들여다보고 '당신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당신은 움직이려고 한다.'라는 것을 실험으로 밝혀냈다. 다소 당황스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실험은 이러했다. 연구자는 사람들에게 '동작을 마음먹으라'고 했고, 그 의지가 일어나면 정확히 기록하라고 했다. 그런 의지가 활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신체적 신호(준비 잠재, readiness potential) 이전에 일어날 것이라 확신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로 준비 잠재 이후에 의지에 대한 기록이 일어난다는 결과가 나왔다.

리벳이 보여준 것은 우리가 행하는 모든 움직임이 인지 이전에 선행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뇌 활동의 근본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오늘날 신경윤리학(Neuroethics)으로 발전되며 여전히 공방 중이다.

글. 조해리 기자 hsaver@naver.com

 

[브레인미디어 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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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수) 불안, 공포, 신경증 뇌를 알면 해결될까?  

기획취재- 전은애 팀장, 조해리 기자
자문위원- 이승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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