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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의 다양한 이슈를 ‘뇌’의 관점에서 풀어보는 브레인셀럽.
시니어 컨설턴트 오주련 강사(동국대학교 미래융합교육원)가 고령화 사회에서 시니어들이 겪는 문제와 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특히,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과 새로운 취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노후 자금 마련과 유산 계획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습니다.
골드 시니어의 삶을 위한 준비
일본의 노인 인구 비율은 세계 1위인데,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빨라져서 노인 인구 비율 증가 속도로는 우리가 세계 1위입니다. 그런데 관련 정책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다 보니까 노인 빈곤율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실버 세대’라는 말로 노년을 표현했죠. 실버는 노인의 흰머리를 의미 상징한 것인데, 지금의 노인은 예전에 비해 매우 건강하기 때문에 노년을 아름다운 황금 들녘에 비유해 ‘골드 시니어’라고 부릅니다. 저는 골드 시니어들이 인생 이모작을 젊은이 못지않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노년을 위한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만 사실 20, 30대부터 준비하기는 어렵습니다. 공부, 연애, 직장생활, 가정생활 등으로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40대가 되어도 현실이 버겁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50대에 들어서면 노년을 준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생활방식에 확연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골드 시니어로 살기 위한 준비는 늦어도 50대부터는 시작해야 합니다.
운동만큼 알상생활에서의 자세가 중요하다
노년에 대비해 가장 중요하게 챙겨야 하는 것은 건강입니다. 몸과 정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 계획을 세우고 매일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 할 때의 자세도 매우 중요합니다. 운동은 하루에 한두 시간 하지만, 자세는 24시간 내내 몸에 영향을 미칩니다. 기본적으로 앉는 자세와 걷는 자세가 바른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몸의 상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자세에 주의를 기울이며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늘 해야 합니다.
먼저 벽에 등을 붙이고 서서 머리부터 어깨, 등,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뒤꿈치까지 벽에 닿게 합니다. 그 자세로 아랫배에 힘을 주고 서서 3분 정도 버팁니다. 의자에 앉을 때도 허리를 바르게 펴고 어깨를 살짝 뒤로 젖히듯이 하여 가슴을 연 자세로 앉습니다.
걸을 때는 무릎에 부담이 가지 않는 자세로 걷고, 발뒤꿈치가 먼저 지면에 닿게 합니다. 허벅지 안쪽 근육이 자극되도록 걸으면 팔자걸음이 자연스럽게 교정됩니다. 일상생활 중의 자세가 좋으면 운동 효과도 더 크게 얻을 수 있습니다.
노년에 좋은 운동으로는 관절에 부담이 덜 가는 수영이 대표적으로 곱히는데, 요가나 필라테스도 좋습니다. 요가나 필라테스를 하다 보면 내 몸이 이렇게밖에 안 되나 싶은 때가 많죠. 그래도 꾸준히 하다 보면 안 되던 동작이 되는 순간을 만납니다. 그럴 땐 정말 기분이 좋고 자신감도 올라옵니다.
그저 선택한다고 취미가 되지는 않는다
취미도 필요합니다. 혼자서 깊이 즐기는 취미도 좋지만, 여러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취미는 일상에 즐거움과 활기를 더해 주어서 좋습니다. 취미는 갑자기 만들기 어려울 수 있으니,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예상외로 자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젊은 시절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해 아쉬웠더라도, 돌이켜 보면 젊어서 그것을 알아낸 것만도 노년을 위한 하나의 준비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미뤄온 것을 노년에 도전하면 그 또한 매우 의미 있는 일이고, 이를 통해 흐뭇한 성취감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의 문화센터나 복지센터에는 매우 다양한 강좌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취미 영역은 아니지만 컴퓨터나 스마트폰 다루기에 관한 강좌들도 매우 유익합니다. 컴퓨터의 여러 기능을 좀 더 능숙하게 다루는 방법을 익히고, 스마트폰에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기능을 비롯해 유용한 앱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방법을 익혀두면 가족이나 지인들 사진을 좀 더 잘 찍어줄 수 있고, 동영상도 더 흥미롭게 즐길 수 있겠죠.
그림 그리기는 창작하는 즐거움이 있어서 좋고, 식물 기르기는 매일 보살피는 마음의 에너지를 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창작을 하거나 다른 대상을 보살피는 것은 정신건강에 매우 도움이 되는 활동입니다.
책 읽기는 지식과 정보를 얻는 행위이지만, 최고의 두뇌운동이기도 합니다. 노년이야말로 독서하기에 참으로 좋은 때이지 않나요? 무엇보다 시간이 여유롭고, 삶의 연륜을 통해 책의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죠. 그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독서 노트를 마련해 읽은 책에 관한 느낌을 적어두면 훗날 자손에게 남길 기록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노년에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마세요. 노인이 젊은이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하죠. “너는 젊어만 봤지? 나는 늙어도 봤다.” 그렇습니다. 노년은 삶의 숱한 경험을 통과해 도달한 자랑스러운 시기입니다. 자신에게 ‘애썼다’격려하고, ‘수고가 많았으니 이제 나의 시간을 누리고, 다른 이들과 더 많이 나누며 살자’고 스스로 기운을 북돋아 주세요.
40대부터는 노후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
노후 준비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는 문제는 자금입니다. ‘움직이면 다 돈’이라고 하듯이, 노후에 생활 자금이 부족하면 활동 자체가 제한되고, 이는 정신건강과 육체건강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은퇴 전 수입을 100퍼센트라고 하면 은퇴 후 생활 자금은 그 70~80퍼센트 정도로 잡아야 한다고 하죠. 각자의 상황이 다를 테니 자금 운용에 대해 일괄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만, 기본적으로 40대부터는 노후 자금에 대한 계획을 세워두어야 합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주택연금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의료비는 관련한 보험을 여러 개 들었더라도 최선의 대책은 건강 관리를 잘하는 것이니, 무엇보다 건강 관리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입니다.
