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돌리는 학생을 보고 집중 안 되니 고치라고 말하지만 이 연필 돌리는 습관을 활용해 특허를 받은 학생이 있다.
KAIST 박사과정 황성재 학생(31)은 자석을 활용한 스마트폰 입력 기술 '매그젯(MagGetz: Magnetic gadGet)'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황성재 학생은 이미 석·박사과정 4년 반 동안 130여 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하며 9건의 기술이전으로 8억 원에 가까운 로열티를 받은 발명왕이다.
그가 이번에 발명한 매그젯은 스마트폰에 장착된 자력의 변화를 인식하는 앱을 설치하고 자석을 이용한 지자기 센서(Magnetometer)로 스마트폰을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복잡한 회로와 통신 모듈 그리고 배터리가 필요 없는 게 장점이다.
▲ 스마트폰에 장착된 자기장을 활용한 '매그펜'(사진=KAIST 제공)
연구팀은 지난 3월 미국 산타모니카에서 개최된 ‘지능적 사용자 인터페이스(IUI, Intelligent User Interface)’ 학회에서 자석의 위치변화를 통해 캐릭터의 표정이 바뀌는 ‘마그네틱 마리오네트(Magnetic Marionette)’를 통해 자력을 이용한 스마트 기기 입력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자석을 이용한 펜 형태의 입력방법인 ‘매그펜(MagPen)’ 기술은 오는 8월 독일에서 개최되는 MobileHCI 학회에서 명예상(Honorable Mention Awards) 수상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매그펜은 영구자석을 펜에 적용해 △ 펜 방향 △ 베젤 드래깅 △ 펜 돌리기 인식 △ 펜 구별 △ 압력 인식 등을 구현했다. 특히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수행하는 펜 돌리기 행위를 펜 종류를 변경하는 새로운 입력 방법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황성재 박사과정 학생은 “매그젯 기술은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구비된 지자기 센서를 이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전자적 하드웨어 없이 보다 향상된 입력 해상도를 제공한다”며, “연필 돌리던 나쁜 버릇을 새로운 입력방법으로 활용한 것이 이 연구의 가장 창의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 황성재 KAIST 학생.
또한 “이번에 공개된 매그펜 기술은 기존의 터치펜에 자석만 구비하면 앱만으로도 작동될 수 있어 저렴한 스마트폰 입력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성재 학생이 안드리아 비안키(Andrea Bianchi)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번 기술은 10여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으며, 국내를 비롯한 미국, 캐나다 등의 여러 IT 기업에서 기술이전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