지출을 줄이는 노력도 해야 합니다.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지출 규모와 내역을 정하고 그에 따라 생활을 규모 있게 운영하는 습관을 들이면 됩니다. 적은 비용으로 누릴 수 있는 공공 서비스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서 이용하고, 자신의 즐거움을 위한 지출 항목 몇 가지는 유지하는 방식으로 생활에 윤기를 더하는 것도 좋습니다. 여행도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자금 규모에 맞춰 일 년에 한두 번이라도 다녀오세요. 여행은 생활에 좋은 리듬과 활력을 만들어주는 소중한 여가생활입니다.
수입이 나오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물론 좋겠지요. 그런 경우에는 수입이 연금 액수에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지 미리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입이 일정 액수를 넘으면 연금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은퇴 전에 했던 일과 연관된 분야에서 일자리를 얻거나, 자격증을 따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노인 일자리가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일하고 계신 시니어들이 매우 많습니다. 시니어 온라인 구인 구직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나 계약직 등 일자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평가를 내려놓고 자유로운 의식으로 일자리를 찾는다면 인생 이모작을 더욱 뜻깊게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산 상속 전에 따져봐야 하는 것들
자녀에게 유산을 나눠주는 것에 대해서도 사전에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먼저 현재 자신의 총자산과 여생에 필요한 비용을 계산해 봐야겠지요. 그런데 여생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현재의 건강 상태를 기준으로 생각해 봐도 맞출 수 없으니 일단 100세로 잡고 계산해 보세요.
그래도 남는 재산이 있다면 이를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을 텐데, 유산에는 세금이 부과됩니다. 우리나라는 부모가 돌아가시기 10년 전 자금 거래까지 추적해 자녀한테 목돈이 간 게 있는지 조사하고 그에 대한 세금을 매깁니다. 그러니 만약 생전에 자녀에게 유산을 물려준다면 이후로 10년 이상은 살아야 자녀가 상속세를 많이 물지 않는다는 얘기가 됩니다.
유산 상속 문제는 가족은 물론 법률 전문가와 미리 상담을 해서 분란이 없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상속 문제로 재판을 벌이는 경우를 재벌가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적잖이 보셨을 겁니다. 자신이 남긴 재산으로 가족 간 분란이 생긴다면 삶이 참으로 허망하지 않겠습니까.
자녀에게 유산을 먼저 나눠주고 부모를 잘 모시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 돌보는 것이 자긍심을 잃지 않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유산 문제는 자식 돕고 싶은 마음에 흔들리지 말고 정말 신중하게 판단하기를 바랍니다.
실버타운이 누구에게나 편한 곳은 아니다
고급 실버타운이 곳곳에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시니어타운이라고도 하는 노인 전용 주거단지들은 의료 시설을 포함한 각종 편의 시설과 서비스가 잘 갖춰져 있어서 시니어층의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죠. 대부분 경제적으로 여유 있으신 분들이 실버타운에 입주하는데, 시니어들이 한곳에 모여 있다 보니까 자식들 직업이나 경제력, 용돈 액수, 부모를 찾아오는 횟수 같은 것을 비교하는 이야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 게 불편하고, 실버타운의 방침에 맞추려다 보니 이래저래 눈치가 보여서 결국 그곳을 나온 경우도 있더군요.
실버타운은 규칙적인 생활이 잘 맞고 의식주가 해결되기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괜찮습니다. 또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하고 지내는 것을 편안해 하는 경우에도 적합합니다. 분명한 것은 경제력이 된다고 모두에게 실버타운이 좋은 선택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생활방식과 취향 등을 잘 고려하여 자신의 필요를 기준으로 입주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살던 집에서 계속 더 잘 사는 방법
살던 집에 계속 살면서 주택연금 제도를 이용해 생활 자금을 충당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집을 자녀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실질적으로 매우 도움이 되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주택연금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자녀에게 이 제도의 의미를 미리 말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재산 상속에 관련된 문제이니만큼 자녀가 나중에 우연히 알게 되면 서운해할 수도 있으니까요.
살던 집에 계속 사는 것은 노후에 안정감이 있어서 좋으나, 노인의 몸과 생활방식에 맞게 집안을 보수할 필요는 있습니다. 계단이나 현관의 턱을 낮춘다든지, 목욕탕 바닥을 미끄럽지 않은 타일로 교체하고 양변기 옆에 잡고 일어날 수 있는 바를 설치하는 등의 시설을 해놓으면 노후에 넘어지는 사고를 예방해 좀 더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은퇴하면 시골 가서 살아야지’ 하면서 귀촌의 로망을 가진 분들도 많으실 텐데, 사실 나이 들수록 병원 가깝고 새벽 배송되는 지역에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맞습니다. 시골에서 소박하게 농사지으며 자급자족하는 생활이 가능하려면 일단 육체적인 노동력도 뒷받침이 되어야 하죠. 시골 생활이 도시에서보다 생활비가 얼마나 더 적게 드는 지도 잘 따져보아야 합니다. 농사에 들어가는 비용과 도시로 나갈 때 드는 비용이 있으니까요.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골드 시니어로서 새로운 생활 양식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은퇴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자신의 삶을 내적으로 더 윤택하게 지속하는 것이 노후 생활의 핵심입니다.
노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위축되지 말고 적극적으로 삶을 지속해 나가세요. 그런 태도가 골드 시니어를 만듭니다.
정리_《브레인》편집부